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타임즈] 스포츠는 비즈니스다, 정용진 이마트와 이재현 CJ의 스포츠 마케팅
등록 : 2023-12-18 15:27:13재생시간 : 5:6조회수 : 5,901김여진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기업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스포츠에 힘을 쏟는다.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마케팅’적 측면에서 접근하는 기업들이 가장 많을 것이고, 기업 총수의 개인적인 관심사 때문에 스포츠를 후원하는 경우도 많다.

또 다른 갈래로 스포츠와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연결하는 후원 형태도 있다.

마지막 형태로 스포츠를 후원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두 그룹이 이마트와 CJ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SK와이번스를 인수해 SSG레이더스로 이름을 바꾼 이후부터 줄곧 야구에 ‘과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골프를 통해 CJ대한통운과 CJ제일제당 등 기업의 주요 계열사들을 세계에 널리 알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두 오너의 스포츠마케팅 전략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실 완전히 다른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두 회사의 사업 영역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마트의 사업영역은 유통이다. 특히 정용진 부회장은 이마트의 ‘쇼핑몰’로서의 면모와 스포츠를 결합하는 데 매우 주력하고 있는 오너다.

정용진 부회장은 끊임없이 유통의 경쟁자는 테마파크와 야구장이라고 이야기하며, 이커머스의 습격에 맞서 오프라인 유통이 살아남을 길은 온라인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러다보니 정 부회장의 스포츠마케팅은 국내에서 가장 인기가 높고, 특히 MZ세대의 관심이 많은 ‘야구’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왜냐면 정 부회장에게 스포츠란, 소비자들을 쇼핑몰로 끌어낼 수 있는 일종의 유인책이기 때문이다. 유인책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어야 가장 유용하다.

정 부회장은 사회인야구에서 직접 선수로 뛰기도 했을만큼 야구에 대한 관심이 엄청 많은 인물이다. 하지만 인수 후에는 단순한 야구 애호가 수준을 뛰어넘어 야구를 소재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도발하는 등 완전히 본인이 전면에 나서서 SSG랜더스의 홍보대사를 자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정 부회장의 이런 계획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청라스타필드 계획이다. 청라스타필드는 스포츠와 쇼핑을 결합하려는 정 부회장의 목표가 눈에 보이는 형태로 구체화한 결과물이다.

청라스타필드의 돔구장은 여기서 열리는 야구경기를 관람에 특화된 호텔 객실과 인피니티풀은 물론 스타필드 내의 다양한 F&B와 다이닝바에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또한 복합 문화관람 시설을 함께 갖추고 K-POP 및 해외 유명 아티스트 공연, e-스포츠 국제대회, 각종 전시 등을 통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렉스 공간이 바로 청라스타필드다.

정용진 부회장의 유통에 대한 ‘꿈’이 실체화 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유통그룹은 신세계그룹과 다르게 CJ그룹의 주요 사업 영역은 식품사업과 물류다. 특히 중요한 것은 CJ그룹이 현재 이 두 사업의 무대를 글로벌로 확장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점에 주목해서 본다면 CJ그룹이 왜 후원종목으로 ‘골프’를 골랐는지 명확해진다. 골프는 물론 국내 프로경기도 많이 열리지만 국제무대에 훨씬 더 많은 관심이 쏠리는 프로스포츠다. 한식의 세계화를 밀고 있는 CJ로서는 최적의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CJ는 2022년 12월 열린 CJ컵에서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를 계속해서 노출하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고, 비비고와 연계해 만두, 볶음밥 등을 활용한 이벤트도 진행했다.

CJ제일제당 뿐만 아니라 CJ대한통운 역시 마찬가지다. 

물류업의 특성상 CJ대한통운이 해외 사업을 펼치기 위해서는 해외 화주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이 말은 일단 글로벌 인지도를 쌓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이 직접 프로골퍼들을 후원하고, 이들을 세계무대에 내보내는 것 역시 이 ‘글로벌 인지도’를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CJ대한통운이 남자 프로골프와 함께 후원하고 있는 모터스포츠도 같은 방향에서 접근할 수 있다. 모터스포츠 역시 한국에서보다 전 세계 규모의 대회가 훨씬 인기있는 스포츠다. 빠른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물류라는 CJ대한통운의 사업영역과 일견 비슷한 측면도 있다.

두 번째 차이점은 정용진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경영 스타일에서 근원한다고 볼 수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재계에서 특출날 정도로 자신을 드러내는 경영자다. 정용진 부회장은 기업 오너가 아니라 셀럽이라고 불러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왕성한 SNS활동을 하고 있다.

야구는 다른 프로스포츠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경기 수가 많은 프로스포츠다. 시즌 중에는 올스타 브레이크와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매일 경기가 있고, 우천취소경기 등이 많았던 팀은 시즌 막바지에는 ‘더블 헤더(연속 경기)’를 진행하기도 한다. 끊임없이 화제를 공급해주는 스포츠라는 뜻이다.

이재현 회장은 완전히 반대다. 은둔의 경영자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대외적으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스타일이다. 언론 노출도 굉장히 적다.

스포츠마케팅에서도 역시 이 회장이 직접 전면에 등장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대부분 소속 계열사나 그룹의 이름, 혹은 브랜드의 이름으로 마케팅이 진행된다.

이마트와 CJ, 두 그룹의 행보를 보다보면 스포츠는 더 이상 단순히 기업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밑빠진 독에 물을 들이붓는 형태의 후원이 아니라, 그 기업의 사업을 더욱 번창시킬 수 있는 비즈니스 마케팅의 단계에까지 올라갔다는 것이 실감이 난다.

과연 이 두 그룹이, 두 오너가 앞으로 또 어떤 프로스포츠와, 어떤 자신들의 사업을 연계시켜서 소비자들에게 즐거움을 줄지 궁금해진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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