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자산과 건강을 연계해 고객의 삶 전반에 걸쳐 종합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새 사업모델을 추진한다.

전 사장은 고령화 사회로 넘어가는 사회적 환경 변화를 반영해 노후 금융자산과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데이터 사업 발묶인 삼성생명, 전영묵 '건강자산' 서비스로 대응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


10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안에 건강자산의 준비도를 파악할 수 있는 ‘건강자산 지수 진단 툴’을 내놓는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건강자산 지수 진단 툴을 개발하고 있다"며 "온 국민이 건강자산의 중요성을 깨닫고 준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건강자산은 질병과 사망을 보장한다는 개념에 건강관리와 노후대비까지 포괄하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전 사장은 건강자산 지수 진단 툴을 통해 고객의 자산 현황과 건강상태, 노후 준비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부족한 보장 부분에 적합한 상품을 컨설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생명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의 보험 계약 상황을 분석해 부족한 보장을 보완해 줄 암보험, 정기보험, 종합건강보험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건강자산 지수 진단 툴을 이용한 컨설팅 서비스는 기존 보험 컨설팅 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삼성생명이 판매하는 퇴직연금이나 펀드 등 금융전략도 함께 추천하는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생명은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과도 연계해 다양한 건강챌린지 이벤트와 생활습관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자가 테스트 등도 제공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건강관리 앱은 현재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삼성생명은 지난해 9월 디지털헬스기술 플랫폼 라이프레코드와 운동, 식이, 마음건강을 종합관리할 수 있는 건강관리서비스를 개발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전 사장이 건강자산이라는 새 개념을 통해 사업 확장을 노리는 것은 국내 인구구조가 초고령 사회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20년 11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4%다. 2019년보다 0.9%포인트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구분된다.

전 사장은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질병을 안고 살아가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는 현실을 고려해 앞으로 건강 관리와 노후 대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들이 지금보다 한층 늘어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전 사장이 준비하는 건강자산 지수 진단 툴은 보험사들이 마이데이터사업으로 제공하려는 서비스와 유사한 면도 있다.

마이데이터사업 인가를 받은 KB손해보험, 교보생명 등은 고객의 자산 정보를 기반으로 보험 보장 분석, 건강 관련 서비스 등을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현재 금융위원회에서 검토하고 있는 제재안으로 인해 마이데이터사업 등 신사업 진출이 중단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사장은 고객이 다른 보험사로 이탈하는 것을 건강자산 관련 서비스의 강화를 통해 방어할 필요가 있기도 하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20년 12월 삼성생명의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과 삼성SDS 부당지원 등을 이유로 중징계인 ‘기관경고’를 금융위원회에 건의했다.

전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의 보장자산을 넘어 노후 금융자산과 일상적인 건강관리까지 아우르는 건강자산 보장 프로젝트를 새롭게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삼성생명이 고객의 삶 전반에 걸쳐 최고의 상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진정한 인생 금융파트너로 거듭나는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