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올해 1분기에만 부족한 재정을 메우기 위해 한국은행(한은)으로부터 32조 원이 넘게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4일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정부 일시 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현재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일시 대출을 받은 뒤 갚지 않은 잔액은 총 32조5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부 재정부족에 1분기만 한국은행에서 32조 넘게 빌려, 역대 최대

▲ 정부가 1분기에만 한국은행에서 32조 원 넘게 빌렸다.


이는 2023년 1분기(31조 원)보다도 1조5천억 원이 많고 관련 통계가 확인 가능한 2011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은 1분기 대출 잔액이다. 올해 1분기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638억 원으로 추산됐다.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누적 대출액은 45조1천억 원이었는데 정부는 이 가운데 12조6천억 원만 한은에 상환했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개인이 은행과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 약정을 맺고 필요할 때 부족한 돈을 대출받아 사용하는 것과 비슷해 ‘한은 마통’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부의 대정부 일시대출 이용 금액이 높다는 것은 결국 세출에 비해 세입이 부족해 임시로 재정을 변통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2023년에도 극심한 세수 부족에 시달리면서 대정부 일시대출 제도를 활용해 한은으로부터 117조6천억 원을 빌렸으며 이는 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