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주가] GC녹십자 주가 백신 위탁생산 기다려, 허은철 다른 신약도 있다
등록 : 2021-11-30 12:14:31재생시간 : 10:59조회수 : 10,568성현모
● 허은철 코로나19 백신 생산 2022년 본격화하나, 국내외 일감 확보 전망

2021년 GC녹십자 주가를 움직인 것은 코로나19 백신이었다. GC녹십자가 백신을 생산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하지만 현재는 별다른 성과 없이 해가 거의 다 지나가고 있다. 

허은철 GC녹십자 대표이사 사장이 2022년에는 결과를 낼 수 있을까?

GC녹십자의 코로나19 백신 생산에 관한 기대감은 국내와 국외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국내를 보면 GC녹십자는 직접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백신 생산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2021년 6월 한미약품, 에스티팜과 함께 K-mRNA 컨소시엄을 꾸렸는데 이 컨소시엄의 목적은 모든 국민이 접종 가능한 mRNA 백신을 개발해 생산하는 것이다.

백신 개발을 맡은 에스티팜은 2021년 12월까지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1상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하고 2022년 상반기 안에 임상2상을 마쳐 식약처의 조건부 승인을 획득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GC녹십자가 컨소시엄에서 하는 일은 백신 완제품 생산이다. 컨소시엄은 2022년까지 백신 1억 도즈 분량을 확보하기로 했는데 이 1억 도즈를 GC녹십자가 담당한다는 것이다.

GC녹십자는 현재 연간 10억 도즈 이상의 생산이 가능한 완제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니 생산능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을 살 곳도 정해져 있다. K-mRNA 컨소시엄을 지원하는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에 따르면 백신 개발이 끝나 양산 단계에 들어가면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이 정부와 선구매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

그렇다면 GC녹십자는 이 사업에서 얼마나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

2020년 GC녹십자가 전염병대응혁신연합(CEPI)과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을 당시 GC녹십자는 기업설명회에서 “백신 5억 도즈에 대한 완제 공정을 하는 과정에서 한 도즈당 1~3달러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고 했다.

국내사업에도 비슷한 계산식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GC녹십자는 2022년 K-mRNA 컨소시엄을 통해 1억~3억 달러 수준의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2020년 GC녹십자 영업이익 502억 원보다 몇 배나 많은 수준이다. 물론 사업규모의 차이가 있고 여러 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수익 분배가 달라질 수는 있다.

GC녹십자가 2022년에 전염병대응혁신연합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물량을 받을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아까 잠시 이야기했던 것처럼 GC녹십자는 2020년 10월 전염병대응혁신연합과 백신 5억 도즈 생산협약을 맺었다. 이후 백신 생산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2022년부터는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전염병대응혁신연합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백신들이 차례대로 임상을 거치며 상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중단된 백신을 제외하면 현재 12종이 목록에 올라 있다. 이 가운데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미 개발 완료됐고 노바백스도 최근 해외에서 승인됐다.

전염병대응혁신연합 등 국제단체들은 코로나19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해 백신을 저개발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당초 2021년 안에 20억 도즈를 공급하기로 했는데 현재까지 약 4억 도즈를 공급하는 데 그쳐서 목표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돼 2022년 백신 생산이 중요해졌다.

물론 GC녹십자가 다른 제약사와 직접 백신 위탁생산을 논의할 수도 있다.

2021년 들어 러시아 백신 코비박, 얀센 백신 등의 위탁생산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이 부분에서는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다.

● 코로나19 밖에도 먹거리 많아, 허은철 희귀질환 신약 개발 차근차근

코로나19 백신도 중요하지만 GC녹십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체 신약을 개발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허은철 사장은 특히 희귀질환 신약을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GC녹십자는 최근 유럽에서 중증형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ICV를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이 제품은 2021년 초 일본에서도 품목허가를 받았다.

헌터증후군은 정신지체, 뇌수종, 호흡기질환, 심혈관질환 등을 일으키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약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GC녹십자는 2012년 세계에서 2번째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를 선보인 뒤 지속해서 판매 실적을 늘려가고 있다. 헌터라제ICV는 이런 헌터라제의 치료효과를 더욱 높인 제품이다. 약물을 직접 머리의 뇌실에 투여해 증상이 더 심한 중증형 헌터증후군도 치료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유럽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된 만큼 향후 출시될 경우 시장을 독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다. 희귀의약품 지정은 기업의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일정기간 시장 독점권과 허가절차 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다.

GC녹십자는 앞서 8월에는 중국에서 A형 혈우병 치료제 그린진에프의 품목허가를 받기도 했다.

혈우병은 한 번 발생한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질환이다. 원인이 되는 유전자에 따라 A형 B형 C형 등으로 나뉜다. A형 혈우병이 전체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특히 중국은 혈우병 치료제시장이 2028년 4천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라 시장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허 사장은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외부와 협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1년 들어 일본 돗토리대, 미국 스페라겐, 미국 미럼, 알지노믹스 등과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협약을 맺었다. 대부분 치료제가 없는 질병을 대상으로 한다.

허 사장은 희귀질환 치료제시장을 공략함으로써 코로나19와 상관없는 분야를 통해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 GC녹십자 최대 실적에도 주가는 잠잠, ‘코로나19 관련주’ 실망감일까

요즘 GC녹십자 주가는 실적과 별개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과 치료제 개발에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GC녹십자 주가는 2021년 1월까지만 해도 40만 원을 넘었고 한때는 50만 원대에 이르러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11월 중순 기준으로는 20만 원 초중반대에 머무르고 있다. 1년도 안 돼서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중간중간 백신 위탁생산 설이 새로 제기될 때마다 일시적으로 오름세를 보였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다.

3분기 실적이 발표된 뒤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3분기 GC녹십자 매출 4657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최근 10년 사이 최대치인 715억 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주가는 좀처럼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19 관련주’로 GC녹십자에 기대감이 높았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GC녹십자는 2021년 상반기 코로나19 혈장치료제 상용화를 포기했다. 식약처의 자문 절차에서 치료효과를 확증할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GC녹십자는 코로나19 치료제를 치료 목적 사용으로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지만 정식 허가를 받은 치료제와 비교하면 사용처가 좁을 수밖에 없다.

당초 치료제 무상공급을 약속했던 허은철 사장은 머쓱해진 셈이다.

GC녹십자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도 당초 2021년 상반기 안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이 지연되며 당장 회사 실적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 GC녹십자 기본사업 탄탄, 독감백신과 혈액제제가 이끈다

GC녹십자의 기존 사업들은 코로나19 쟁점과 상관없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백신과 혈액제제부문에 시선이 쏠린다.

GC녹십자는 국내 독감백신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점유율을 바탕으로 MSD와 백신 공동판매 계약이 끝난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웠다.

MSD의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 등의 공동판매가 2020년 말 끝났다. 하지만 GC녹십자의 백신 매출은 여전히 탄탄하다. 2021년 백신제제류 매출이 3천억 원 수준이었는데 2021년은 3분기에 이미 매출 2700억 원을 달성했다. 

주요 경쟁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에 집중하기 위해 독감백신 생산을 중단해 수혜를 본 것이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3분기 GC녹십자 백신사업은 MSD와 유통계약 종료로 인한 영향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며 주요 경쟁사의 부재와 코로나 19에 따른 트윈데믹에 대한 접종 수요가 독감백신 성장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GC녹십자에서 가장 매출 비중이 큰 혈액제제부문은 특히 2022년부터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중 하나인 면역글로불린제제의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초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허가를 받은 뒤 2022년 하반기 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면역글로불린시장 규모는 세계 최대 수준으로 약 9조 원에 이른다. 면역글로불린 가격도 국내보다 4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허 사장이 여러 해 동안 미국에서 면역글로불린 출시에 공을 들이는 까닭이다.

앞서 GC녹십자는 2015년 순도 5% 제품을 앞세워 미국에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서류 미비 등으로 허가에 차질이 발생하자 현재는 농도를 더 높인 10% 제품으로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순도 10% 제품이 수요가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에서도 GC녹십자의 해외 혈액제제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오승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혈액제제의 글로벌 공급부족이 지속하는 가운데 GC녹십자는 국내 혈액제제시장의 80%를 이미 점유하고 있어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며 “품목허가 승인 이후 미국시장에서 장기적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GC녹십자그룹 오너일가 허은철, 연구개발 전문가

허은철 사장은 GC녹십자그룹 오너일가 가운데 연구개발 전문가로서 핵심 계열사인 GC녹십자를 맡고 있다.

허 사장은 허영섭 선대 녹십자 회장의 차남으로 태어났다.

1998년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화학공학 석사를, 2004년 코넬대학교에서 식품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GC녹십자 부설 연구기관인 목암생명공학연구소의 기획관리실장을 맡아 연구개발 현장에서 근무했다.

뒤이어 2006년 GC녹십자 연구개발기획실로 옮겼고 2009년에는 GC녹십자 최고기술책임자 부사장에 오르는 등 연구개발 위주로 실무를 익혔다.

2015년부터 조순태 부회장과 공동대표를 맡으며 GC녹십자의 전반적 경영을 이끌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는 단독대표로 GC녹십자의 수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허 사장은 연구개발 전문가인 만큼 GC녹십자의 연구개발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힘쓰고 있다.

2018년 8월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해 전문조직 RED(Research & Early Development, 초기 연구개발)를 출범했다.

2020년 2월에는 글로벌 제약사 GSK에서 일한 정재욱 박사를 부설 연구기관인 목암생명과학연구소의 소장으로 영입했다. 정재욱 박사는 2021년 10월 GC녹십자 RED본부장으로 이동해 향후 신약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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