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계현 대만 방문은 엔비디아와 HBM 협력 강화 목적", 대만언론 관심 높아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사장(가운데)이 4월12일 대만 QCT 본사를 방문하고 있다. < QCT >

[비즈니스포스트]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대표이사 사장이 대만 협력사를 직접 방문한 것은 HBM 메모리 등 주요 사업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가 HBM 메모리 경쟁사인 SK하이닉스를 추격하고 엔비디아에서 수주 기회를 찾는 등 인공지능(AI)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폭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17일 “경계현 사장이 대만에서 몇 군데의 제조사와 논의를 진행했다”며 “이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 및 인공지능 열풍과 관련이 깊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와 대만 경제일보 등 현지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 사장은 최근 대만을 방문해 여러 협력사를 만났다.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 주요 고객사인 대만 콴타컴퓨터의 서버 계열사 QCT는 공식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을 통해 경 사장이 12일 대만 본사를 방문했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을 올렸다.

경제일보는 콴타컴퓨터 계열사가 인공지능 서버 관련 사업에서 고객사들에 삼성전자의 HBM 메모리를 활용하도록 권장하는 형태의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경 사장은 대만 윈스트론 임원들과 회동도 진행했다. 콴타컴퓨터와 윈스트론은 모두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시스템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경 사장이 TSMC 관계자와 만나 HBM 메모리 관련 협력을 논의했다는 현지언론 보도도 나왔지만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디지타임스는 “경 사장은 대만을 자주 방문하고 있다”며 “최근 협력사들과 주로 거론되는 내용은 인공지능 분야 협력과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대만에 위치한 서버업체들은 삼성전자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주요 고객사이자 인공지능 반도체 부동의 1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긴밀한 협업 관계를 맺고 있다.

자연히 삼성전자가 대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것은 인공지능 반도체에 쓰이는 HBM 메모리 판로를 넓히는 데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시스템에 HBM 메모리 공급 물량 확대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메모리반도체 선두 기업이지만 HBM 메모리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에 뒤처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에 압박을 느끼고 있는 만큼 경 사장이 직접 대만 협력사 관계자들과 만나 HBM 메모리 영업에 힘을 싣고 있다는 것이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와 AMD 등 인공지능 GPU(그래픽처리장치) 기업에 HBM 메모리와 첨단 반도체 패키징을 공급하는 방안도 목표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TSMC와 달리 HBM 메모리를 직접 생산하고 이를 GPU와 함께 패키지로 묶어 제조할 수 있는 기업인 만큼 이런 장점을 적극 앞세우는 셈이다.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의 공격적 수주 전략으로 TSMC가 마음을 놓기 어려워졌다”며 “경 사장의 전략이 실제 수주 성과로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