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자회사 현대스틸산업과 함께 해상 풍력발전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다지고 있다.

현대건설의 100% 자회사인 현대스틸산업은 해상 풍력발전의 하부기초을 제작하고 현대건설은 시공사 역할에 나서 해상 풍력발전사업 수주에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해상풍력발전 진출 발판 다져, 현대스틸산업과 시너지 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20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4월 자회사 현대스틸산업과 함께 한국전력공사와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해상 풍력발전사업을 공동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전력공사 해상풍력사업단은 전남 신안군에 1.5GW, 전북 서남권에 1.2GW 규모로 모두 2.7GW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 해상 풍력발전 관련 기업들과 함께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사업방향을 더했다.

이번 업무협약에서 현대건설은 시공사로 참여하고 현대스틸산업은 제조 및 서비스사로 참여한다. 두 회사 모두 해상 풍력발전단지 공사에 참여한 실적이 있고 해상 풍력발전단지 외에 해상 기초구조물 공사 실적 또한 풍부하다.

현대건설은 현대스틸산업과 시너지효과를 통해 해상 풍력발전분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대스틸산업은 기존에 건축물·교량 등 대형철구조물사업을 주력으로 해왔고 최근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해상 풍력발전분야로 사업범위를 넓혔다.

현대스틸산업은 33만㎡ 규모의 전남 광양 율촌공장을 통해 해상풍력 자켓(하부기초)생산과 해상 풍력발전 전용 설치전용선 운용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22년부터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스틸산업은 서남해 해상 풍력발전 실증단지(60MW), 제주 탐라 해상 풍력발전단지(30MW) 등에서 수주 실적이 있어 앞으로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한 경험도 있어 현대건설과 함께 해외에서 추가 수주를 노릴 수 있다.

현대스틸산업은 지난해 6월에 덴마크 공기업으로 해상 풍력발전 1위인 오스테드와 함께 대만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설치될 하부기초 27기를 수주하기도 했다. 설치용량은 약 900MW로 대만에서 약 100만 가구의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대만은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대만은 3개 사업지에서 시범운영단계를 거치고 있다. 2025년까지 5.5GW규모의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각각의 프로젝트를 경매 방식을 통해 글로벌 디벨로퍼에게 분배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현대스틸산업은 대만에서 해상 풍력발전단지 하부기초 부문에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수주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해상 풍력발전단지 구축에서 지닌 강점은 현대스틸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스틸산업의 율촌 하부기초 제작 전용공장, 해상 풍력발전 전용설치선 등을 이용해 시공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도 있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 관계사인 현대제철로부터 원활한 강구조물 공급을 받을 수 있는 강점도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 풍력발전 자켓은 40m이상, 1500톤 이상인 대형구조물이라 생산 과정에서 병목현상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현대건설은 현대제철로부터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수급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인력 확보에 나서며 해상 풍력발전부문 진출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4월8일부터 4월21일까지 해상 풍력발전분야 경력직 채용을 통해 해상 풍력발전단지 개발 및 입찰, 사업제안서 작성 및 검토, 기술검토 및 시공성 분석 등 해상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뽑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사업과 관련해 해상 풍력발전에 관한 프로젝트를 충분히 검토하고 있다"며 "현대건설은 자회사인 현대스틸산업,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제철과 협업해 해상 풍력발전부문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