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살아있는 전설' 이해선 새 책 출간, '생각의 크기가 시장의 크기다'

▲ 이해선 한국마케팅협회 회장(왼쪽)이 새 책 '생각의 크기가 시장의 크기다'를 냈다. <세이코리아>

[비즈니스포스트] 비트, 햇반, 설화수, 이니스프리, 코웨이...

한국 사람은 누구나 알고 있는 토종 브랜드 이름이다. 이 브랜드의 성공 뒤에는 성공적 마케팅이 있다.

세이코리아가 낸 새 책 ‘생각의 크기가 시장의 크기다’는 이 브랜드들의 성공을 견인한 이해선 한국마케팅협회 회장이 쓴 책이다.

이 회장은 ‘한국 마케팅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인물로 40여 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며 쌓아온 경영 및 마케팅 경험과 인사이트를 이 책에 담았다.

CJ제일제당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뒤 한국에서 막 태동한 마케팅에 흠뻑 빠져 마케팅과 마케터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던 이야기부터 비트와 미쟝센, 이니스프리, 햇반, 설화수 등 그가 손을 댔던 프로젝트마다 소위 ‘대박’을 친 뒷이야기를 담았다.

“그렇게 많은 브랜드들을 성공시킨 비결이 무엇입니까?”

이 회장이 받는 단골 질문이다.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생각해보니 제가 수행한 조 단위 프로젝트가 열 개 남짓 되더군요. 제법 긴 시간 줄기차게 마케팅 한 길만 달려왔죠. 제가 내린 결론은 ‘생각의 크기가 시장의 크기’라는 것입니다. 비즈니스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이 생각이 전략과 실행으로 이어집니다. 생각의 크기는 너무나 중요해요. 비즈니스를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고 큰 부를 쌓은 사람들을 돌이켜보면 그들은 예외 없이 생각의 크기가 큰 존재들이었습니다. 애초 ‘그만한 생각을 했기에’ 그만한 기업을 일굴 수 있었던 거예요.”

그가 대표이사를 맡았던 코웨이에는 이 회장의 이런 생각을 보여주는 특이한 공간이 있다.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에는 60여 년 전 미국항공우주국이 사용했던 필터 시스템이 전시돼 있다. 코웨이와 우주가 도대체 무슨 관계가 있길래 이런 공간을 마련했을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

이해선 회장은 코웨이 사업의 중심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가 우주에서도 사용되는 아이템이라고 생각했다. 우주에서 물과 공기가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십시오. ‘한국’도, ‘세계’도 아닌 ‘우주’로 사업의 개념을 확장했을 때 우리의 사고가 얼마나 폭넓고 깊어지겠습니까?”

이 회장은 코웨이를 이끌 때 회사의 정체성을 재정비하며 사업의 개념을 우주로 확장하고 “우리가 하는 사업은 우주 사업의 일부다”는 메시지를 의식적으로 강조했다. 사업은 ‘생각의 결과물’이고 그 생각의 가치와 크기가 결과를 결정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생각의 크기가 시장의 크기다’의 출발점은 이 회장이 매일 빼곡히 쓴 수첩 250여 권이다.

이 회장은 인상적인 순간을 만날 때,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때,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그만의 방식으로 시처럼 생각을 수첩에 정리했다. 평사원일 때는 바쁘다는 이유로 미처 메모를 모아둘 생각을 못 했지만 20여년 전 임원이 되는 순간부터 모든 메모를 노트에 정리하기 시작해 해달 한 권씩 썼다.

책에서는 세계적인 경영·마케팅 전문가인 필립 코틀러, 제프 베이조스,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수닐 굽타 등과 돈독한 친분을 유지하며 인사이트를 나눠온 글로벌 마케터이자 경영자의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세이코리아는 “마케팅과 브랜딩, 혁신, 경영 등 마케터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 아젠다를 쉽고 친근한 문체로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한국에서 조 단위 프로젝트만 10여 개를 수행한 최고 마케터가 전해주는 통찰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저자 이해선 회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1982년 삼성그룹 시절 제일제당에 입사한 이후 빙그레와 아모레퍼시픽(옛 태평양)을 거쳐 CJ오쇼핑 대표, CJ제일제당 식품사업 공동대표 등을 역임했다.

2016년에는 코웨이로 이동해 대표이사를 맡았다. 현재는 코웨이 비상근 고문으로 있으며 2017년부터 사단법인 한국마케팅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