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E·C클래스 융합' 벤츠 CLE 쿠페, 우아함과 역동 사이 반전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쿠페.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메르세데스-벤츠가 준중형 세단 C클래스 쿠페와 준대형 세단 E클래스 쿠페를 통합한 '디 올 뉴 메르세데스-벤츠 CLE 쿠페'를 최근 국내 출시했다.

킬리안 텔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품 마케팅 및 디지털 비즈니스 부문 총괄 부사장은 "CLE 쿠페는 더 넓은 공간을 원하는 C클래스 고객과 더 스포티한 주행 경험을 추구하는 E클래스 고객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선 실용성 높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세련된 스타일과 역동성에 주안점을 둔 쿠페 모델에 관한 수요는 계속 줄고 있다.

CLE 쿠페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예측처럼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지 시승행사에 참가해 직접 타봤다.
 
[시승기] 'E·C클래스 융합' 벤츠 CLE 쿠페, 우아함과 역동 사이 반전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쿠페 정면부. <비즈니스포스트>

◆ 스포티한 외관에 첨단 편의사양 채워넣은 실내, 쿠페지만 넓은 2열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에서 CLE 쿠페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차량으로는 최상위 트림인 9600만 원짜리 'CLE 450 4매틱 쿠페'가 제공됐다.
 
CLE 쿠페를 앞에서 보면 낮게 설계된 긴 후드와 그 위에 자리잡은 2개의 파워돔이 공격적 인상을 준다.

후드 앞단에 붙은 그릴은 아래쪽이 살짝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상어 코(샤크 노즈)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유광 검정 색상의 그릴에는 벤츠 특유의 삼각별이 자리했다.

2도어 쿠페인 시승 차량의 외관 특징은 옆에서 볼 때 가장 도드라졌다.
 
[시승기] 'E·C클래스 융합' 벤츠 CLE 쿠페, 우아함과 역동 사이 반전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쿠페 측면부. <비즈니스포스트>

지면에 붙을듯한 낮은 차체와 긴 전장, 짧은 오버행(앞뒷바퀴 중심에서 차 앞뒤 끝단 사이 거리)은 보닛에서 A필러(차체와 차 지붕을 잇는 첫번째 기둥)를 따라 완만하게 올라가다 날렵하게 떨어지는 차량 실루엣과 어우러져 곧장 치고나갈 듯한 역동적 이미지를 준다.

CLE 쿠페는 기존 E클래스 쿠페와 비교해 전고가 15mm 낮아지고 전장은 5mm 길어졌다.
 
뒷 부분에선 매끄러운 라인 속 근육질 차체가 돋보였다. 

CLE 쿠페의 모든 라인업 외관에는 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AMG 라인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AMG 전용 프론트·리어 에이프런(공기 제동판), 차량 색상으로 도색된 AMG 사이드 에이프런, AMG 전용 배기구(머플러) 등을 갖춰 역동성을 더했다.
 
[시승기] 'E·C클래스 융합' 벤츠 CLE 쿠페, 우아함과 역동 사이 반전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쿠페 후면부. <비즈니스포스트>

다만 디자인을 차용한 것인 만큼 실제 머플러는 AMG 머플러 모형 아래 히든 타입으로 자리잡고 있다.

타이어는 20인치 AMG 멀티 스포크 경량 알로이 휠이 기본으로 적용됐다.

실내 들어서면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1.9인치 세로형 중앙 디스플레이가 시선을 끈다.

중앙 디스플레이는 조작하기 쉽도록 운전자 쪽으로 6도 가량 기울어져 있다.

또 시승 차량은 △운전자와 동승자의 동작과 시선을 인식해 차량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MBUX 인테리어 어시스턴트 △실내 온도, 조명, 음악, 열선 및 통풍 시트 등을 유기적으로 조절해 주행 환경을 지원하는 에너자이징 패키지 플러스 △쾌적한 실내 주행 환경을 제공하는 에어 밸런스 패키지 등 다양한 편의사양을 기본 탑재했다.
 
[시승기] 'E·C클래스 융합' 벤츠 CLE 쿠페, 우아함과 역동 사이 반전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쿠페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쿠페 모델인 만큼 2열 좌석은 상대적으로 열악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승차는 반전을 선사했다.

먼저 차문이 2개뿐이지만 1열 좌석의 고리만 잡아당기면 1열 시트가 앞으로 접혀나와 탑승하는데 불편함이 거의 없었다.

2열에 앉았을 때는 C클래스와 E클래스의 장점을 결합했다는 벤츠의 설명 중 일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열에 다리를 놓을 공간이 생각보다 넓게 확보된 데다 1열 시트가 얇고 앞으로 휘어진 형상을 하고 있어 후석 탑승자도 큰 불편 없이 장거리여행을 즐길 수 있을법해 보였다.

CLE 쿠페는 C클래스 쿠페와 비교해 휠베이스(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거리)가 25mm 길어졌다. 이에 뒷좌석 머리 위 공간과 다리 공간이 각각 10mm, 72mm씩 증가했다.

◆ 역동적 가속성능 속 부드러운 우아함

시승은 청담동을 출발해 경기 양평군에 위치한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약 100km 구간에서 진행했다.

시승 차량은 운전을 하는 동안 곳곳에서 반전 매력을 선보였다.

복잡한 서울 강남 일대를 지나는 구간에서 조용하고 부드럽게 움직이던 차는 고속도로에 올라 액셀을 강하게 밟자 놀랄만한 가속 성능을 보였다.

CLE 450 4매틱 쿠페는 직렬 6기통(M256) 2999cc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최고출력 381마력(ps), 최대 토크 51kgf·m의 성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4.4초에 불과하다. 경쟁 모델인 아우디 A5보다는 1초 가량 빠르고, BMW의 최상위 트림인 M440i x드라이브(4.5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승기] 'E·C클래스 융합' 벤츠 CLE 쿠페, 우아함과 역동 사이 반전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쿠페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세단보다 낮은 차체를 갖춘 시승차는 특히 가속페달에 즉각 반응하면서도 부드럽고 안정감 있는 주행 감성을 보여줬다. 뛰어난 가속 성능을 갖춘 가운데에도 우아하게 움직인다는 인상을 줬다.

CLE 쿠페의 모든 라인업에는 통합 스타터 제너레이터(ISG)가 탑재돼 가속할 때 추가적 힘을 제공한다. 이는 터보 엔진 특유의 페달 조작과 실제 가속 사이 시차를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준다. 아울러 엔진에 ISG에 맞춰 개발한 9단 변속기를 물려 최적의 성능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시승 차량은 곡선 도로가 이어지는 구간에서 스티어링 휠을 거칠게 꺾을 때도 흔들림없이 민첩하게 긴 차체를 돌리며 안정적 주행을 이어갔다.

좁은 도로에서 유턴을 할 때는 또 한 번 반전이 있었다. CLE 쿠페는 E클래스 쿠페보다도 전장이 5mm 더 길어졌지만 '힘들겠다' 싶은 순간에도 한번에 긴 차체를 돌려세웠다.

시승차에 탑재된 리어 액슬 스티어링 기능은 뒷바퀴를 최대 2.5도 돌려주는데, 이에 따라 CLE 쿠페 회전반경은 C클래스 쿠페보다 최대 50cm가 줄었다.
 
[시승기] 'E·C클래스 융합' 벤츠 CLE 쿠페, 우아함과 역동 사이 반전 매력

▲ 메르세데스-벤츠 CLE 450 4매틱 쿠페 후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수입 모델의 공통된 단점으로 지적되는 순정 내비게이션 성능은 시승차에서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표시되는 경로정보가 쉽게 읽히지 않았을 뿐더러 양평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고속도로 터널에선 5km 가량을 주행하는 동안 현재 위치를 찾지 못하고 '지도 상에 없는 도로'라는 메시지를 디스플레이에 내보냈다.

CLE 쿠페 구매자에 다행인 점은 회사가 올 하반기부터 차량에 최적화한 티맵 오토(TMAP AUTO) 차량용 내비게이션을 지원하기로 것이다. 2025년식 차량부터 기본 탑재되는데 2024년식 차량을 이미 인도 받은 구매자는 티맵 오토 출시 뒤 서비스센터에서 무상으로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다.

CLE 쿠페는 국내에서 CLE 200 쿠페와 CLE 450 4매틱 쿠페 등 2가지 라인업으로 제공된다. CLE 450 4매틱 쿠페가 이달 고객 인도를 시작한 데 이어 3월 중 CLE 200쿠페도 인도될 예정이다.

가격은 CLE 200 쿠페 7270만 원, CLE 450 4매틱 쿠페 9600만 원이다.

약 150분 동안 이어진 왕복 약 100km 시승 코스에서 시승차 연비는 갈 때 리터당 11.7km, 올 때 13.0km를 기록했다. CLE 450 4매틱 쿠페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10.9km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