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2대 총선이 끝나면서 내부통제 등 산적한 과제를 안은 금융권 관련 인사의 국회 입성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여당에서는 기획재정부를 거친 관료 출신 인사가 대거 금배지를 단다. 야당에서는 노조 출신 금융권 인사가 눈에 띈다.
 
22대 국회 금융권 금배지는 누구, 여는 '기재부' 야는 '노조' 출신 주목

▲ 국민의힘 추경호 당선인(왼쪽)와 송언석 당선인. <기획재정부 자료 갈무리>


11일 제22대 총선 결과를 보면 기획재정부와 금융노동조합 등 다양한 금융권 관련 인사가 제22대 국회에 발을 들인다.

국민의힘에서는 금융권과 관련이 깊은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 돋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3선 고지를 밟은 추경호(대구 달성)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표적이다.

추 당선인은 제25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재정부(전 재정경제원)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보낸 정통 경제관료다. 이명박정부에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윤석열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기재부 차관 출신인 송언석(경북 김천) 당선인도 3선 고지에 올랐다. 제29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재부에서 활동한 예산 전문가다. 박근혜정부에서 기재부 2차관을 역임했다. 

여당에서는 기재부 출신 초선 의원도 다수 탄생했다.

이종욱(경남 창원진해) 당선인은 제35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진출해 기재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기재부 국고국장과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윤석열정부 초대 조달청장을 지냈다.

박수민(서울 강남을) 당선인은 제36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발을 들여 기재부에서 일하며 세제실 조세지출예산과장 등을 지냈다. 그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이사로 일했고 2018년부터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대표를 맡았다.

박성훈(부산 북구을) 당선인은 제3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획예산처에서 사무관으로 일하던 시절 제43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기재부에서는 기획조정실 과장 등을 거쳤고 세계은행(IBRD)에서도 파견 근무를 했다.

이밖에 여당에서는 기재부 출신은 아니지만 2선에 성공한 조정훈(서울 마포갑) 당선인이 금융권 이력을 지닌 인사로 꼽힌다.

조정훈 당선인은 199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해 회계법인에서 경력을 시작했지만 그 뒤 진로를 바꿔 세계은행에서 15년 가량 국제경제 개발 전문가로 일했다.
 
야당에서는 금융권 노동조합 출신 인사가 22대 국회에 입성한다.

양대 금융노조로 평가되는 한국노총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의 전 수장이 모두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박홍배(더불어민주연합 비례 8번) 당선인은 주택은행으로 입사해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낸 뒤 금융노조 위원장으로 일했다. KB국민은행 위원장 시절 성과체계에 반발해 19년 만에 국민은행 총파업을 이끌기도 했다.

박홍배 당선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부산 이전 반대집회에 참석해 산업은행 노조에 힘을 싣기도 했다.
 
22대 국회 금융권 금배지는 누구, 여는 '기재부' 야는 '노조' 출신 주목

▲ 박홍배 당선인이 11일 서울 영등포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산업은행 부산 이전 반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는 “이번 총선 승리로 우리에게 더 큰 힘이 생겼다”며 “동지들과 함께 산업은행 이전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정(민주당 평택병) 당선인은 2번의 도전 끝에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비씨카드 노조위원장을 지냈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는 사무금융노조위원장으로 일했다.

노조 출신은 아니지만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인 김남근(민주당 성북을) 당선인도 금융권와 연이 깊은 경제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남근 당선인은 오랜 기간 시민사회에서 활동하며 옵티머스, 라임 등 펀드사태와 관련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야당에도 기재부 관료 출신 의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안도걸(민주당 광주동남을) 당선인은 제3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기재부 제2차관까지 지냈고 조인철(민주당 광주서구갑) 당선인은 제40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발을 들여 기재부와 국무총리실 등을 거쳤다. 둘 모두 올해 처음 국회에 입성했다.

임광현(더불어민주연합 비례 4번) 당선인도 제3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을 거쳐 국세청 차장까지 역임했다.

다만 이번 제22대 국회에는 이용우 민주당 의원(전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이나 홍성국 민주당 의원(전 미래에셋대우 사장)과 같이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출신은 없다.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로 한국금융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도 대전 동구에서 출마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