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은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수익성이 높은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왔다.
| ▲ 홍원학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종신보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며 보험 본업의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는 데 힘을 싣고 있다. <삼성생명> |
하지만 건강보험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판매할 수 있어 업권을 넘나드는 경쟁이 치열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보험료와 보장 경쟁이 심화하면서 보험사들의 신계약 수익성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홍원학 사장은 기존 건강보험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생명보험 고유 영역인 종신보험의 수익 기여도를 높여 보험 본업의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삼성생명은 개정된 ‘삼성 골든종신보험’을 14일 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 골든종신보험은 지난해 9월 출시된 상품으로 이번 개정에서는 유병자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 상품을 추가하고 암보장형을 새롭게 도입했다. 보험료 납입기간에 따라 계약자가 자금을 인출할 수 있는 시점도 기존보다 2년 앞당겼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삼성 골든종신보험’은 사망보장을 유지하면서 계약 유지 중에도 상품 효용을 누린다는 새로운 콘셉트의 상품”이라며 “구체적 판매 실적을 공개하긴 어렵지만 지난해 출시 이후 현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상품 개정은 삼성생명이 올해 들어 종신보험 상품군을 넓히고 신계약 수익 기여도를 높이고 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삼성생명은 2026년 3월 ‘밸런스 종신보험’에 간편고지형을 도입하고 6월 ‘암치료플러스종신보험’을 출시하는 등 종신보험 라인업을 강화했다.
삼성생명에 따르면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에서 종신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말 기준 31.2%로 1년 전 18.0%에서 13.2%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건강보험 비중은 80.0%에서 64.4%로 낮아졌다.
CSM은 보험계약에서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을 나타내는 지표다. 신계약 CSM은 새로 체결한 보험계약에서 앞으로 인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으로 보험사의 미래 수익성을 가늠하는 데 활용된다.
삼성생명의 종신보험 신계약 CSM은 지난해 상반기 2570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5360억 원으로 108.6% 증가했다. 건강보험 신계약 CSM은 같은 기간 1조1410억 원에서 1조1060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지난 8월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건강보험과 종신보험을 함께 강화하는 상품 포트폴리오 전략을 제시했다.
삼성생명은 당시 “수익성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건강보험과 종신보험 사이에서 유연하게 상품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고수익 건강보험과 일반 종신보험을 더욱 많이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를 통해 안정적 신계약 CSM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종신보험을 또 하나의 수익축으로 키우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종신보험 강화 전략은 보험 본업의 수익성 관리 필요성이 커진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보험손익은 533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9% 감소했다. 일회성 비용과 보험금 예실차 손실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상반기 연결기준(지배주주) 순이익은 1조8935억 원으로 2025년 상반기보다 35.8% 증가했다. 투자손익이 1년 전보다 82.0% 늘며 보험손익 감소를 만회한 것이다.
전체 순이익은 증가했지만 본업인 보험손익은 감소한 만큼 삼성생명으로서는 보험 본업의 중장기 수익 기반을 강화할 필요성이 크다.
종신보험은 삼성생명이 오랜 기간 경쟁력을 쌓아온 생명보험 본연의 상품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손해보험사가 취급할 수 없는 종신보험을 강화해 생명보험사로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 ▲ 삼성생명은 14일 개정된 ‘삼성 골든종신보험’을 출시한다고 13일 밝혔다. 삼성생명은 종신보험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생명> |
기존 종신보험 고객 기반을 신탁 등 자산관리 사업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종신·정기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사망보험금 청구권 신탁을 안내하는 등 기존 보험 고객 기반을 자산관리 사업으로 연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삼성생명은 사망보험금 청구권 신탁 수탁액이 약 8천억 원에 이르렀으며 1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원학 사장이 2027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말 사장단 인사가 다가오는 가운데 종신보험을 통한 수익 기반 다변화 전략이 연임에 힘을 실어줄지도 관심사다.
홍원학 사장은 2023년 12월 삼성생명 대표이사 후보로 발탁돼 2024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거쳐 3년 임기를 시작했다.
홍원학 사장이 선임된 이후 삼성생명은 순이익 성장세를 이어와 올해 상반기에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다만 보험 본업 회복이 과제로 남은 만큼 종신보험 강화 전략 등이 성과로 이어진다면 연임 및 그룹 내 입지를 다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삼성금융 계열사 정기 임원인사는 일반적으로 11월 말~12월 초 이뤄진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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