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가 PC 배틀로얄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사업모델을 장기적 관점에서 다시 검토한다.

크래프톤은 국내와 해외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튜디오를 통해 배틀그라운드를 대체할 신작게임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데 김 대표는 새 게임이 나오기까지 크래프톤이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 새 게임 개발 시간 필요, 김창한  '배그' 수익성 강화해 뒷받침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이사.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이 PC게임 배틀그라운드를 2022년 1월12일부터 게임의 무료화를 선언했지만 일부 유료화모델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를 통해 '제2의 배틀그라운드' 개발까지 시간을 벌면서 그에 필요한 재무적 체력을 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크래프톤은 이미 퀘스트(미션)를 달성하면 한정판 아이템을 주는 '배틀패스' 콘텐츠를 유료로 내놓은 바 있다.

앞으로는 신규 이용자들에게 ‘배틀그라운드 플러스’라는 유료아이템을 판매하기로 했다.

최근에 무기스킨 업그레이드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 역시 앞으로 수익화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이처럼 게임을 무료로 공개하면서 개임 내 결제로 수익을 내는 사업모델을 부분유료화(F2P)모델이라고 하는데 이 같은 사업모델이 게임을 직접 판매하는 것보다 더 큰 수익을 거둘 수 있어 국내에서는 넥슨, 엔씨소프트 등이 적극 활용하고 있다.

크래프폰의 게임 무료공개와 부분유료화 강화를 두고 게임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배틀그라운드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이 같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바라본다.

크래프톤의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는 2017년 출시돼 그동안 7천만 장 이상 판매됐다. 한국과 중국은 물론 일본,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면서 대표적 한류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출시한지 4년이 지나면서 신규 이용자의 유입은 크게 줄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PC 배틀그라운드 이용자와 매출은 2018년 정점을 찍은 후 콘텐츠 부족과 불법프로그램, 최적화 이슈 등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포트나이트가 빠르게 부상해 이용자를 뺏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미국 에픽게임즈의 배틀로얄 게임 ‘포트나이트’는 무료게임이지만 치장형 아이템을 소액결제로 판매하는 부분유료화 모델을 통해 2018년 매출로 약 2조6천억 원을 벌어들였다. 같은 기간 크래프톤의 매출(약 1조1200억 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게임을 무료화하고 부분유료화 모델을 적용하면 신규 이용자 진입을 늘릴 수 있고 특히 구매력이 낮은 저연령층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2021년 현재 PC 배틀그라운드 이용자는 약 7천만 명이며 동시접속자는 하루 100만 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포트나이트는 회원 수 3억5천만 명, 동시접속자는 1천만 명에 이른다.

포트나이트 이용자 상당수가 저연령층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이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는 이미 2019년에 PC 배틀그라운드의 부분유료화를 시도했다가 기존 이용자들의 반발이 심해 철회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는 강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배틀그라운드의 수명이 늘어나야 크래프톤이 신작개발 전략을 지속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크래프톤은 국내와 해외 스튜디오를 통해 신작게임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국내 개임개발 스튜디오로 블루홀, 펍지스튜디오, 라이징윙스 등을 두고 있으며 북미에서는 스트라이킹디스턴스를 운영한다. 현재 블루홀이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스트라이킹스턴스는 PC 공포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3월 111억 원을 들여 국내 게임개발사 드림모션을 인수했으며 11월에는 북미 언노운월즈를 8788억 원에 인수했다. 언노운월즈는 신작게임 2편을 2022년과 2024년 목표로 각각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크래프톤의 위험요소로 꼽히는 배틀그라운드 의존문제를 풀어가려고 한다.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의 96.7%를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IP)을 통해 냈다.

크래프톤은 7월 상장을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약 3조 원을 인수합병 및 신작개발에 할당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목표를 공개한 바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