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친 문재인' 사이에서 일고 있는 '반 이재명' 바람을 타고 있다. 남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거리감을 좁히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남 후보는 1일 발표한 5월28~29일 실시 뉴시스-리서치뷰 여론조사에서 30.6%의 지지율을 보였다. 같은 기관이 4월21~22일 실시한 여론조사 기준으로 5.8%포인트 상승했다.
 
[오늘Who] 남경필, '문재인과 인연' 내세워 '반 이재명' 모으기 힘써

남경필 자유한국당 경기도지사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같은 여론조사에서 53.8%의 지지율을 보여 4월21~22일 실시한 여론기사 기준 3%포인트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남 후보의 지지율이 30% 넘은 여론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5월29일 조사에서도 남 후보 지지율은 20% 대였다. 

남 후보가 이런 가파른 상승세를 타는 것은 이 후보의 의혹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이 후보는 5월29일 KBS 경기도지사 후보 TV토론회에서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제기한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해 곤욕을 치렀다. 

남 후보 선거캠프는 문재인 대통령과 뜻을 같이한다는 점을 내세우는 데 힘쓰고 있다.  

남 후보 대변인은 3일 ”거듭 강조하지만 2015년 경기도의회와 연정은 당시 야당 대표이던 문재인 대통령도 박수 친 일”이라며 “연정의 정신으로 광역단체장이 대통령을 돕겠다는 말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5월22일에는 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시절 경기도청을 찾은 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와 차별성은 더욱 부각하고 있다. 

남 후보는 2일 트위터에 “이재명 전 시장은 약자를 억압하는 행동을 서슴없이 한다”며 “레몬테라스 카페 회원님, 필요하시면 돕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레몬테라스' 등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들은 '지나가다 궁금한 민주시민1들'이란 이름으로 5월9일 경향신문 1면에 ‘혜경궁김씨는 누구입니까’라는 광고를 냈다. 이후 이 후보는 그를 ‘일베’ 로 지칭한 레몬테라스 회원을 고발했다. 이에 남 후보는 법적 도움이 필요하다면 기꺼이 돕겠다는 뜻을 내놓은 것이다. 

이 후보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 후보는 3일 ”한국당 소속 홍준표, 남경필은 다 한 덩어리다. 그래서 ‘홍경한’이다”며 “여기에 맞설 것은 ‘문재민’이다. 문재인, 이재명과 민주당은 한 몸”이라고 말했다. 

일부 유권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남경필 차악론’을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남 후보는 이 후보의 경기지사 출마가 유력해진 1월 '삼국지'를 인용해 "세상을 어지럽히는 동탁을 토벌할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조조가 되는 길을 택하겠다"고 말하며 자유한국당에 복당했다.

남 후보는 아버지가 별세하면서 치러진 1998년 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남 후보 아버지는 남평우 전 신한국당(수원시 팔달구) 의원이다.

그뒤 19대 국회의원까지 5선에 성공했고 2014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2017년 1월 탄핵정국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으로 소속을 옮겼다가 2018년 1월 이름이 바뀐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