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면세점업황의 회복을 낙관했던 것이 ‘실수’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28일 “브랜드 및 유통 플랫폼업에서 올해 가장 큰 회복세를 기대했던 분야는 면세점이었다”며 “2022년 하반기부터 전세계 여행객 수 회복이 본격화하기 시작했고 올해 한국인의 해외 여행도 급증했는데 면세에서 고마진 고객에 해당하는 개인고객이 회복되면 수익성이 크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다”고 바라봤다.
 
신영증권 "면세업황 회복 낙관했던 것은 잘못, 사업구조 전환에 시간 걸려"

▲ 올해 면세점업황의 회복을 기대했던 것이 실수였다는 분석이 신영증권에서 나왔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면세구역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 3년 동안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매출에 오로지 의존했던 면세업계는 기형적인 알선수수료 체계 탓에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여행 재개만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했었다고 서 연구원은 되돌아봤다.

알선수수료는 단체관광객을 유치한 여행사나 가이드 등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뜻한다. 면세점기업들은 따이공을 유치하는 중국 여행사에게 최소 30% 이상의 수수료를 지급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나빠진 바 있다.

하지만 ‘관성’을 간과했었다고 서 연구원은 강조했다.

그는 “3년 동안 따이공만을 상대로 상품기획(MD), 재고 관리, 소싱, 운전자본, 조직운영 등 모든 사업역량을 집중했던 까닭에 면세업 운영이 ‘소품종 대량매출’에 최적화돼 왔다”며 “이렇다보니 개인 고객에 맞는 사업 구조로 전환을 하는 데까지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봤다.

서 연구원은 “면세업에서 한국인의 해외 여행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입국(인바운드)인데 인바운드 고객 가운데 실질적으로 수익에 기여하는 것 또한 중국인 관광객이라는 사실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었다”며 “따이공을 대체할 수 있는 고객 역시 아직은 중국인이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올해 8월 중국 정부가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을 허용한 것도 면세점업황의 회복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였다고 봤다.

서 연구원은 “단체관광객의 한국 입국 역시 관성을 감안해 기대감을 늦출 것을 권했었다”며 “정책은 완화했지만 단체관광객이 움직이자면 비행기가 있어야 하고 잘 곳도 마련돼야 하고 관광상품도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게 하루 아침에 뚝딱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중국인의 단체관광에 따른 면세점업황의 회복이 내년 봄쯤에는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