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메디포스트가 국내에서 허가받은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을 미국에 선보이기 위한 밑준비에 착수했다.

메디포스트의 미국시장 진출은 신규 의약품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상 시너지를 창출할 기회이기도 하다. 회사는 캐나다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을 운영하고 있어 현지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하다.
 
메디포스트 줄기세포치료제 미국 진출 본격화, 재무적 성과는 시간 필요

▲ 메디포스트가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의 미국 진출을 위한 임상3상을 준비한다.


26일 메디포스트에 따르면 유상증자를 통해 카티스템 미국 임상3상 등에 필요한 자금 1200억 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후 2024년 4분기 임상3상을 신청해 2025년 1분기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카티스템은 제대혈(탯줄과 태반에 남은 신생아 혈액)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골관절염 환자 무릎에 주사하면 특정 단백질을 분비해 연골을 재생하고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난다. 한국에서 2012년 품목허가를 받은 뒤 매해 판매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연평균 38.9% 성장률을 보여 매출 195억 원을 기록했다.

메디포스트는 한국에서 카티스템 상용화에 성공한 만큼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으로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국에서 카티스템 임상을 진행하고 제품을 공급하려면 현지 생산시설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카티스템은 제조 후 48시간 이내에 환자에게 투여하도록 규정돼 있어서다. 약을 만드는 곳과 실제로 투여하는 곳이 멀리 떨어질수록 기한을 맞추기 어려워진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지난해 메디포스트에 인수된 캐나다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기업 옴니아바이오다. 옴니아바이오는 북미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가 및 동종 세포치료제, 유전자 변형 세포치료제, 줄기세포치료제, 키메라항원수용체-T세포(CAR-T)치료제 등 다양한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제공해왔다.
 
메디포스트 줄기세포치료제 미국 진출 본격화, 재무적 성과는 시간 필요

▲ 메디포스트 '카티스템'의 미국 진출을 캐나다 CDMO기업 옴니아바이오가 보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옴니아바이오 캐나다 온타리오 생산시설 증설 현장. <옴니아바이오>


최근에는 메디포스트의 투자를 기반으로 생산 역량을 키우는 중이다. 기존 3700㎡ 규모 생산시설을 2025년 말까지 1만1200㎡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새로운 시설을 활용해 세포유전자치료제 공정 개발, 초기 임상 및 후기 임상 개발, 상업화 단계까지 일체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세포유전자치료제 신약개발에 도전하는 기업들로부터 더 많은 일감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메디포스트도 카티스템의 미국 임상 및 상업화 물량을 옴니아바이오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또 미숙아 기관지폐이형성증 치료제 ‘뉴모스템’을 비롯한 차기 줄기세포치료제도 옴니아바이오에 맡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뉴모스템은 미국에서 임상1/2상을 마친 상태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 카티스템 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올해 초 일본에서 임상3상 첫 환자 투약이 시작됐다. 국내에서는 현대바이오랜드와 협력해 카티스템의 발목 연골손상 치료효과를 평가하는 임상3상에서 긍정적 데이터를 확보했다. 카티스템 시장이 지속해서 넓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다만 이런 신약개발과 CDMO사업 성과가 재무적으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포스트는 연구개발비와 CDMO 투자비용 등의 영향으로 지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75억 원에 영업손실 44억 원을 냈다.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 26일 오후 1시30분 기준 메디포스트 주가는 전날보다 29.63% 급락한 9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메디포스트는 전날 1199억9999만9720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1321만5859주를 신규 발행하는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0.53672299주, 배정기준일은 9월4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11월2일이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