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타임즈] 아이유도 분양받은 최고가 300억 아파트, 현대건설 뭘 노리나
등록 : 2023-05-22 09:52:13재생시간 : 5:7조회수 : 21,531김원유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서울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어디일까?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인터넷 등에서 유명한 ‘한남 더 힐’이나 ‘트리마제’같은 아파트들을 떠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1년 동안 거래된 아파트 가운데 서울에서 실거래가 기준 가장 비싼 아파트는 바로 ‘더 펜트하우스 청담’, 주로 PH129라고 부르는 아파트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273.96㎡ 매물 실거래가는 145억 원이다. 이 PH129의 펜트하우스를 우리나라에서 스타 수학 강사, 현우진 씨가 무려 250억 원에 분양받아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 뒤를 잇는 것이 파르크 한남과 아크로 서울 포레스트다. 1위에 이름을 올린 PH129와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 실거래가가 각각 135억, 130억 원이다. 그 다음에 나오는 이름이 바로 한남 더 힐로 실거래가는 110억 원이다. 

그렇다면 국토교통부 자료에서 가장 비싼 집, PH129를 건설한 시공사는 과연 어디일까? 바로 현대건설이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현대건설은 올해와 내년에 입주 예정인, 저것보다 더 비쌀지도 모르는 아파트를 또 짓고 있다는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에테르노 청담과 아페르 한강이다. 에테르노 청담은 올해 12월 입주 예정, 아페르 한강은 내년 6월 입주 예정인 초고급 아파트다.

에테르노 청담은 2020년 1월에 분양을 했는데, 분양 당시 최고층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무려 300억 원이다. 로또 1등 평균 당첨 금액인 20억 원의 15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에테르노 청담은 ‘아이유 아파트’로도 유명하다. 인기 가수 아이유씨가 2021년 2월에 이 아파트를 120억 원에 분양받았기 때문에 이런 별명이 붙었다. 

에테르노 청담은 아파트 로고에까지 건축학적 원리가 적용돼있기도 하다.

아페르한강 역시 펜트하우스 분양가가 약 300억 원 정도로 알려져있는, 말도 안되는 초호화 아파트다.

이 아파트가 유명해진 데에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출연해 굉장한 유명세를 얻은 건축가 유현준 교수가 설계했다는 사실이 큰 역할을 했다.

물론 당연히 그것만으로 지금과 같이 비싼 아파트가 된 것은 아니다. 

이 아파트는 모든 세대에 모두 테라스가 포함돼 있으며 펜트하우스 세대에는 루프탑 정원까지 있다. 모든 세대가 통유리 한강뷰인 것은 당연하다.

서비스 역시 가격에 어울리는 초고급 서비스를 자랑한다.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는 예약제로 사용할 수 있는 리무진이다. 이 리무진 서비스는 입주 1년까지는 무료로 제공되며 이후에는 유료로 전환된다. 

아페르 한강과 에테르노 청담, 앞에서 언급했던 PH129 모두의 공통점도 있다. 바로 세대 수가 30세대를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장 큰 이유는 분양가 상한제 때문이다. 법적으로 30세대 이상 공급하게 된다면 분양가 상한제 규제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상한’ 없이 비싸게 팔기 위해 설계된 아파트인 셈이다. 

그렇다면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이런 초고급 아파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건설사가 초고급 아파트 건설에 나서는 이유는 다양한 형태의 주택을 선보여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초고급 아파트는 과연 포트폴리오 확대의 효과를 실제로 거둘 수 있는 사업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충분히 잠재력이 있는 사업이라고 볼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 시장은 경기상황에 따른 수요의 변화가 굉장히 비탄력적인 시장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된다고 하더라도 이 시장의 수요는 그리 줄어들지 않고, 부동산 경기가 호황기에 진입한다고 해도 이 시장의 수요는 드라마틱하게 증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자체 사업이 아닌 이상 그 사업 자체의 수익성보다 그 사업의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어차피 건설사는 시공비를 받고 집을 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건설원가에 비해 공사비만 잘 책정된다면 건설사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 부족으로 미분양이 발생해 시행사로부터 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것이 건설사가 가장 걱정하는 일이라는 점을 살피면, 수요가 큰 변동 없이 꾸준히 유지될 수 있는 이런 초고급 아파트 건설 사업은 건설사에게 매우 안정적 먹거리가 될 수 있다.

초고급 아파트 시장은 계속해서 시공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시장이기도 하다. 수요가 꾸준히 유지는 되지만, 굉장히 한정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런 초고급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는 뜻이다. 

초고급 아파트에는 매우 고도의 시공기술력, 그리고 디자인 능력 등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시행사들도 안전한 곳에, 검증된 곳에 공사를 맡기려하는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먼저 두각을 드러낸다면,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게 된다.

건설회사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 백화점 같은 곳에 VIP 마케팅 하듯이 비싼 분양가 감당할 수 있는 고급빌라, 고급아파트 수요가 항상 있다”며 “수익성은 자체사업 아니면 어차피 시공하고 공사비 받는 거라 공사비가 잘 책정이 되면 수익성도 괜찮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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