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일본 수산물 수입 통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어민 반대 이어져

▲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일본산 수산물 최대 수입처 가운데 홍콩은 일본 10개 현에서 나오는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다. 사진은 22일 일본 도쿄에서 오염수 방류 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는 어민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냉각수 등을 포함한 오염수를 24일 방류하겠다고 결정한 가운데 주변국과 일본 어민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각) 가디언과 NHK뉴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을 놓고 주변국의 항의와 일본 어민들의 반대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염수 방류를 위한 관계 각료회의를 마친 뒤 "24일에 날씨와 해양 조건이 맞으면 오염수 방류는 곧바로 이루어질 것”이라며 “(도쿄전력은) 신속하게 방류 작업을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내년 3월까지 처리된 오염수 3만 천 톤 가량을 방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도쿄전력이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는 134만 톤으로, 올림픽 경기용 수영장 500개 분량이다. 현재 속도대로라면 오염수는 약 30년 동안 바다로 흘러나가게 된다. 

일본 정부의 발표 후 홍콩은 일본 사이타마와 후쿠시마 등을 포함한 10개 현에서 생산 냉동 및 냉장 수산물 수입을 모두 금지한다고 밝혔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방류 결정을 반대한다”며 “현재 우리 공무원들에 모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일본의 주변국 가운데 한국과 중국은 이미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부터 후쿠시마 등 일부 지역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결정이 발표되자 다루미 히데오 주중 일본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정부의 결정은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며 “그렇게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그대로 일본 국내에 두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일본과 도쿄전력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년 동안 후쿠시마 오염수 정화시설을 시찰해 오염수가 자연과 인간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결론 짓고 방류를 승인했다.

일본이 오염수를 처리한 방법이 다른 원자력 발전소들이 방류하는 냉각수 처리와 유사한 방법을 거쳤으며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와 기타 방사능 잔여물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국제원자력기구는 밝혔다.

코바야카와 토모아키 도쿄전력 사장은 공식 석상에서 “도쿄전력은 방류를 진행하는 동안 자사의 평판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방류 절차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국내 수산물 업계의 반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장은 기자회견에서 “많은 어민협회들이 정부의 설득에 넘어갔다”며 “하지만 우리는 반대를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과학적으로는 오염수의 안전성이 증명되었을지는 몰라도 일본산 수산물의 인식이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사히 신문이 19일부터 20일까지 진행한 전화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5%가 “정부가 일본 수산물 평판 회복을 위해 충분히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어민들의 우려는 충분히 전달받았고 계속해서 소통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안전성의 확보부터 어업 대책의 진척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새롭게 마련하는 등 대응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홍콩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단하는 조치와 관련 기시다 총리는 “국내외 수산물 소비 증진 대책 마련과 수출 다변화를 위한 판로 개척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