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유통공룡 롯데쇼핑 살 길 찾았나, 강희태 반전의 기회 얻을지 주목
등록 : 2021-11-17 14:42:20재생시간 : 13:12조회수 : 2,126성현모
'롯데쇼핑이 변하는 것을 저만 느끼나요?’ 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과 관련한 한 증권사 분석리포트의 제목이다.

유통공룡 롯데그룹의 핵심계열사인 롯데쇼핑은 정말 나아지고 있을까? 

◆ 롯데쇼핑 미래 전략은? ‘오프라인 자산 활용’에 방점 둔다

롯데쇼핑이 오프라인 매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하느냐를 놓고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쇼핑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각 사업부의 2022년 전략도 함께 내놓았다.

롯데쇼핑이 실적발표에서 각 사업부의 미래전략을 밝힌 것은 처음이었다. 거듭된 실적 부진 탓에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많아지자 스스로 전략을 제시해 믿음을 심어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는 사업전략으로 △주력 점포의 공격적 리뉴얼(재단장) △부진 점포의 다양한 투자회수(엑시트) 전략 추진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새 모델의 대형점포 지속개발 등을 제시했다.

마트사업부(롯데마트, 롭스)도 △그로서리(식료품) 역량 집중과 함께 비식품의 선택과 집중 통한 전문매장 진화 △매장환경 개선 및 대규모 리뉴얼 통한 경쟁 역량 강화 △창고형 매장(빅마켓), 교외형 드러그스토어 등 새로운 성장포맷 육성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슈퍼사업부(롯데슈퍼)도 비슷하다. 슈퍼사업부는 2022년에만 93개 점포를 리뉴얼하고 잠재상권 주위에 경쟁력을 갖춘 포맷으로 신규 출점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주력 사업부들이 오프라인 자산 활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공룡들이 이커머스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오프라인 자산을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강희태 부회장은 이미 오프라인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 9월 경기도 의왕에 문을 연 롯데프리미엄아울렛 타임빌라스는 전체 면적의 4분의1만을 영업면적으로 구성했다. 나머지는 고객들이 산책하거나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서울이 전체 면적의 절반가량만 영업면적으로 구성한 것도 파격적이라고 평가받았는데 롯데백화점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타임빌라스를 두고 ‘롯데가 한 것 같지 않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롯데백화점이 타임빌라스에 앞서 8월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도 백화점업계의 대세인 채광창을 사용한 것은 물론 쇼핑 이외의 즐길거리를 쇼핑몰 안에 채우는 데 중점을 뒀다.

◆ 롯데쇼핑 백화점 마트 슈퍼는 안녕한가? 강희태 군살 줄이기 온힘

롯데쇼핑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롯데쇼핑 전체 매출의 3분의2를 차지하는 백화점과 마트, 슈퍼 등 주요 사업부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롯데쇼핑은 백화점사업에서 1~3분기에 매출 2조530억 원, 영업이익 1430억 원을 냈다. 2020년 1~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8.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5% 줄었다.

이른바 ‘보복소비’문화가 번지면서 해외패션과 생활가전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난 덕분에 매출이 늘었지만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비용으로 이익은 후퇴했다.

마트사업부와 슈퍼사업부의 실적도 나쁘다.

마트사업부는 1~3분기에 매출 4조3810억 원, 영업손실 140억 원을 냈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8% 줄고 적자도 지속했다. 마트사업부는 최근 6년 동안 흑자를 낸 적이 거의 없다.

슈퍼사업부에서는 1~3분기에 매출 1조1260억 원, 영업이익 40억 원을 냈다. 2020년 1~3분기와 비교해 흑자로 전환한 것이지만 매출은 18.2% 후퇴했다.

강 부회장은 실적 반등을 위해 구조조정이라는 수를 꺼냈다.

롯데마트는 2월에 창사 23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는데 10월에도 희망퇴직을 신청받으며 감원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 역시 9월에 창사 42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경쟁기업들이 감원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롯데쇼핑 각 사업부문의 상황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여겨진다.

롯데쇼핑은 그동안 시장흐름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과 비교해 국내 백화점 매장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 보니 경쟁기업보다 기민하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백화점을 보면 과거 대규모 출점전략으로 백화점업계의 압도적 1위에 올랐지만 현재는 이런 전략들이 모두 독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기존 점포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애를 먹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마도 롯데백화점은 현재 점포의 절반 이상을 구조조정해야할 수도 있다”고도 덧붙였다.

롯데백화점 내부적으로도 미래를 암울하게 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백화점이 진행하고 있는 희망퇴직에서 대상자 2천 명 가운데 약 550명 정도가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상자의 4분의 1이 넘는 직원이 회사를 나가겠다고 손을 든 것인데 예상보다 신청자가 많아 롯데계열사 직원들도 놀랐다고 한다.

◆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에 미래 달려, 강희태 조직정비로 반전 노려

롯데쇼핑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이커머스사업부를 바라보는 시선도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증권가는 유통산업의 주도권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것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롯데쇼핑의 미래가 이커머스사업부에 달려 있다고 본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커머스사업부의 조직을 정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강 부회장은 8월 백화점과 마트 등에 흩어져있던 온라인부문 인력을 모두 롯데온 소속으로 전환배치해 이커머스사업부 한 곳으로 모았다.

이커머스사업부는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쇼핑몰인 롯데온을 운영한다.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면세점, 홈쇼핑, 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의 온라인 쇼핑몰이 모두 롯데온에 집결돼 있다.

하지만 롯데온 출범 이후에도 백화점사업부와 마트사업부 등에 온라인부문을 따로 두고 인력을 관리한 탓에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온라인 담당 인력을 이커머스사업부로 집결한 것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효율적 체제로 조직을 전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가 비효율적 조직 운영 탓에 성과를 내는데 한계가 있었다는 걸 인정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나영호 이커머스사업부장 역시 3분기 실적발표때 직접 “롯데온만이 할 수 있는 계열사 융합서비스를 제대로 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롯데쇼핑은 2020년 4월 롯데온을 선보이며 온라인 전환에 힘을 줬다. 출시 전부터 ‘신동빈의 야심작’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롯데그룹 차원의 역량이 집중된 사업이었지만 출시 초기 소비자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롯데온의 차별성을 소비자에게 각인하지 못한 점도 롯데온 부진의 원인으로 거론된다.

이커머스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들을 보면 특정 분야만큼은 다른 경쟁기업들이 넘볼 수 없는 경쟁력을 하나둘씩 갖추고 있다.

쿠팡의 경쟁력은 로켓배송에서 나온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으로 식료품 이커머스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았고 SSG닷컴은 이마트의 노하우를 활용해 신선식품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네이버는 최저가 비교라는 콘텐츠로 이커머스시장에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롯데온은 롯데그룹 계열사를 모으기만 했을 뿐 가격과 상품, 배송 시스템 등 어떤 분야에서도 고객에게 ‘롯데온을 쓰면 이득이 된다’는 해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롯데쇼핑의 인수합병 전략은? 강희태 차별화 위해 식료품 눈여겨보나

롯데쇼핑이 위기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인수합병에 나설지 주목된다.

롯데쇼핑은 이베이코리아와 요기요 등 상반기에 매물로 나온 여러 기업들을 매수할 잠재적 인수후보로 꼽혔지만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몸을 사렸다.

9월에서야 가구인테리어기업 한샘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몸을 푸는 행보를 보였다. 롯데그룹이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 5위권으로 발돋움한 그룹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인수합병 DNA가 재가동될 수 있다고 증권업계는 바라본다.

오프라인 유통사업의 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는 전문기업을 인수해 롯데쇼핑의 백화점, 할인점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쪽에서 인수합병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신동빈 회장은 임원진 회의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실패한 데 연연하지 말고 롯데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사업과 투자기회를 찾아보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이 직접 경쟁력을 강화할 매물을 찾는 데 나설 수 있지만 측면에서는 롯데지주의 도움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지주는 회사의 미래 전략을 ESG경영혁신실에서 짜고 있다. ESG경영혁신실은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신설하며 신사업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는데 롯데쇼핑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매물 검토도 언제든 이뤄질 수 있다.

롯데쇼핑은 자체적으로 이커머스사업의 전문관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인수합병 매물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온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버티컬 플랫폼(전문관)을 육성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롯데온은 4월 그로서리(식료품) 특화 전문관인 푸드온을 론칭한 데 이어 스타일온, 명품온 등 각 카테고리별로 전문관을 열면서 전문몰이라는 차별성을 두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그로서리(식료품) 측면에서 단기간에 점유율 올릴 수 있도록 스타트업 대상으로 인수나 제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커머스시장에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는 식료품분야에서 주도권 싸움을 좀 더 확실히 하겠다는 의도로 엿보인다.

나영호 사업부장 역시 2022년에 품질 중심의 초신선 그로서리(식료품) 서비스를 통해 기존 열세였던 마트 온라인사업을 반전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 롯데쇼핑을 증권가는 불안하게 바라봐, 미래 전략 부재 우려도

증권가는 대체로 롯데쇼핑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8월부터 최근까지 롯데쇼핑 분석리포트를 낸 여러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을 종합하면 중립(HOLD)을 제시하는 비중이 절반 정도로 많다. 롯데쇼핑 목표주가도 모두 기존보다 하향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장기업 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증권사 전망을 종합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쇼핑 투자의견 평균점수는 3.65로 이마트 투자의견 평균점수 3.95점보다 낮다.

롯데쇼핑이 낮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단기적으로 실적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전망 탓이다.

NH투자증권은 10월22일 롯데쇼핑을 놓고 “지난 2년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판관비를 크게 절감했음에도 일회성비용이 거듭 발생함에 따라 수익성 회복이 동반되지 못했다”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10월15일 롯데쇼핑의 목표주가를 내리면서 “위드코로나 논의에도 불구하고 2022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13% 하향조정한다”며 “온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불가피하지만 초기에 높은 비용이 수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미래 전략 부재에서 원인을 찾는 의견도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9월에 롯데쇼핑을 놓고 “롯데온으로 계열사 온라인몰을 통합했지만 여전히 뚜렷한 전략이 부재하다”며 “시장의 관심이 뜨거운 온라인 내에서 후발주자의 반열에도 오르지 못하는 행보가 리스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치열한 경쟁에 합류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과 행보가 제시돼야 주가 재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롯데그룹 연말인사에서 롯데쇼핑 임원진 거취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쇼핑 쇄신인사를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까?

신동빈 회장은 11월 말에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 회장은 2020년 11월 진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쇼핑을 비롯해 강희태 부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유통BU체제에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강 부회장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유통BU장과 롯데쇼핑 대표이사를 겸임했으며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장을 맡던 황범석 당시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더욱 힘을 싣는 모습도 보였다.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에 롯데네슬레코리아를 이끌던 강성현 전무를 임명한 것을 제외하면 롯데쇼핑 각 사업대표에 대체로 기존 인물들을 유지했다. 식품BU가 수장 교체로 인사 칼바람을 맞았던 것과 비교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식품BU가 호실적을 내고 있는 반면 롯데쇼핑이 부진에 빠져 있는 모습을 감안할 때 올해 인사에서눈 쇄신인사의 정점에 유통BU 특히 롯데쇼핑이 놓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 회장은 과거 롯데쇼핑이 온라인 전환 전략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원준 유통BU장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을 경질한 적이 있다.

강희태 부회장체제가 2년이 다 된만큼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서라도 강 부회장을 비롯한 사업대표들의 거취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롯데그룹 안팎의 시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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