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톡톡] 퀵커머스 돈 되기 정말 쉽지 않다, GS리테일은 왜 매달리나
등록 : 2021-12-06 14:33:41재생시간 : 9:40조회수 : 1,482임금진
GS리테일에 퀵커머스는 어떤 의미일까?

대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는 이유는 보통 두가지다.

첫 번째는 사업 전망이 밝아서 그 사업 자체가 기업 전체의 실적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 사업 자체로는 큰 돈을 벌 수 없지만 기존 사업과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다.

GS리테일은 어떤 이유로 계속 ‘퀵커머스’ 앞세우는 걸까? 

◆ 국내 퀵커머스시장은 정말 2025년 5조 원까지 성장할까

현재 유통업계에서는 퀵커머스시장 규모가 2025년 5조 원까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전망이 과연 실현 가능한지 의심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오고 있다.

2020년 기준 국내 퀵커머스시장 규모는 35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퀵커머스시장 1위인 B마트의 2020년 총 매출(배달료 포함)이 1441억 원 정도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시장 규모가 2025년에 5조 원이 되려면 5년 만에 15배가 넘게 성장해야 한다. 매년 70% 이상 꾸준히 성장해야 하는 수준이다. 

물론 폭발적 성장을 보이고 있는 시장이라면 5년 안에 15배 성장하는 게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하지만 퀵커머스가 과연 그 정도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시장인지 살펴본다면 이런 성장 예상치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퀵커머스 이용자의 소비패턴은 편의점 이용자와 유사하다. 퀵커머스의 등장으로 편의점업계가 성장동력을 잃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문제는 편의점에서 사람들이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3곳 기준으로 1인당 월평균 구매액은 6260원이다.

서울 인구를 1천만 명으로 잡았을 때, 서울의 모든 사람이 한 달 동안 한 번도 편의점을 가지 않고 편의점이 필요할 때마다 하나의 퀵커머스업체만 사용한다고 가정하더라도 그 퀵커머스업체가 올릴 수 있는 한 달 매출은 626억 원 수준이라는 뜻이다.

물론 편의점의 월평균 구매액과 퀵커머스의 매출을 무작정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퀵커머스라는 시스템 자체가 대량 구매가 자주 발생하는 시스템이 아닌 만큼 퀵커머스가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려면 결국 소액 주문이 무수히 많이 발생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위드 코로나가 시작됐다. 물론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거리두기가 다시 시작됐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코로나 국면은 언젠가는 끝난다. 

퀵커머스가 2020년, 2021년에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데에는 코로나19가 커다란 역할을 했다. 과연 코로나 이후에도 사람들이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을 가지 않으려고 퀵커머스를 사용할지 지금으로서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퀵커머스에 대한 단상’ 이라는 제목의 레포트에서 “배송료로 굳이 15% 금액을 더 내고, 직접 가는 것보다 더 긴 시간을 감내하면서 굳이 온라인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수요는 특별한 일이 있을 때 발생하는 일시적/비정기적 수요이고, 시장규모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런 수요시장을 기대하고 사업을 확대할 수는 없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 1만 원 주문하면서 배달비 3천 원, 퀵커머스의 수익성도 ‘글쎄’

퀵커머스사업의 수익성 역시 미래가 밝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퀵커머스는 그 특성상 소액 주문이 많이 발생하는데 소액 주문이 발생할 때 마다 배달비가 추가된다. 배달비는 심지어 퀵커머스 업체에게 이익이 되는 돈도 아니다. 

그러다보니 퀵커머스업체는 배달비를 어떻게 취급할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소비자에게 배달비를 전가하자니 1만 원 정도 배달시키는 소비자가 2천 원~3천 원 수준의 배달료를 부담하기 싫어해 주문 수가 감소하고, 배달비를 직접 부담하자니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굉장히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퀵커머스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는 배달의민족의 B마트도 수익성의 덫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B마트의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은 7100만 유로(약 970억 원) 적자를 보였다. 

거기다가 GS리테일은 이미 요기요를 사들이는 데 약 3천억 원을 들였다. 1등업체조차 적자를 내고 있는 사업에서 퀵커머스 사업만으로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결국 이런 상황들을 살펴보면, GS리테일이 퀵커머스사업 자체로 어떤 이득을 보기는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면 두 번째 이유로 넘어가서 GS리테일의 다른 사업들과 퀵커머스사업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으까?

◆ 왜 GS리테일은 퀵커머스를 점찍은 걸까, 답은 역시 ‘유통’에 있다

GS리테일의 3분기 보고서를 보면 올해 3분기 기준 GS리테일의 매출은 거의 대부분이 편의점사업과 슈퍼마켓사업에서 발생했다. 두 사업의 매출비중은 각각 75.8%, 13% 정도다.

또  올해 7월 GS리테일이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면서 여기에 홈쇼핑 매출이 더헤지게 댔다. 올해 3분기 기준 GS리테일 전체 매출에서 홈쇼핑사업이 차지하는 중은 약 4.1%다. 

퀵커머스와 편의점사업, 슈퍼마켓 사업의 시너지는 대부분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홈쇼핑과 퀵커머스는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홈쇼핑업계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가 홈쇼핑과 퀵커머스의 결합지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가 퀵커머스와 결합되면 판매자와 구매자가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상품 판매가 이뤄진다는 라이브커머스의 장점이 더욱 또렷하게 부각될 수 있다. 

임수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퀵커머스 진출을 두고 “시장규모나 사업 초기 수익성을 감안하면 아직까지 퀵커머스사업을 통한 GS 리테일의 기업가치 재평가는 어렵지만 경쟁사와 달리 커머스산업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의 물류센터화를 통해 물류 역량 강화 및 O2O(온라인 투 오프라인) 서비스를 확대하며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전략은 앞으로 예상되는 오프라인 유통산업의 변화에 대응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GS리테일은 유통기업이다. 그리고 유통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것이 바로 물류와 판매통로다. GS리테일은 퀵커머스를 통해 GS리테일의 유통사업에 새로운 물류채널, 판매채널을 추가하는 형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셈이다. 

그리고 반대로 퀵커머스사업 역시 GS리테일 기존 사업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퀵커머스의 수익성에 커다란 악영향을 주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물류센터 투자비용이기 떄문이다. 

GS리테일은 전국 여기저기에 수많은 편의점, 슈퍼마켓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점포 하나하나는 GS리테일 퀵커머스의 소규모 물류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 

바야흐로 속도의 시대다. 쿠팡과 마켓컬리는 속도를 내세워 각자 업계에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런 업체들이 ‘속도’만으로 정상을 차지한 것은 아니다. 쿠팡은 쿠팡맨의 친절함, 와우 회원에 가입하면 제공되는 무제한 반품, 무료배송의 힘이 있었고 마켓컬리는 서울 강남지역에 특별히 선별된 신선 야채들을 공급한다는 ‘스토리’가 있었다.

퀵커머스는 이름에서부터 ‘속도’를 굉장히 중시한 사업이다. 하지만 아무리 퀵커머스라 하더라도 속도만으로 성공할 수는 없다. 그리고 결국 퀵커머스사업에 속도를 더 돋보이게 할 새로운 옷을 입히는 것은 GS리테일의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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