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는 '그림의 떡', 서학개미 미국 가상화폐 관련주 어떨까

▲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고자 하는 서학개미들에게 대안이 있다.<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비트코인 상승세에 힘입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도 크게 오르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에겐 '그림의 떡'으로 여겨진다.

정부 방침에 따라 국내 투자자의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는 여전히 거래가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증시에서 마이크로스트래터지 등 가상화폐 관련주가 비트코인 상승세에 따라 크게 오르고 있어 미국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에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가상화폐 관련주도 큰 변동성을 보이며 거래소, 채굴기업, 투자기업 등 업종별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옥석가리기가 중요해 보인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그림의 떡', 서학개미 미국 가상화폐 관련주 어떨까

▲ 미국 투자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터지는 사실상 비트코인의 대체 투자처로서 역할하고 있다. 사진은 미국 버지니아주 맥린시에 위치한 마이크로스트래터지 본사. < The Chain Bulletin >


1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표 비트코인 현물 ETF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즈비트코인트러스트(IBIT)’는 직전 거래일보다 2.15%(0.87달러) 내린 39.6달러에 장을 마쳤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 상승세가 주춤하며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3월 들어 11.80% 상승했다. 상장일인 1월11일(현지시각) 종가와 비교하면 약 2달 반 사이 48.70% 뛰었다.

아이셰어즈비트코인트러스트뿐 아니라 발키리비트코인펀드(BRRR), 피델리티와이즈오리진비트코인(FBTC), 인베스코갤럭시비트코인(BTCO) 등 다른 주요 비트코인 현물 ETF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 가격을 따르지만 ETF 자체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며 비트코인 시세 상승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셰어즈비트코인트러스트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상장 이후 25만 비트코인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셰어즈비트코인트러스트는 미국에 상장된 현물 ETF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커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국내 투자자로선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가 막힌 상황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데 미국증시에 상장된 가상화폐 관련주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증시에 상장된 가상화폐 관련주 업종은 크게 △거래소 △채굴업자 △채굴기기제조사 △투자기업 등 4종류로 나뉜다.

거래소 대표 종목으로는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등을 들 수 있다.

이 가운데 코인베이스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경쟁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미국시장에서 퇴출됐고 FTX가 파산하는 등 반사수혜를 오롯이 받았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는 가상화폐 전문 거래소라는 점에서 로빈후드보다 비트코인 가격과 상관성이 더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로빈후드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주식거래 플랫폼의 하나다.

지난해 기준 두 거래소의 가상화폐 관련 계정이 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코인베이스는 90%에 이르렀으나 로빈후드는 약 9.3%에 그쳤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올해 1월11일부터 전날까지 총 79%가량 상승했다. 

상장사 가운데 비트코인 채굴업자로는 코어사이언티픽, 마라톤디지털홀딩스 등이, 채굴기기제조사로는 가나안이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코어사이언티픽의 지난해 비트코인 채굴량은 약 2만 개, 마라톤디지털홀딩스는 약 1만4천 개로 각각 채굴량 1, 2위를 차지했다. 

다만 채굴업자들의 경우 앞으로 주가 상승폭이 한계에 부딪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트코인 반감기에 따라 이들의 비트코인 확보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고 전력료 등으로 채산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어사이언티픽과 마라톤디지털홀딩스는 올해 1월11일 주가와 전날 주가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채굴기기제조사 주가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의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대표기업인 가나안 주가는 같은 기간 오히려 34%가량 하락했다.

그럼에도 향후 비트코인 채굴을 위해선 전력효율성이 더욱 높은 채굴기기들이 각광받을 수 있어 다시 한 번 시장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 투자기업으로는 마이크로스트래터지, 갤럭시디지털홀딩스, 테슬라 등이 꼽힌다.

특히 마이크로스트래터지는 비트코인 보유량이 약 20만5천 개로 추산돼 압도적 1위를 자랑한다. 올해 1월11일부터 전날까지 주가상승률은 약 205%로 같은 기간 비트코인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는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그림의 떡', 서학개미 미국 가상화폐 관련주 어떨까

▲ 증권가에선 올해 비트코인 가격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터지는 사실상 비트코인의 대리투자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 밖에 갤럭시디지털홀딩스 주가도 올해 1월11일부터 전날까지 33%가량 오르며 주목받는 가상화폐투자기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2배 넘게 급등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 승인에 따른 기대감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도 비트코인 가격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증권가에선 보고 있다.

비트코인에는 현물 ETF 상장에 따라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말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를 앞두고 있다는 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비트코인 시세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물ETF 승인에 따른 기관의 자금 유입, 반감기 도래로 인한 채굴량 감소, 연내 3회 금리인하 전망, 지정학적 변동성 확대 등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고 전망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