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핫스팟] 하남을 신인 맞대결, 국힘 ‘오세훈계’ 이창근 vs 민주 ‘김구 증손’ 김용만

▲ 이창근 국민의힘 하남을 당협위원장(왼쪽)과 김용만 전 더불어민주당 역사정의특별공동위원(오른쪽). <페이스북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4·10 총선 경기 하남을에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신인들이 맞붙는다.

국민의힘에선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보궐선거에서 공보단장을 맡으면서 서울특별시청 대변인을 지낸 이창근 하남을 당협위원장이 주자로 나섰다. 민주당에선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이자 민주당 인재영입 8호인 김용만 전 민주당 역사정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내보냈다. 

‘경제 전문가’를 내세운 이 위원장과 ‘친일 심판론’을 내세운 김 전 위원 가운데 누가 국회 입성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올해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경기 하남시가 갑과 을로 나뉘었는데 인구 구성 측면에서 하남갑에선 국민의힘이, 하남을에선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유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하남갑은 도시농촌복합지역으로 연령대가 높은 편에 속한다. 2022년 20대 대선에서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이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뒀다. 

반면 하남을은 선거구의 대부분이 신도심으로 구성된 데다 진보세가 강한 30·40세대의 비중이 높은 곳이라 국민의힘 후보에게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대선에서 하남을 유권자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 후보는 4만1807표(50.51%)를 얻어 3만7895표(45.78%)를 득표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 4.73%포인트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민주당으로서는 하남을에서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대 대선 뒤 같은해 6월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하남시장 선거에서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이현재 국민의힘 후보가 2만9985표(55.25%)를 득표해 2만3787표(43.83%)를 얻은 김상호 민주당 후보에게 11.42%포인트라는 큰 격차로 승리를 거뒀다. 

연달아 치러진 두 선거에서 상반된 결과가 도출된 것을 볼 때 하남을 유권자들은 ‘당’보다는 ‘인물’을 중심으로 투표하는 성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된다.

하남을 선거구 표심 공략을 위해 국민의힘에선 ‘경제 전문가’를 표방한 이창근 하남을 당협위원장이 나섰다. 이 위원장은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의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 위원장은 1974년생으로 경북 대구 출신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농경제사회학부 지역경제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대우증권에서 팀장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대 신소재 공동연구소에서 연구부교수로 근무했다. 
 
[총선핫스팟] 하남을 신인 맞대결, 국힘 ‘오세훈계’ 이창근 vs 민주 ‘김구 증손’ 김용만

▲ 이창근 국민의힘 하남을 당협위원장을 4일 파크골프장에서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창근 페이스북 갈무리>


이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역임한 뒤 자유한국당 때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맡았다. 

1998년 하남으로 이주한 뒤 계속해서 거주했던 이 위원장은 2020년 21대 총선에서 하남 미래통합당 후보로 공천됐지만 컷오프된 이현재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표가 갈려 낙선했다. 

그 뒤 2021년에는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에서 공보단장을 맡았다. 오 시장 당선 뒤 서울특별시청 대변인에 임명됐지만 7개월 만에 사임한 뒤 윤석열 대통령 선거 후보의 정무수행 부실장을 맡았다. 

이 위원장은 진보 유튜브인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시사토론 코너인 ‘해뜰날클럽’에 국민의힘측 패널로 출연해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도 인지도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하남시 당협위원장에 복귀한 뒤 하남갑 출마를 준비했다가 당의 조정 요청으로 하남을로 출마하게 됐다. 

이 위원장은 하남시에서 26년 동안 거주한 경험을 바탕으로 9호선 우선 착공, 하남시 서울편입, NHF 10년 공공임대 분양대책, 반려동물 공원·학교 등 지역 유권자들을 향한 공약을 내세웠다.

이에 맞서 민주당 후보로 전략공천된 김용만 전 민주당 역사정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역시 교통을 중심으로 한 공약을 마련했지만 이보다는 구도 중심으로 선거를 치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역사왜곡방지법을 제정하며 친일파를 현충원에서 이장하고 단죄비를 설치하는 등의 내용을 공약을 내세우며 '친일 발언'이 논란이 됐던 국민의힘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986년생으로 서울 출신이다. 중학교 때 유학길에 올라 하와이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뒤 조지워싱턴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총선핫스팟] 하남을 신인 맞대결, 국힘 ‘오세훈계’ 이창근 vs 민주 ‘김구 증손’ 김용만

▲ 김용만 전 더불어민주당 역사정의특별공동위원이 23일 하남풍산역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김용만 페이스북 갈무리>


공군장교 전역 뒤엔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에서 근무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아래 2015년에는 서울시 광복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을 맡아 국세청 별관 철거, 위안부 평화비설립 등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3.1운동·임시정부 100주년 사업 시민위원단 단장을 맡기도 했고 ‘어린이백범학교’ 설립과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직을 겸임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2022년 20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입당했고 그 뒤 이재명 민주당 후보 선대위 산하 역사정의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으면서 친명(친이재명)계로 자리매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올해 1월27일 민주당 총선인재 8호로 영입됐고 구한말 항일의병활동이 활발했던 곳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3년째 살고 있는 하남을에 전략공천됐다. 

김 전 위원장이 전략공천되자 해당 지역에 출마를 예정하고 있던 민주당 경기 하남 예비후보들이 이달 6일 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해 삭발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이들 가운데 추민규 예비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새로운미래 소속으로 하남을에 출마한다. 

악재는 또 있었다. 김 전 위원장이 하남을 출마를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과거 음주운전 전과가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이 공군장교로 근무할 당시 음주운전에 적발돼 벌금 400만 원형을 받은 것이다. 

윤창호법 시행 전임에도 벌금 400만 원을 받은 것은 높은 형량에 속해 당 일각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이에 김 전 위원장은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직후 벌어진 일이었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15일 시티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를 보면 하남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9.7%, 민주당의 지지율은 41.1%로 접전양상을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정당 간 지지율 차이는 1.4%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었다. 

이 여론조사는 하남시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70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무선 가상번호(90%), 유선 RDD(10%)을 표본 구성,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전화 조사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포인트다. 

더구나 민주당을 탈당한 추민규 새로운미래 후보의 존재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정당지지율 접전 양상에서 민주당 이탈표가 발생하면 승부의 향방을 더욱 점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 결과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