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보현CEO톡톡] 이웅열 의지 아라미드,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동력으로
등록 : 2021-11-26 12:05:27재생시간 : 9:56조회수 : 5,739윤선호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이 아라미드를 비롯한 첨단소재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이 다져놓은 사업기반에 힘을 더하는 것이다.

이웅열 명예회장의 신뢰에 장희구 사장의 끈기가 만나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첨단소재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실적을 키운 장희구 사장의 사업성과를 짚어보고 그의 경영철학을 살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조장우 기자


곽보현 (이하 곽) :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8월 2천억 원(2369억 원)가량을 투자해 경북 구미의 아라미드공장 생산능력을 2배 늘리겠다고 발표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기존 7500톤 규모에서 1만5천톤 규모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아라미드가 어떤 물질이기에 이렇게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인가요?

조장우 (이하 조) : 아라미드는 같은 중량의 철보다 5배 강하고 500도가 넘는 온도에도 견딜 수 있는 강화섬유입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5G광케이블, 타이어 보강재, 방탄복, 방화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아라미드 생산능력을 1만5천톤 규모로 늘리면 해마다 아라미드사업에서만 영업이익 1천억 원 가량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웅열 명예회장은 이 아라미드산업이 확대되기 전부터 아라미드기술 개발에 공을 들여왔습니다. 

곽 : 그렇군요. 근데 제가 기억하기로 이웅열 명예회장이 아라미드사업을 본격화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로 아라미드사업이 2010년대 초중반 글로벌 화학회사 듀폰과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분쟁을 겪지 않았나요?

조 : 네. 그렇습니다. 듀폰은 2009년 미국 버지니아주 연방지방법원에 코오롱인더스트리를 상대로 아라미드 영업비밀 사용중지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합니다.

1심에서 법원은 듀폰의 손을 들어줬는데요, 하지만 2014년 항소심에서는 법원이 1심판결을 모두 무효화하면서 소송이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양측은 합의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고 코오롱 측은 합의금으로 2억7500만 달러와 벌금 85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했습니다. 

곽 : 한화로 하면 약3800억 원인데 적지 않은 돈이었군요. 어쨌든 코오롱그룹은 끝까지 아라미드사업을 접지 않고 밀고 왔네요. 이웅열 명예회장의 끈질긴 의지가 수확을 거둔 것 같습니다.

조 : 네. 아라미드를 향한 의지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을 향한 신뢰도 중요했습니다. 특히 장희구 사장에 대한 신뢰는 상당히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곽 : 장희구 사장은 1959년 태어나 경북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코오롱 구매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도쿄사무소장, 코오롱플라스틱 대표, 코오롱바스프이노품 대표 등을 맡아온 것으로 나와 있는데요. 장희구 사장에 대한 각별한 신뢰가 있었던 이유는 뭡니까?

조 : 장희구 사장이 코오롱플라스틱 대표를 맡을 때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이때 대표이사 전무였는데 실적을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 4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고 2018년 코오롱플라스틱의 모회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대표에 오르게 됩니다.

이웅렬 명예회장은 장희구 사장이 취임하고 1년 뒤인 2018년 말 경영퇴진을 선언하게 되죠.

곽 : 인보사 사태도 있었고 코오롱그룹이 쉽지 않았던 때였죠.

조 : 그렇습니다. 이웅열 명예회장과 공동대표였던 안태환 대표이사도 함께 물러나면서 장희구 사장 단독대표체제가 꾸려지게 됐는데요. 

이웅열 명예회장이 물러나면서도 장희구 사장이 남게 된 것은 그만큼 신뢰가 두터웠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곽 : 하지만 기대와 달리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실적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던 것 같아요.

2017년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연결기준 매출은 4조3421억원, 영업이익은 2236억 원으로 집계됐죠. 

이듬해 매출은 4조4598억 원으로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669억 원으로 25.3% 줄었어요. 

장 사장이 홀로 회사경영을 책임지기 시작한 2019년에는 매출이 4조4092억 원으로 소폭 줄었고 영업이익은 1729억 원으로 3% 가량 회복하는데 그쳤죠.

게다가 당시 일각에서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순이익이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낸 것을 놓고 장희구 사장의 경영 잘못으로 바라보면서 2021년 연임에 실패할 것이라는 시선을 내보이기도 했는데요

조 : 네. 장희구 사장이 단독대표를 맡게 될 당시 시장에서는 의사결정 절차가 단순해진 만큼 빠르게 회사를 성장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컸습니다.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실적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도약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장희구 사장은 2018년 아라미드 경북 구미 공장의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해 2020년 7500톤으로 늘리는 과정을 잘 관리해왔습니다. 

장희구 사장은 이밖에 투명PI필름, 고부가 석유수지 등 첨단소재사업에 힘을 주면서 미래 성장동력 마련에도 힘써왔습니다. 

일각에서 지적했던 실적도 증가세를 보이면서 2021년에는 10년 만에 영업이익 3천억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곽 : 이웅열 명예회장의 믿음이 결실을 보는 셈이군요. 이웅열 명예회장이 장희구 사장을 신임한 것은 비단 성과 때문만은 아닐 것 같아요. 

경영철학이나 임직원을 대하는 태도, 이런 것들도 작용했을 것 같은데… 장희구 사장의 경영철학은 어떻게 되나요?

조 : 장희구 사장은 일본지사에서 10년 간 근무했는데요. 작은 실수도 그냥 넘어가지는 않는 일본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깐깐함이 몸에 베였다고 합니다.

장희구 사장은 1986년 코오롱에 입사한 뒤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내 3년 만에 코오롱그룹의 사업을 총괄하는 경영기획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승진이 보장된 자리였지만 장희구 사장은 상사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1994년 일본 도쿄사무소에 지원했습니다.

곽 : 쉽지 않은 결정이었겠군요. 제가 기억하기로 당시는 일본 화학기업들의 기술력이나 기세가 높았던 시절이었어요. 

일본생활에서 얻은 노하우나 경영방식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조 : 장희구 사장은 일본생활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기업으로 도레이를 꼽는데요. 

그는 도레이가 자체기술을 개발해 끊임없이 보완하고 수익이 날 때까지 30년을 기다리는 것을 보고 인내심과 끈기, 꼼꼼함을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장희구 사장은 일본에서 얻었던 경험에서 그만의 경영철학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그는 “신뢰가 생명인 소재사업에서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냥 넘겨선 안된다. 지독한 디테일과 끈기야 말로 소재회사가 지녀야할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곽 : 이웅열 명예회장이 장희구 사장을 최측근으로 두고 신뢰하는 이유를 알 것 같네요. 

장희구 사장은 꼼꼼함도 있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시각도 뛰어난 경영인으로 잘 알려져 있죠?

조 : 그렇습니다. 장희구 사장은 화학산업의 생태계와 가치사슬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끊임없이 정보를 모으기 위해 발로 뛰었습니다.

최근에는 모빌리티산업의 성장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세계 전자박람회 CES에 다녀오기도 했는데요. 기존 석유화학업체들이 하지 못하는 영역을 찾아내야 생존할 수 있다는 절박함 때문이었습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최근 주력제품인 타이어보강재에 아라미드를 접목해 차별화를 두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미래 모빌리티로 꼽히는 전기차나 수소차는 배터리 무게 때문에 공차중량이 100~300kg 더 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만큼 타이어 보강재도 내구성이 좋아야 해 첨단소재인 아라미드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착안한 것입니다.

곽 : 생존을 위한 절박함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낸 것이군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0년대 초반 화학산업 불황기에 접어들고 석유수지 등 주력 제품가격이 떨어지면서 침체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라미드사업을 비롯한 첨단소재사업을 끈기 있게 추진해온 이웅렬 명예회장 추진력과 장희구 사장의 꼼꼼함이 만나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성장이라는 결실을 맺은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장희구 사장이 이웅열 명예회장이 닦아 놓은 아라미드사업의 토대 위에 미래시장 개척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지 계속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간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 시간에는 이웅열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부사장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수소사업을 장희구 사장은 또 어떻게 이끌어가고 있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은 여기까지입니다. 끝까지 시청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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