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이사가 그동안 개발해온 고순도 줄기세포 치료제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를 기술수출하더라도 임상2상이 종료돼야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데 가장 빠른 임상2상 예상 종료시점이 2022~2023년이어서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거두기는 만만찮은 것으로 보인다.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이사.

▲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이사.


13일 SCM생명과학에 따르면 12일부터 16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국제학술대회 '2020 세포 및 유전자 미팅'에서 아토피피부염에 관해 진행한 'SCM-AGH'의 임상1상시험 중간결과 발표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제휴 및 파트너십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SCM생명과학은 2019년 5월 국내 제약사 한독에 아토피피부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줄기세포 치료제를 2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올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아토피피부염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1/2상 시험 계획(IND)이 승인되며 기술수출수수료를 수령했다.

SCM생명과학의 고순도 줄기세포 치료제 ‘SCM-AGH’는 SCM생명과학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기술인 '층분리 배양법'을 통해 질환별 생체지표(바이오마커)에 따라 맞춤형으로 개발된 것이다. 급성 췌장염, 중등증-중증 아토피피부염,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이식편대숙주질환 등을 적응증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병건 대표는 올해 3월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르면 2023년 흑자전환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순도 높은 줄기세포를 분리할 수 있는 층분리배양법을 원천기술로 확보한 만큼 제조단가를 낮추겠다”며 “희귀병인 이식편대숙주질환, 급성 췌장염 치료제는 임상2상을 마친 뒤 조기에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SCM-AGH’는 현재 이식편대숙주질환, 급성 췌장염 치료제를 적응증으로 임상2상이 각각 진행되고 있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각각 2020년 10월7일, 2019년 4월에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올해 8월부터 시행된 ‘첨단 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 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상2상을 마쳤을 때 조건부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SCM생명과학은 이식편대숙주질환 치료제는 2022년, 급성 췌장염 치료제는 2023년에 조건부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대표는 9월8일 러시아 줄기세포기업 파미멕스JSC와 고순도 중간엽줄기세포(cMSC) 기술수출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으며 글로벌시장에서도 수익 내기에 나서고 있다.

SCM생명과학은 8월12일에는 미국 바이오기업 PBS바이오텍과 '줄기세포 대량생산 공정개발 및 최적화'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수출에도 대비하고 있다.

SCM생명과학 관계자는 “PBS바이오텍이 보유하고 있는 3차원 배양기를 통해 생산수율을 높이고 규모를 늘리게 되면 줄기세포 치료제 생산원가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제품을 출시하거나 글로벌 제약사에 대규모 기술수출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SCM생명과학은 현재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고 빨라야 2022년에 임상2상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돼 수익을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SCM생명과학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한독으로부터 수령한 기술수출수수료 9천만 원을 제외하면 2019년에 출시한 탈모 증상을 완화하는 기능성 화장품 ‘이로로 디어스칼프’의 매출 4천만 원이 전부다.

신약 개발 성과가 있어야 기업가치가 상승하는 바이오기업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매출이 거의 없고 영업손실이 확대되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외부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을 수 있다.

SCM생명과학의 매출은 2016년 1천만 원, 2017년과 2018년 각각 3천만 원, 2019년 1억7천만 원, 2020년 상반기 1억3천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업손실은 2016년 40억 원, 2017년 53억 원, 2018년 86억 원, 2019년 122억 원, 2020년 상반기 62억 원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SCM생명과학 관계자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임상 단계가 진행될수록 임상연구 개발에 지출하는 비용이 확대되기 때문에 성과를 낼 때까지 영업손실은 어쩔 수 없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세계 줄기세포 치료제시장은 2017년 13억5천만 달러(1조6천억 원)에서 2023년 33억8천만 달러(4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