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전기차 배터리와 경량화 소재 가공에 쓰이는 가성소다 생산설비의 증설을 추진한다.

남이현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이사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발빠르게 대응해 한화솔루션의 실적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 가성소다 증설로 일거양득, 남이현 전기차 시대 발빠른 대응

▲ 남이현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대표이사.


한화솔루션은 가성소다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통해 염소와 염화에틸렌(EDC), 폴리염화비닐(PVC)을 생산할 수 있는 체계도 갖추고 있어 부가 매출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생산과정에 투입되는 가성소다 수요는 2020년 연간 128만 톤에서 해마다 5% 이상 성장해 2025년에는 16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성소다는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재 생산공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필수소재다.

또한 전기차의 경량화 소재에 쓰이는 알루미늄을 보크사이트 원석에서 추출할 때도 가성소다가 사용된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규모는 2020년 약 54조 원에서 2030년 약 411조 원으로 8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는 배터리 무게 탓에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공차중량이 100~300kg 더 늘어난다. 따라서 경량화 소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가성소다 사용량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남 대표는 한화솔루션의 가성소다 설비의 증설을 최근 결정하고 가성소다 생산능력을 기존 연산 84만 톤에서 2025년 연산 111만 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솔루션은 이미 국내 가성소다 생산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증설을 통해 글로벌 주요 생산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성소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석탄기반 생산시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게다가 호주와 정치적 갈등에 따라 석탄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한화솔루션과 가성소다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중국기업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다른 경쟁사들이 있는 북미에서는 노후화된 생산시설이 폐쇄되면서 세계적으로 가성소다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허리케인 영향 및 북미 가성소다 업체들의 정기보수에 따라 공급이 빡빡해 가성소다의 가격강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또한 중국의 전력난 및 석탄 가격 상승은 앞으로 한화솔루션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화솔루션은 가성소다와 함께 염소와 염화에틸렌(EDC), 폴리염화비닐(PVC)을 생산할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솔루션이 가성소다 생산설비를 증설하게 되면 부산물로 염소 생산량도 25만 톤 늘어나게 된다. 한화솔루션은 염소와 에틸렌을 반응시켜 폴리염화비닐(PVC)의 원료로 사용하는 염화에틸렌(EDC) 생산량이 28만 톤 이상 늘어나게 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이번 가성소다 증설로 염화에틸렌 생산량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로 확보한 염화에틸렌 물량을 기반으로 주력제품 가운데 하나인 폴리염화비닐 설비 증설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2025년 상반기에 가성소다 생산설비 증설이 마무리되고 상업생산이 시작되면 연간 3천억 원 이상의 추가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이현 대표는 보도자료를 통해 “재생에너지 분야의 신규투자와 함께 2차전지 등 미래 산업과 연계한 케미칼 사업에 집중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도록 기존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고도화 할 것이다”고 말했다.

남이현 대표는 1964년 태어나 완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공업화학을 전공했다. 

1990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한화토탈에서 NCC생산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한화종합화학에서는 사업개발실장을 역임했다. 

석유화학 분야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과 글로벌 신사업 경험을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