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국 반도체법 보조금 64억 달러 확보, 투자금 대비 비율 가장 높아

▲ 삼성전자가 미 상무부로부터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확정 지었다. 사진은 1월2일자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의 건설 현황.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64억 달러(약 8조8527억 원) 규모의 보조금 지급을 확정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반도체법(CHIPS Act)에 근거해 삼성전자의 텍사스주 공장에 최대 64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상무부의 지원 금액에 힘입어 테일러 공장 신설에 투자 계획을 늘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계획보다 2배 이상 규모인 450억 달러(약 62조2453억 원)를 10년 동안 투자해 2개의 반도체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 센터 및 첨단 패키징 시설을 들이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받는 보조금은 투자금의 14%에 해당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상무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삼성전자는 4나노 및 2나노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를 신설할 예정이며 각각 2026년와 2027년에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패키징 시설에서는 인공지능(AI) 컴퓨팅에 필수인 고대역폭 메모리(HBM)을 위한 3차원(3D) 패키징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메모리 반도체와 로직 반도체를 하나로 결합하는데 쓰이는 2.5D 패키징 기술도 다룰 것으로 거론됐디.

삼성전자가 확보한 보조금 규모는 인텔과 대만 TSMC에 이은 세 번째다. 

미 상무부는 인텔과 TSMC에 각각 85억 달러(약 11조7562억 원)과 66억 달러(약 9조1291억 원)의 자금을 직접 제공한다.

인텔은 앞으로 5년 동안 1천억 달러의 투자를 집행하고 TSMC는 65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입한다. 투자금 대비 보조금은 삼성전자가 인텔 8.5%, TSMC 10.2%보다 높다. 

두 기업은 이 외에도 대출이라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110억 달러(약 15조2160억 원)와 50억 달러(약 6조9163억 원)를 추가로 확보한다. 삼성전자는 대출이나 대출 보증을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번 보조금이 삼성전자의 기존 오스틴 공장 또한 항공우주, 방위, 자동차 등의 산업을 위한 시설 확장에도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