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자본주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그레타 툰베리를 기억한다

▲ 스웨덴 국적의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버리가 2022년 6월9일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을 펼치는 모습. <그레타 툰베리 페이스북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코로나19가 끝나고 여행객이 급격히 늘고 있다.

올해 7월을 기준으로 내외국인 출입국자수는 318만 명을 넘어서 2022년 7월 대비 무려 236%가 증가했다. 이 중 내국인 출국자수는 2019년 7월과 비교할 때 82%나 확대됐다.

코로나19에 상황에서 억눌려 있던 여행본능이 분출하는 상황이다. 그로 인해 관광업, 항공업 등도 그동안의 침체를 딛고 일어서고 있다. 

풀뤼그스캄(Flygskam), 스웨덴어인 이 말을 영어로 풀면 플라이트 쉐임(Flight Shame)으로, 비행기로 여행하는 일을 부끄럽게 여긴다는 뜻이다. 2019년 유엔 본부에서 열린 기후행동정상회의에서 세계정상들에게 호통과 호소로 기후위기의 해악을 전한 그레타 툰베리가 그 캠페인의 당사자다. 

풀뤼그스캄 캠페인 이전에 그레타 툰베리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에도 앞장섰다. 당시 9학년이었던 그녀는 스웨덴에 유례없는 폭염과 산불이 발생하자 9월9일 스웨덴 총선까지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그렇다고 집에 있지도 않았다. 그가 학교 대신 찾아간 곳은 국회 앞이었다. 매일 수업시간이 되면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고 적힌 팻말을 듣고 국회 앞에서 시위에 나섰다. 그의 요구 내용은 늘어난 스웨덴 정부에게 탄소배출량을 줄이라는 것이었다.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이후 그녀의 행동은 플뤼그스캄으로 이동했다. 그 캠페인 실천의 일환으로 당시 16살이던 툰베리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보트를 운송수단으로 삼았다. 영국 플리머스항을 출발한 툰베리는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4800km의 항해를 통해 뉴욕에 도착했다.

툰베리가 이용한 운송수단은 주요 전력원이 태양빛으로 이산화탄소를 일체 내뿜지 않는 보트였다. ‘느리더라도 이동할 때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항공기가 아닌 자전거, 버스 등 육상 교통수단을 이용하자’는 풀뤼그스캄 운동에 딱 맞는 실천이었다. 

하지만 여행각들 가운데 플뤼그스캄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관광객, 유학생 등 국가 간 이동하는 사람이 늘면서 항공기에서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은 점차 증가하게 될 것이다.

국제과학자그룹인 ‘글로벌 탄소프로젝트’는 2022년 11월 ‘글로벌 탄소예산 2022’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항공기에 의한 탄소배출을 경고하고 있다. 승객 한 명을 기준으로 보면 항공기를 이용할 때 버스보다 4배 탄소를 배출한다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 해 미국에서 1600만 대 이상의 비행기가 이륙하고 있다고 한다. 항공기의 탄소배출량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5%로 국가 간 이동객이 늘면 비행기가 내뿜는 탄소량도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버스의 경우에는 이미 전기버스가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으며 수소버스도 개발돼 적용되고 있다. 청정버스 확대를 고려하면 승객 1인 기준의 탄소배출량 비교에서 항공기를 탑승했을 때 배출되는 탄소배출량이 더 늘어날 것이다. 

국제사회의 탄소배출량 절감 요구는 항공업계에도 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주조)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항공사들의 움직임은 빨라지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 총회에서는 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모여 2050년 탄소중립 공동목표에 합의했다. 

항공 관련 모든 경영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공기의 ‘청정연료’ 도입이다. 또 최신 항공기를 도입해 연비를 개선하고 항공기 엔진을 물 세척해 운항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다. 청정연료 도입에서 대두되는 것이 바로 ‘수소연료’의 도입이다. 우리 국적기인 대한항공도 수소연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술혁신은 ESG경영을 안착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항공기업마다 항공유의 대체연료 전환을 위해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의 이러한 노력은 그레타 툰베리의 플뤼그스캄 행동을 막고 국가간, 대륙간 이동에 있어서도 인류의 책임을 다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지금이다. 현재 항공기업이 사용하는 항공유는 여전히 탄소중립에 해가 되고 있으며 가야할 길은 멀다. 그레타 툰베리의 호소와 실천이 여전히 유효한 이유다. 

“기후변화로 생태계 전체가 무너지고 대규모 멸종의 시작을 앞두고 있지만, 전 세계 지도자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가 2019년 9월 세계 정상들에게 절절하게 호소하고 꾸짖었던 그 말들을 다시 상기해야 한다. 그 말은 정책을 담당하는 정상들을 향하고 있다. 정부는 기업의 기술혁신을 통한 선한 의도를 존중하고 이 의도가 실효를 얻을 수 있도록 정책 전환과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 

플뤼그스캄이 아닌 수소에너지 등과 같은 항공유를 이용한 항공기를 사용할 날을 기대해 본다. 그레타 툰베리의 추상같은 호소가 ESG경영을 실천하는 항공업계의 변화 역시 이끌어내기를 바란다. 그리고 가장 먼저 그 호소를 담아낼 곳은 바로 각국 지도자들이다. 

우리도 이 호소를 지속가능한 정책화로 담아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기업의 변화를 이끌고 반영하고 추동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을 주문한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