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가 스티브 잡스 전 CEO시절부터 추진해 온 애플의 TV사업을 하드웨어사업에서 콘텐츠사업으로 전환했다.

팀 쿡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선점해 경쟁이 치열한 세계 TV시장에서 애플의 수익성과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애플 고화질TV사업 포기, 애플TV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  
▲ 팀 쿡 애플 CEO
19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고화질 TV 개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당초 2016년까지 화상통화 기능이 추가된 고화질 TV의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주력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미국의 투자사업가 칼 이칸은 18일 팀 쿡 애플 CEO에 보낸 서한을 발표했는데 이 서한에 애플이 올해 영업이익을 40%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신사업인 고화질TV와 전기차사업으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지난해 이미 고화질TV사업을 접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고화질TV 개발은 2007년 스티브 잡스가 CEO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추진됐다. 스티브 잡스는 자서전에서 “사용하기 쉬운 TV를 출시하기 위한 인터페이스 개발을 마쳤다”고 기록했다.

하지만 팀 쿡은 애플의 TV사업을 포기하는 대신 기존 TV에 연결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셋톱박스인 ‘애플TV’ 개발에 주력하며 애플의 TV사업을 하드웨어가 아닌 콘텐츠사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애플은 오는 6월 열릴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TV의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HBO를 포함한 미국 25개 방송사와 콘텐츠 제공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이 TV 하드웨어사업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들이 세계 고화질 TV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경쟁이 심한 TV 하드웨어사업에 진출해도 수익성이 높지 않을 뿐 아니라 섣불리 경쟁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V시장 매출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7.1%, LG전자가 16.1%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애플 고화질TV사업 포기, 애플TV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  
▲ 셋톱박스 형태의 '애플TV'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고화질TV인 UHDTV의 기술개발에 주력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UHDTV시장 점유율 48.1%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운데 애플이 후발주자로 TV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며 “나머지 절반도 일본과 중국기업들이 대부분을 차지해 애플은 콘텐츠사업에 집중하는 게 나은 전략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은 발전된 TV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혁신적인 새 기술을 개발한다면 다시 TV사업을 재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