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 ‘패착’ 되나, 테슬라에 1천억 이상 투자한 운용사 불만 표출

▲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2일 폴란드 오스비에침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비르케나우 강제 수용소 현장을 방문해 자료사진을 보고 있다. 2023년 11월 반유대주의에 동조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비판을 받은 뒤 행보다. 무등을 탄 인물은 3살배기 아들인 엑스 애쉬 에이-트웰브(X Æ A-Xii).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에 장기간 투자해 온 주요 투자사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에 직접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가 테슬라 경영에 집중하는 대신 다른 기업의 업무를 우선시하면서 테슬라의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다. 

2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테슬라에 꾸준히 투자를 이어온 로스 거버 CEO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을 통해 “머스크가 자신의 임무를 전혀 수행하지 않고 있다, 테슬라 투자자들은 파티가 끝났다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비판 의견을 쏟아냈다. 

로스 거버는 투자회사 거버 가와사키 자산운용의 CEO다.

거버가와사키 자산운용은 2024년 1월26일 기준으로 테슬라 주식을 39만8199주, 금액 기준으로는 9963만 달러(약 1332억 원) 어치를 들고 있다. 

지분율로 따지면 0.37% 정도지만 테슬라 사업 초창기인 10여년 전부터 계속 투자하면서 머스크 CEO의 회사 운영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랬던 투자사가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 결정을 전면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거버 가와사키 자산운용과의 의견 불일치는 머스크 CEO가 처한 현재 상황을 단편적으로 드러낸다”고 짚었다. 

거버 CEO는 일론 머스크가 2022년 10월 개인 자금과 은행 투자금을 합쳐 440억 달러(약 58조8266억 원)에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우려가 커졌다고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설명했다. 

이후 머스크 CEO가 트위터에서 대규모 인력을 해고하고 인종차별적 성격의 실언을 남기는 등 부정적인 모습을 연이어 보이면서 테슬라의 기업 가치에도 악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거버 CEO가 운용하는 자금에 돈을 넣은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매도하라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가 최근 자신이 테슬라의 지분 25%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테슬라 주주들에게 요청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더욱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의사 결정권을 쥐고 인공지능(AI) 및 로봇 공학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겠다는 명분이었지만 거버 CEO는 이를 두고 '망상에 가까운 생각'이라는 평가까지 내놨다.

거버 CEO는 “저는 테슬라뿐 아니라 X(구 트위터)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가 곤경에 처할 때 마다 그의 곁을 지켰다”라며 “이제 그에게는 현실 감각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거버 가와사키 자산운용 외에 다른 테슬라 투자사인 밸류엣지 어드바이저도 머스크 CEO의 요청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