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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진진한 오케스트라 플래시몹

김광현 777kh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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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진진한 오케스트라 플래시몹  
▲ 문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시대의 상황과 유행에 맞게끔 변화, 아니 진화한다. 플래시몹으로 대표되는 이 시대의 문화도 결국 시간이 갈수록 변할 것이다.

플래시몹(Flash Mob). 많은 사람들이 여러 매체를 통해 감상했거나, 아무리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라 하더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음직한 단어다.

사전적 의미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특정한 날짜ㆍ시간ㆍ장소를 정한 뒤에 모인 다음 약속된 행동을 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흩어지는 모임이나 행위를 뜻하는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주제를 가진 약속된 행동’이며,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흩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약속도 중요하지만, 실제 플래시몹을 두어 번 해 본 입장에서 그것만으로 한계가 있음을 잘 알고 있다.

플래시몹을 홍보하는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서 실행해야만 하고, 누군가가 이것을 촬영하여야 한다. 촬영의 방법도 다양하다. 제대로 된 비디오카메라부터 스마트폰 카메라까지 이용된다. 이것이 각 포털사이트나 Youtube등을 통해 게시되고, 다시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진다.

여기서 또 흥미로운 점은 영상물을 올리는 대상이 플래시몹 당사자들에 한정되어져 있지 않고, 우연히 그 당시에 그 자리에 있었던 관객들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점이다.

플래시몹은 장르를 국한하지 않기에, 클래식을 주제로 한 플래시몹도 자주 행해진다.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가 광장이나 지하철에서 펼쳤던 영상물은 그중 특히 유명하다.

필자도 오케스트라 연주로 행해지는 플래시몹을 두 번 정도 해 본 적이 있는데, 플래시몹의 본래 목적에 의거하여 제대로 성공한 것은 한 번밖에 없었다. 혹시 플래시몹을 하려는 분들을 위해 지금 플래시몹의 비밀의 포장을 조금 풀어보도록 하겠다. 오케스트라 플래시몹의 3가지 중요 요소라고나 할까.

일단 플래시몹의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전적 의미 그대로 관객 많은 곳에서 깜짝 공연을 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흩어지는 것이 목적인지, 아니면 이것을 제대로 촬영하고 편집한 영상을 SNS를 이용하여 홍보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지를 먼저 결정해야만 한다.

당연히 후자인 경우가 많지 않겠는가? 그럼 촬영 카메라를 최대한 많이 두고, 촬영 장소를 되도록 다양하게 하라. 1층에서 하는 공연이면 2,3층에서도 찍어라. 관객들 사이에서도 찍고 오케스트라 주자들 사이에서도 찍어라. 플래시몹을 경험하는 연주자들과 관객들 모두의 다양한 반응을 담은 다채로운 영상이 나와야만 한다.

장소 선정도 중요하다. 사람만 많이 모이는 곳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케스트라 인원이 주목받을 수 있고, 관객에게 방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넓은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또한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입장 루트도 고민해야 한다. 곡에 따라서 악기별로 입장할 수도 있으니 최대한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입장 루트 선정이 필수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곡목 선정이다. 일반 사람들 누구에게나 익숙한 곡이여야만 하고, 단원들 모두가 외울 수 있는 곡을 선정해야만 한다. 그냥 무작정 외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고 밝은 표정으로 안정적 연주가 가능한 곡을 골라야 한다.

객석과 무대가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콘서트훌과 달리 플래시몹 장소에서 관객들이 바로 앞에서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카메라에 단원들의 생생한 표정을 담아야만 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이다. 어쨌건 일단 악보와 보면대가 들어서는 순간 그 플래시몹은 실패다. 그냥 길거리 깜짝 공연이다.

필자가 첫 플래시몹을 실패라고 평가하는 데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단원들의 등장 루트 선택을 잘못해 2층에서 준비하고 있던 단원들이 관객들에게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또 악보를 다 외우지 못해 보면대가 등장했는데 이것 또한 자연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플래시몹을 목표로 행해진 단원들의 입장(?) 이후 20여분 동안 그 자리에서 행해진 연주는 연주력이나 관객들의 호응도로 봤을 때 대 성공이었다. 플래시몹 자체가 성공하지 못했을 뿐이다.

한 달 전 필자는 첫 플래시몹의 실패를 만회할 기회를 가졌다. 필자의 새 직장에서 단원들이 자발적으로 플래시몹을 계획했고, 심지어 아이디어를 내거나 촬영회의를 비롯한 모든 진행을 단원 스스로 주도했다.

필자는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주었고, 결국 시립교향악단과 시립합창단까지 100여 명이 동원된 이 플래시몹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 영상은 SNS를 통하여 홍보되었으며, 심지어 한 페이스북 클래식 페이지에 올라간 이 게시물은 15만여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자리를 빌어 여러모로 수고한 교향악단 단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문화는 시간이 흐를수록 그 시대의 상황과 유행에 맞게끔 변화, 아니 진화한다. 플래시몹으로 대표되는 이 시대의 문화도 결국 변할 것이다. ‘토토가’의 낭만처럼 이 시대의 문화들 역시 추억할 때가 올 것이다. 시간이 더 가기 전에 용기를 내어 거리로 나와서 플래시몹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한 번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벌써 필자는 세 번째 새로운 플래시몹을 구상하고 있다. 물론 머리를 또 쥐어짜야겠지만.

지휘자 김광현은 예원학교 피아노과와 서울예고 작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지휘를 전공하였다. 대학재학 중 세계적 지휘자 샤를르 뒤트와에게 한국대표 지휘자로 발탁되어 제9회 미야자키 페스티벌에서 규슈 심포니를 지휘하였고, 서울대60주년 기념 정기오페라 '돈 지오반니'를 재학생 최초로 지휘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 지휘과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니, 로이틀링겐 필하모니, 남서독일 콘스탄츠 관현악단, 루마니아 크라이오바 심포니, 경기필, 부천시향, 원주시향, 과천시향, 프라임필 등을 지휘하였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부지휘자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원주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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