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판세] 서울 동작을 초접전, '민생안정' 국힘 나경원 vs '정권심판' 민주 류삼영

▲ 서울 동작을 선거구 여론조사 종합.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류삼영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 동작을 선거구에서 터줏대감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를 넘어설 수 있을까.

후보 선정 과정 초반만 해도 벌어졌던 류 후보와 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4·10 총선에 가까워질수록 중앙 정치권에서 나타난 이슈 등의 영향으로 박빙 수준으로 좁혀지고 있다.

25일 정치권에서는 '민생안정'을 위해 여당 지지를 호소하는 나 후보와 '정권심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류 후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동작을 선거 판세의 향배를 끝까지 지켜보아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동작을에서 리서치뷰가 KBC광주방송과 UPI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16일과 17일 진행한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 후보 지지율은 46.3%로 나타났다. 류 후보의 차이가 단 0.4%포인트로 오차범위(±4.4%포인트 안) 내 초박빙 양상이다.

직전에 같은 지역구에서 3월 초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격차가 10.5%포인트(오차범위 ± 4.3%포인트 바깥)났던 것과 비교해 큰 변화를 이룬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는 추세를 나타낸 배경으로 중앙 정치권에서 있었던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진수희 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4일 MBC 유튜브 채널 '정치인싸'에 출연해 "서울과 같은 수도권 지역구는 개별 지역의 현안보다 중앙정치권의 바람이 어디로 부는지가 중요하다"며 "동작을의 경우 특히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과 이종섭 주호주대사와 관련한 논란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바라봤다.

리서치뷰의 여론조사 직전인 3월15일 무렵에는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이른바 '정보사 회칼 기자테러' 발언이 논란이 돼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황 수석은 MBC를 겨냥해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칼 두 방을 맞았다고 말해 언론탄압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비쳐져 범야권에서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 발언은 1988년 군을 비판하는 칼럼을 쓴 오홍근 기자를 군정보사령부 소속 현역 군인들이 칼로 습격한 것을 지칭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보사 회칼 기자테러’ 발언이 있은 뒤에도 곧바로 황 수석을 경질하지 않고 사태 파악에 시간을 끌어 비판 여론을 키웠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윤석열 정부가 황 전 수석의 문제를 빠르게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한 경계의 목소리를 냈던 것에 비춰 볼 때 황 수석과 관련한 논란이 총선 판세에 밀접하게 연동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기함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 혹은 언론사에서 대단한 오점을 거론하면서 일종의 겁박하는 행위로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이게 어떻게 수그러들 수 있나 일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경원 후보도 공동선대위원장 자격으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황상무 수석은 본인이 알아서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거취를 압박한 바 있다.
 
[격전지판세] 서울 동작을 초접전, '민생안정' 국힘 나경원 vs '정권심판' 민주 류삼영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나경원 후보로서는 동작을 여론이 나빠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 만큼 기민하게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황 수석은 3월20일 사퇴했지만 이미 여론에는 부정적 기류를 남긴 뒤였다.

황 수석 발언 논란에 더해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현 주호주대사)이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고 수사 외압행사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출국금지를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호주대사에 임명돼 출국을 준비했던 것도 여론조사 추이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작을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10~11일 2개의 여론조사(코리아리서치와 미디어토마토 실시 여론조사)가 엇갈린 결과를 보였지만 그 뒤 동작을 여론은 박빙으로 눈에 띄게 변화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3월12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관련 수사 외압 논란'과 관련한 도피출국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검법안을 발의하는 등으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후보는 이런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다른 지역구 후보들과 연대해 '서울 내부순환 급행전용 철도망' 구축과 관련된 민생공약을 발표하며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힘쓰고 있다.

나 후보는 철도망 구축 공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서울 강남역과 광화문을 18분만에 이동할 수 있는 서울 내부순환 급행전용 철도망을 서울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격전지판세] 서울 동작을 초접전, '민생안정' 국힘 나경원 vs '정권심판' 민주 류삼영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류삼영 민주당 후보와 함께 남성사계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물론 나경원 후보의 경쟁자인 류삼영 동작을 후보도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고 수사‘와 관련한 발언에서 실수를 하기도 했다. 

류 후보는 3월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전하면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 전세피해자, 고 채상병 일병 사건 등을 절대 잊지 않고 소외된 사회적 약자와 기후위기 해결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적었다. 

나경원 후보는 이를 두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류 후보가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을 언급하면서 고 채상병의 계급을 잘못 표기하는 것을 보고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류 후보가 실수를 한날 진행된 리서치뷰의 여론조사 결과 나경원 후보와 격차가 현격하게 줄어든 것에 비춰볼 때 전체적 여론은 실수보다는 수사 외압과 도피 의혹이라는 사안의 본질에 무게를 두고 사태를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류 후보는 선거 초반 인지도 차이 문제로 발생했던 지지율 격차를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삼영 후보는 윤석열 정부 들어 추진된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립방침에 반발했고 이에 항의하기 위해 2022년 7월23일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최했던 인물이다.

2023년 8월 의원면직으로 경찰에서 나온 뒤 같은 해 12월18일 민주당 총선 영입인재 3호로 입당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2024년 3월2일 동작을에 전략공천됐다.

정치권에서는 류 후보와 나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으로 조사되고 있지만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또다른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여론의 향배는 변화할 수 있다고 바라보고 있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여론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2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제 국민의힘 후보 지지율이 1~2주 뒤에는 다시 상승 곡선을 그어서 치고 올라갈 것으로 본다"며 격전지로 분류되는 한강벨트나 낙동강 벨트, 대전과 충남의 일부에서 이기면 국민의힘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