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대응하기 위해 주문방식의 전환과 차량 시스템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7일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이 생산능력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2022년에도 지속, "주문이 생산능력 초과"

▲ 한국자동차연구원 로고. 


2022년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은 생산 능력과 비교해 약 20~30% 규모가 초과 예약돼 평균 배송기간도 22.9주에서 23.3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완성차 기업들은 기술 협력과 반도체 기술 내재화, 공급망 관리 방식 전환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위기를 넘기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는 글로벌 파운드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술 협력을 진행하고 있고 제너럴모터스(GM)도 퀄컴과 TSMC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회사와 협력할 계획을 세웠다.

현대자동차를 포함해 토요타, 테슬라, 폴크스바겐 등 완성차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급망 관리 방식에서는 제품을 미리 생산하지 않고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생산방식(JIT)’에서 벗어나 1차 협력사와 관련한 의존도를 줄이고 핵심 부품을 직접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여러 차종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 반도체 사용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와 폴크스바겐, 닛산 등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재설계를 통해 차종마다 주문 제작하던 반도체 칩을 범용 칩으로 대체했다.

반도체 업체들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통해 늘어난 수익을 차세대 전력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면서 변화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오스트리아 빌라흐 공장과 독일 드레스덴 공장을 확장해 차세대 전력 반도체를 증산하기로 했다.

ST마이크로와 온세미컨덕터는 실리콘카이드(SiC) 반도체 생산업체를 인수한 데 이어 앞으로 관련 제품의 양산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현재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심각한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과 미세공정 등은 위탁생산을 늘리는 ‘팹라이트’ 전략을 구사하는 회사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 이후 관련한 생태계 근본적 변화가 예상되면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봤다.

기존의 단기주문방식에서 벗어나 장기간 수요 예측과 생산 계획을 바탕으로 차량용 반도체 수요를 예측해 협력사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반도체는 다른 자동차 부품과 달리 선주문자 우선체계이므로 주문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범용칩 활용이 증가함에 따라 차량 아키텍처 재설계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관련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