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은행권에 제2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사태를 방지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책무구조도를 준비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1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홍콩 ELS 사태는 소비자보호 제도의 보완 필요성 외에도 은행의 영업행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책무구조도가 있었다면 이번 ELS 사태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생각해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장 만난 금융위원장 김주현, 실효성 높은 책무구조도 도입 강조

김주현 금융위원장(왼쪽 첫 번째)이 1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책무구조도가 있어도 홍콩 ELS와 같은 사태가 똑같이 발생한다면 그 책무구조도의 실효성에 물음표를 붙여야 한다”며 “법령에 따라 마지못해 도입하는 제도가 아니라 내부통제 문제의 실질적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이 담당하는 직책별로 내부통제 책무를 사전에 명확히 구분하고 이를 문서화한 것이다. 7월3일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시행되면 본격 도입된다.

은행 부수·겸영업무 규제개선 등에 힘쓰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은행들이 미래에너지펀드, 벤처펀드 등을 통해 기업부문 자금공급을 늘리면서 과거 주택담보대출 위주 자산운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당국도 금융권의 변화와 혁신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부수·겸영업무 규제개선 등 금융제도를 과감하게 개선해가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2023년부터 '은행권 경영·영업관행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는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손실흡수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개선 및 주주환원정책 점검 △사회공헌 활성화 등 6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은 앞으로 새로운 제도가 소비자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면밀히 살피겠다"며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 제도 개선사항이 은행 조직 전체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