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이 성장세 둔화라는 벽에 부딪혔다.

강희석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이 향후 기업공개에서 회사의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이를 상쇄할 차별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SSG닷컴 상장 앞두고 성장세 유지 온힘, 강희석 유료멤버십 승부수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


1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의 성장세 둔화가 향후 진행될 기업공개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SSG닷컴의 올해 분기별 순매출 성장률은 1분기 9.8%, 2분기 12.1%, 3분기 14.7% 등으로 분기마다 10% 안팎에 머물러 있다. 1~3분기 누적으로는 순매출 성장률이 12.3%다.

2020년 순매출 성장률이 53.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고 볼 수 있다.

e커머스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 가운데 하나인 총거래액(GMV)의 증가세도 지난해와 비교하면 기울기가 다소 완만해졌다.

SSG닷컴은 1~3분기에 총거래액 4조720억 원을 보였다. 2020년 1~3분기와 비교해 20.4% 늘었다.

하지만 2020년 SSG닷컴의 총거래액이 2019년보다 36% 성장했다는 점에서 올해 성장세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올해 분기별 총거래액 성장률이 1분기 14%, 2분기 19%, 3분기 28% 등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런 흐름들을 놓고 “SSG닷컴의 지속적인 성장률 저하, 특히 식품 카테고리의 성장률 둔화는 단기적 실적뿐 아니라 2022년 SSG닷컴 상장시 밸류에이션(적정 주가수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강 사장은 내년 SSG닷컴 기업공개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e커머스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IT(정보기술) 및 물류센터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SSG닷컴의 기업가치를 10조 원 안팎으로 추정하는데 성장세 둔화가 부각되면 강 사장이 구상하는 기업공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SSG닷컴은 이런 지표들을 ‘성장세 둔화’라고 단순화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SSG닷컴 관계자는 “숫자로만 보면 성장률이 떨어져 보일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e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해 SSG닷컴의 성장률이 높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올해에도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로 SSG닷컴처럼 코로나19 사태 2년차에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e커머스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에 주목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 e커머스시장 성장률과 비교하면 SSG닷컴은 총거래액 성장률에서 선전하고 있다.

통계청이 매월 발표하는 ‘온라인쇼핑 동향’을 종합하면 올해 1~10월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여행, 교통서비스, 문화레저서비스, e쿠폰서비스, 음식서비스 제외)은 120조6422억 원이다.

지난해 1~10월 온라인쇼핑 상품 거래액(104조3983억 원)보다 15.6% 늘었다.

SSG닷컴의 올해 총거래액 증가율이 평균 20%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국의 전반적인 e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쿠팡과 마켓컬리 등 e커머스시장에서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과 비교하면 SSG닷컴의 성장세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마켓컬리의 올해 상반기 총거래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90% 늘어났으며 쿠팡은 분기별 매출 성장률이 3분기(48%)를 제외하면 여전히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강 사장이 앞으로 SSG닷컴만의 차별화한 서비스를 얼마나 더 보여주느냐에 따라 SSG닷컴의 기업가치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시발점은 내년에 공개될 서비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사장은 11월30일 임직원들에게 SSG닷컴의 비전을 설명하는 자리를 비대면으로 열고 “내년은 온오프라인 연계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완성형 에코시스템 구축의 원년이다”며 “쇼핑 편의를 높이기 위한 멤버십 서비스 도입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SSG닷컴의 유료멤버십은 쿠팡의 ‘로켓와우’, 이베이코리아의 ‘스마일페이’처럼 소비자들을 한 플랫폼 안에 묶어두는 ‘락인’효과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다.

신세계그룹이 보유한 온오프라인 자산이 많은 만큼 SSG닷컴은 유료멤버십에서 승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SSG닷컴은 전국 150여 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있는 이마트를 모회사로 하고 있을뿐 아니라 신세계그룹으로 넓혀 보면 스타필드를 운영하는 신세계프라퍼티,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 패션사업을 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커피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스타벅스코리아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는 “스타벅스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가운데서도 독보적인 고객 충성도를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인데 SSG닷컴 멤버십에 스타벅스를 연계한다면 강력한 소비자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유료멤버십을 어떻게 운영할지, 구독료를 얼마로 책정할지, 어떤 서비스와 연계해 내놓을지는 아직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