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리포트 11월] 부동산 경기 회복 내년도 장담 못 해, 건설업계 경영진 세대교체 분위기

▲ 부동산 경기 회복을 내년에도 장담하지 못하면서 건세업계에 경영진 세대교체 분위가가 뚜렷하다. 5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정부는 부동산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애를 썼다.

정책 효과가 없지는 않았으나 여전한 금리 인상 압력 등 한계도 뚜렷했다. 내년 부동산·건설시장 역시 획기적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 충분치 않은 부동산시장 온기, 내년도 만만찮아

2023년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올해 부동산·건설시장이 다소 회복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전 수준을 되찾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1일 내놓은 ‘2024 주택·부동산 경기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9월 잠정치 기준으로 올해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는 9.31%, 서울은 13.05% 상승했다. 

2021년 10월부터 15개월간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가 24.7%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 들어 8월까지 아파트 매매거래량 역시 예년 평균과 비교해 수도권은 65.2%, 지방광역시는 65.4% 수준에 그쳤다.

올해 시장 회복에는 정부의 정책이 한몫했다. 연초 투기지역 해제부터 대출규제 완화가 부동산 시장 심리 개선을 뒷받침했고 특례보금자리론 운영, 시중은행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출시 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삼성증권은 10월10일 내놓은 부동산업종 산업리포트에서 “금리 상승과 PF시장 리스크 대두로 대혼란을 겪던 주택시장은 2022년 말부터 시작된 강력한 부양책으로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며 “2023년 2분기부터 가격, 청약률, 거래량 등 모든 지표가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2024년 부동산시장은 침체를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정책여건과 글로벌경기 등 외부 불확실성이 큰 데다 금리인상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급격하게 감소한 주택 인허가로 전반적으로 건설 경기 역시 부진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3년 주택 인허가를 2022년(52만 건) 대비 크게 감소한 38만 건, 2024년 인허가를 35만 건으로 전망했다.

건설산업연구원은 분양물량도 2023년 25만 가구, 2024년 26만 가구로 공급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부동산 가격은 2023년 3.7%, 2024년 2.0%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 역시 2024년 국내 주택시장이 약한 침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증권은 “재건축 활성화와 다주택자 규제완화, 종부세 부담 완화 등으로 예상되는 일부 고가주택 강세를 전반적 주택시장 회복이라고 하기 어렵다”며 “2024년 대부분의 지역은 침체기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상상인증권도 2024년 경제 및 금융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국내 건설 경기의 완연한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의 어려움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자금 조달 환경 악화로 재무능력에 따른 편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손실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PF를 통한 자금조달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바라봤다. 신영증권은 “신규수주에서 시공사 자체 자금 여력 비중이 확대돼 대형사와 중소형사 양극화가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스크리포트 11월] 부동산 경기 회복 내년도 장담 못 해, 건설업계 경영진 세대교체 분위기

▲  허윤홍 GS건설 미래혁신대표 사장(맨 앞쪽열 왼쪽 5번째)과 GS건설 서초동 연구개발(R&D)센터 입주 임직원이 10월5일 GS건설 서초타워 제막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GS건설 >

◆ GS건설이 쏘아올린 건설업계 세대교체 신호탄

건설업계 대표 장수 경영자였던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이 CEO 자리를 허창수 회장의 장남 허윤홍 사장에게 넘겼다.

올 들어 GS건설이 시공한 인천 검단 LH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의 여파가 경영진 교체의 방아쇠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지나 시기적으로도 오너4세 경영 시기가 무르익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허창수 회장이 만 74세로 고령인 데다 최근 이사회 불참 사례가 잦아지는 등 서서히 허윤홍 사장으로 경영의 무게추가 옮겨가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더욱이 GS건설에서 허윤홍 사장이 맡아온 신사업 분야 성과도 가시화하고 있어 경영 승계에 적당한 시점으로 여겨진다.

이미 다른 GS그룹 오너 4세들 가운데에도 회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사례가 많아 허윤홍 사장의 CEO 취임이 어색하지 않다.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 허자홍 에이치플러스에코 대표이사, 허제홍 엘앤에프 이사회 의장 등이 허윤홍 사장과 같은 항렬의 GS그룹 오너 경영인이다.

허윤홍 사장의 CEO 발탁은 부친 허창수 회장과 비교하면 약간 이른 편이다. 허 사장은 44세로 허창수 회장은 같은 나이에 금성산전(현 LS일렉트릭)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47세인 1995년 LG전선(현 LS전선) 회장에 오르면서 본격적으로 경영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허윤홍 사장의 GS건설 CEO 선임이 건설사 전반의 경영진 교체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최근 우철식 태영건설 사장이 선임 9개월 만에 자진 사퇴하는 등 경영 악화와 세대 교체 등 인사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시선이 고개를 든다.

당장 건설업계 1~2위인 삼성물산의 오세철 사장과 현대건설의 윤영준 사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마창민 DL이앤씨 사장,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사장,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 박철희 호반건설 사장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 중 6곳의 CEO 임기가 끝난다.

이 밖에도 이재규 태영건설 부회장, 김팔수 서희건설 대표, 허상희 동부건설 부회장 등 건설업계 장수 CEO들 가운데에도 임기 만료를 앞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디모데 정책&건설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