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의 영향 퍼진다, BP 전기차 충전사업에 대규모 인력 감축

▲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해 충전 사업부문에서 대규모의 인력 조정을 단행했다. 사진은 BP의 충전 설비에서 테슬라 등 전기차들이 충전을 하는 모습. < BP > 

[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 2위 정유기업 BP(브리티시페트롤리엄)이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던 전기차 충전사업에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위축된 데 따른 악영향이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사를 넘어 에너지 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BP의 전기차 충전사업(BP Pulse) 인력 가운데 10%에 해당하는 약 900명이 최근 수 개월에 걸쳐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기거나 퇴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BP 관계자는 로이터를 통해 “전기차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과 중국, 영국, 독일에 자원을 집중하는 차원에서 인력을 재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12개 국가에서 전기차 충전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주력 시장에 선택과 집중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로이터는 “전기차 수요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져 전기차 제조사들이 사업을 축소하다 보니 BP도 이에 맞춰 인력을 조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최근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낸 뒤 전 세계 인력의 약 10%를 감축하기로 했다.

GM과 포드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 출시 계획을 미루는 등 관련 투자를 축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BP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통해 석유 및 천연가스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친환경 저탄소 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BP 투자자들은 이러한 전략의 실현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BP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여전히 주요 성장 동력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2023년 말 기준 2만9천 개 안팎이던 충전소를 2030년까지 10만 개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