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굵직한 투자기관들이 사들이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민연금과 블랙록이 연달아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매입 현황을 한국거래소에 공시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에 ‘큰 손’ 몰린다, 수주잔고 반등하자 '매입'

▲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국민연금공단은 1월10일과 2월27일, 3월16일 세 차례에 걸쳐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626만 주가량을 매입했다고 4일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전체 주식 가운데 국민연금공단 지분 비율은 7.07%에서 10.26%로 올랐다.

각 매입일의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종가 기준으로 투자금액을 계산하면 1011억 원이 넘는다.

국민연금공단이 1분기에 지분을 사들인 대형건설사는 삼성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모두 4곳인데 이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에 투자한 금액이 가장 많다.

국민연금공단은 현대건설에 478억 원가량을 투자해 지분비율을 2.12%포인트 높였고 대우건설에 8억 원가량을 투자해 지분 비율을 0.03%포인트 늘렸다. 현대산업개발에도 303억 원가량을 투자해 지분비율이 1.04%포인트 올랐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개별 회사에 관한 지분매입 이유 등은 말하기 곤란하다”며 “기관투자자가 주식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랙록은 1분기에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새로 매입했다.

3월26일 954만 주가량을 취득했지만 보유비율 5%가 넘지 않아 공시되지 않다가 27일 약 29만 주를 추가로 매입하면서 보고의무가 생겼다. 28일에는 16만 주를 더 취득해 지분비율이 5.41%에서 7.31%로 올랐다.

블랙록 자산운용사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매입하는데 투자한 금액은 16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블랙록은 자산 6조 달러가 넘는 글로벌 펀드로 애플과 맥도날드, 제너럴일렉트릭(GE) 등 글로벌 기업의 2대주주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성장 전망이 밝아지면서 국민연금공단과 블랙록이 대거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두 기관 모두 공시에서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취득한 것이라는 목적을 밝혔는데 이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앞으로 투자가치 있는 건설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수주잔고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투자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 수주잔고는 2017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꾸준한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이 경쟁력을 갖춘 화공플랜트 발주가 중동에서 거의 나오지 않으면서 신규 수주에 고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하반기에 오만과 태국에서 연달아 대규모 사업을 따낸 데 이어 1분기에도 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모두 4조 원가량의 일감을 확보해 수주잔량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수주잔고는 2017년 말 기준으로 10조3219억 원인데 이는 2016년 말과 비교해 26.5% 증가한 것이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엔지니어링이 굵직한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안 프로젝트가 완전히 해소되는 2019년부터는 매출과 이익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주가는 6일 기준으로 1만8150원인데 1년 전과 비교해 45.20% 올랐다.

상장한 대형건설사 가운데 1년 전보다 주가가 오른 건설사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두 곳으로 삼성물산 주가는 1년 전보다 7.84%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