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아워홈 경영 복귀 '솟아날 구멍', 맏언니 구미현 설득할 방법 전혀 없나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할 길을 찾아내지 주목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이 맏언니인 구미현씨의 마음을 되돌려 경영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은 전혀 없는 것일까.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된 데는 아워홈 지분 20%가량을 보유하고 구미현씨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구미현씨가 아워홈 지분 38%가량을 보유한 큰오빠 구본성 전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과 손을 잡으면서 구지은 부회장의 경영권을 사실상 박탈했기 때문이다.

구 부회장이 아워홈을 계속 이끌기 위해서는 구미현씨의 지지를 얻어야만 하는 셈인데 구미현씨가 보유한 지분 전량을 사들이는 방법 이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구지은 아워홈 경영 복귀 '솟아날 구멍', 맏언니 구미현 설득할 방법 전혀 없나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사진)이 경영에 복귀하려면 맏언니인 구미현씨를 설득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로 보인다.


22일 아워홈 안팎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구지은 부회장이 대표이사 임기가 끝나는 6월 초 이후에도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려면 결국 구미현씨의 지분을 전격 인수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아워홈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미현씨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회사가 안건으로 올렸던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구미현씨는 고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의 1남3녀 가운데 장녀다. 아워홈 지분만 19.28% 들고 있을 뿐 그동안 아워홈 경영에 참여한 적은 없다.

그는 이번 주총에 스스로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올렸고 자신의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표를 더해 결국 아워홈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하지만 구미현씨가 아워홈 경영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 본인을 스스로 사내이사에 올린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사실상 본인 소유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구지은 부회장을 경영에서 배제시켰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얘기가 투자금융업계와 아워홈 안팎에서 들린다.

구미현씨는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부회장의 ‘남매 갈등’이 본격화한 2021년경부터 자신이 보유한 지분 매각을 가장 염두에 두고 남매 사이에서 편을 왔다갔다한 것으로 파악된다.

구미현씨가 2021년 6월 막내 동생인 구지은 부회장 편을 들어 보복운전 논란을 일으킨 구본성 전 부회장을 회사에서 쫓아낸 것 역시 구지은 부회장 측에서 구미현씨의 보유 지분 현금화를 약속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구지은 부회장은 구미현씨측이 이해한 약속과 관련해 실제 행동은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이유로 그동안 해마다 수백 억 원씩 배당하던 현금배당도 줄였다.

구지은 부회장이 아워홈 대표이사에 복귀한 2021년 아워홈은 776억 원을 배당했지만 2022년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고 2023년 결산배당으로는 30억 원만 줬다.

구미현씨가 기대했던 지분의 현금화도 추진되지 않는 마당에 배당까지 줄었으니 결국 구지은 부회장의 손을 들어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로 구미현씨는 2022년 4월부터 구본성 전 부회장 측과 손을 잡고 자신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전량과 구본성 전 부회장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이런 사정들을 살펴보면 구지은 부회장이 상황을 반전할 수 있는 카드를 아예 안 쥐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태를 단순화하면 구지은 부회장이 구미현씨의 지분을 모두 적정 가격에 매입만 해주면 구미현씨를 설득시켜 우군으로 만들 수 있다.

구지은 부회장에게 이는 아워홈 경영권을 안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이기도 하다.

아워홈 지분은 고 구자학 아워홈 명예회장의 1남3녀에게 고르게 배분돼 있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인 구미현씨가 19.28%, 차녀인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가 19.60%, 삼녀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나눠 들고 있다.

최근 수 년 동안 구지은 부회장은 둘째 언니인 구명진 전 대표와 함께 강력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지만 지분율 40%가량으로 구본성 전 부회장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다.

구지은 부회장이 뜻대로 아워홈을 움직이려면 구미현씨의 지지를 항상 얻어야만 하는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구미현씨를 설득해 맏언니가 보유한 지분을 가져올 수 있다면 큰오빠를 아워홈 경영에서 영구적으로 배제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손에 쥐게 된다.
 
구지은 아워홈 경영 복귀 '솟아날 구멍', 맏언니 구미현 설득할 방법 전혀 없나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의 맏언니인 구미현씨는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오빠인 구본성 전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사진)과 손을 잡아 구지은 부회장을 경영에서 배제했다.


다만 금액이 문제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씨는 조만간 둘이 합쳐 약 58%에 이르는 아워홈 지분을 매각하는 절차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아워홈 경영권이 걸린 지분이라 경영권 프리미엄 20%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급식업체 2위 기업이라 또다른 프리미엄이 더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구지은 부회장이 구미현씨에게 줘야 할 현금 규모가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에 결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워홈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943억 원을 냈다. 10년치 영업이익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다면 아워홈 몸값이 약 1조 원 수준에 매겨질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구미현씨의 보유 지분 가치만 2천억 원이 넘는다.

구지은 부회장이 한 번에 이 지분을 사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물론 설득 방법이 영 없는 것은 아니다. 아워홈 매각이 예상보다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면 현금화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운다면 구미현씨와 적당한 수준에서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타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워홈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을 극대화하려는 구미현씨가 이런 주장에 얼마나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