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1월] 정부여당 총선 겨냥 보폭 확대, 야당은 분열 본격화

윤석열 대통령이 1월10일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고양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참석자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정부여당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전열 정비를 마쳤다.

윤석열 대통령은 2기 내각을 꾸리고 대통령실도 개편했다.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를 출범하고 이준석 전 대표와 결별했다.

◆ 정부 총선 겨냥 민생 드라이브, 정치인이 된 한동훈

윤석열 대통령은 임기 3년차를 맞이하는 올해 국정 키워드로 ‘민생’을 부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올해를 민생회복의 한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23년 신년사에서 한 번도 등장하지 않던 ‘민생’은 2024년 신년사에서 9번이나 거론됐다. 

새해 첫 일정인 현충원 참배 때도 방명록에 “민생경제에 매진하겠다”고 적었다. 참모들과 조찬을 하는 자리에서도 “민생을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2일 경제계 신년인사회 격려사에서도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놓치지 않겠다”고 언급했고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각계 대표 신년인사회에서도 “올해도 민생을 위해 열심히 일하자”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처 업무보고에도 ‘민생토론회’라는 이름을 붙이고 전국을 돌며 총선 표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활력있는 민생경제’, 10일 ‘국민이 바라는 주택’에 이어 일자리·중소기업·국민안전·돌봄·교통·의료개혁·미디어정책·저출산대책·에너지정책 등 국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 방식 업무보고를 진행한다.

윤 대통령은 앞서 12월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8명의 국무위원을 교체하는 개각을 진행했다. 정치인 출신 장관들을 내보내 총선 출마 길을 열어주고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도 정부를 떠나 정치권으로 옮겨가도록 했다.

여기에 대통령실도 3실장 체제를 갖추고 국가안보실 3차장, 과학기술수석 등을 신설해 조직을 개편했다. 임기 초부터 함께 한 김대기 전 비서실장이 물러난 자리에 이관섭 비서실장을 새로 임명해 국정 컨트롤타워로 힘을 실었다.

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을 통해 국정운영 고삐를 다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총선이라는 큰 정치일정이 있는 만큼 지난해 ‘이념’을 강조했던 데서 벗어나 ‘민생’을 챙기는 일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민이 정책을 체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향후 국정운영에서 소통을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윤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도 민생을 언급하며 공공분야 홍보의 대표적 성공사례인 충추시 유튜브 충TV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윤 대통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데 이어 올해도 기자회견 진행 여부가 불투명하다.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2022년 8월이 마지막이며 출근길 약식회견(도어스테핑)도 2022년 10월 이후 끊겼다. 참석자 선정이 불투명하고 비공개로 진행하는 민생토론회로 직접 소통을 대체하기는 역부족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비정치인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리고 직접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인재 영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비대위에 30~40대가 다수 배치됐고 영입인재에는 2002년생이 포함돼 젊은 층을 공략하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한 위원장은 새해 들어 전국을 순회하며 지역 민심 훑기에도 나섰다. 2일 대전과 대구를 시작으로 4일 광주, 5일 수원, 8일 원주, 9일 청주, 10일 창원과 부산을 차례로 방문하며 당 지지세를 다졌다.

한 위원장의 숙제는 쌍특검법·이태원특별법 등 민주당발 입법 공세에 대응하는 일이다. 민주당이 단독으로 처리한 법안들이지만 여론지형이 정부여당에 불리하게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이미 쌍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상황에서 이태원특별법에도 거부권을 행사하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한 위원장이 정치적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일부 비대위원과 영입인사들에 제기된 논란에도 대처해야 한다. 이미 노인 비하 발언으로 민경우 전 비대위원이 사퇴한데 이어 박은식 비대위원의 독립운동가 폄하발언에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등 잡음이 지속되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 1호 인재인 박상수 변호사의 과거 발언도 도마 위에 올라 있다.

한 위원장은 5일 “국민들이 공감하지 않는 극단적 혐오 언행을 하는 분은 우리 당에 있을 자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10일에는 “논란이 되는 철학이라면 같이 갈 수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제 공인이 됐기 때문에 더 언행이 신중할 것으로 본다”고 옹호했다.
 
[데스크리포트 1월] 정부여당 총선 겨냥 보폭 확대, 야당은 분열 본격화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에서 퇴원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피습에 현역 의원 탈당까지 어수선한 민주당

야당에서는 연초 원심력이 크게 작용하면서 총선 전선에 먹구름이 꼈다.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 탈당이 현실화한데다 이낙연 전 대표도 결별을 선언한다.

이재명 대표와 이 전 대표는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강하게 충돌한 뒤로 민주당 내 갈등구도를 형성해 왔다. 정세균·김부겸 총리 등 총선을 앞두고 통합해야 한다는 원로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결국 노선과 계파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갈라서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전 대표는 창당을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9일에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등과 함께 연대 목소리를 내는 등 3지대 세력화에도 상당히 기울어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민주당 내 비명계 의원모임 원칙과상식 소속 의원 3명은 이 전 대표에 앞서 10일 탈당했다.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중심 단결만 외치고 있어 윤석열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새로운 가치, 새로운 비전,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는 정당이 필요하다”며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 연합하겠다”고 말해 다른 신당 세력과 연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장 이들에 이어 당을 나오는 이낙연 전 대표와 손잡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원칙과상식 의원들과 이 전 대표가 조만간 함께 창당 절차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들보다 먼저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 의원도 있다. 이 의원은 8일 국민의힘 입당식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사설정당이자 방패정당”이라고 비난하며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온다는 다부진 생각으로 입당하게 됐다”고 밝혔다.

탈당 의원들을 향한 민주당 내 시선은 곱지 않다. 당장 이상민 의원만 해도 5선 의원이 정당을 갈아탄 일이 이례적인 데다 전에도 한 차례 민주당계 정당에서 국민의힘계로 당적을 옮긴 적이 있어 ‘철새’ ‘배신의 정치’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당내 민주주의를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결국 공천을 받지 못할 것 같으니 당을 떠나는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친명계 비례대표 의원이나 원외 당협위원장이 도전하고 비명계 예비후보가 공천 부적격 판정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칙과상식 소속으로 활동한 윤영찬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을 하는 날 급작스럽게 잔류를 선언했는데 공천 가능성이 높아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 지역구 경쟁상대인 현근택 민주연구장 부원장이 윤리감찰을 받게됐기 때문이다.

현 부원장은 술자리에서 지역 정치인 비서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한 일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9일 이재명 대표와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이 ‘공관위 컷오프’ ‘엄중 경고’ 등 징계 수위를 문자로 주고받은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공천이 진행되면 당내 갈등은 갈수록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거나 3지대 신당에 합류하는 인사도 늘어날 수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당 역량을 결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지지층 이탈을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직 이재명 대표는 정초 흉기 피습 여파로 당무에 공식 복귀하진 않았다. 여당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전국을 돌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 대표는 2일 부산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돌아보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를 자처하며 사인을 요청한 남성에게 흉기로 목 부위에 자상을 입었다. 피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고 이 대표는 응급처치 후 구급차와 소방헬기를 이용해 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산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이 대표는 가족의 요청으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고 이 과정에서 헬기이송이 이뤄졌다. 이 때문에 특혜 논란과 지역 의료 무시 논란 등이 일기도 했다.

이 대표는 2시간가량 경정맥 혈관재건술을 받았고 사건 발생 8일 만인 10일 퇴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정치를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10일 피의자의 주관적 정치신념이 극단적 범행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공동정범과 배후세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원과 변명문 등의 내용은 비공개했다. 김디모데 정책&건설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