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하이트진로 올여름 성적표, '수지 맥주'와 '손석구 맥주'에 물어봐

▲ 맥주시장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각각 ‘한맥’과 ‘켈리’를 앞세워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켈리 모델 손석구씨(왼쪽)와 한맥 모델 수지씨.

[비즈니스포스트] 올해는 예년보다 이른 무더위가 예상되면서 맥주 시즌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맥주시장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는 각각 ‘한맥’과 ‘켈리’를 앞세워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6일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맥주시장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시장 점유율 1위는 46.8%를 기록한 오비맥주다. 하이트진로가 점유율 28.5%를 가져가면서 2위를 차지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의 점유율 차이는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지난해 오비맥주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2022년과 비교해 1.3% 포인트 줄었다. 하이트진로 점유율은 1% 포인트 정도가 늘었다.

주류업계에서는 점유율 18% 포인트 차이를 뒤집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들이 주류를 선택할 때 평소 마시던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바꿔말하면 오비맥주 주력 상품인 ‘카스’와 하이트진로 주력 상품인 ‘테라’만으로는 점유율 확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유통업계에서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점유율에서 의미 있는 반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한맥과 켈리가 흥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맥과 켈리만 놓고 보면 하이트진로가 조금 더 유리한 상황이다.

켈리는 국내 맥주 가운데 출시 초기 가장 빠르게 팔린 제품이다. 출시 후 36일 만에 100만 상자가 팔렸고 99일 만에 누적 판매량 1억 병을 돌파했다.

켈리는 배우 손석구씨를 모델로 내세웠다. 출시 초기부터 ‘손석구 맥주’로 홍보하면서 공격적 마케팅을 펼쳤다. 켈리가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었던 이유도 손석구 맥주라는 마케팅 전략이 맞아들어갔다는 평가가 많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요즘 주류시장에서는 명확한 키워드를 통한 소구점이 중요하다”며 “롯데칠성음료 소주 새로가 제로슈거를 내세워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올여름 성적표, '수지 맥주'와 '손석구 맥주'에 물어봐

▲ 오비맥주는 올해 2월 제로슈거를 내세운 ‘카스라이트’를 리뉴얼 출시했다. 카스라이트 모델은 배우 전종서씨가 맡았다.


켈리와 비교해 한맥은 맥주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맥은 지난해 8월 배우 수지씨를 모델로 내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오비맥주로서는 하이트진로와 점유율 차이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가 테라와 켈리로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오비맥주는 카스에만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올해 3월 한맥 생맥주를 내놓으면서 한맥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제로슈거를 내세운 ‘카스라이트’를 리뉴얼 출시하기도 했다. 카스라이트 모델은 배우 전종서씨가 맡았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시장에서 모델들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며 “공유씨와 손석구씨를 내세운 하이트진로와 수지씨와 전종서씨를 내세운 오비맥주가 시장점유율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