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메타와 오픈소스 인공지능 공개, 나델라가 머스크에 한발 앞서가

▲ 마이크로소프트(MS)가 메타의 인공지능 서비스 '라마2'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공지능(AI) 기업 'xAI'를 통해 하겠다던 '개방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마이크로소프트가 먼저 실행한 셈이다.  사진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마이크로소프트(MS)가 메타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언어생성 모델인 ‘라마2’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인공지능(AI) 기업 'xAI'를 출범시키며 “개방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선포한 지 6일 만의 일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인공지능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가 일론 머스크를 앞서 나가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Azure)를 통해 메타가 개발한 인공지능 언어생성 모델 ‘라마2’를 오픈소스로 배포했다. 

다운로드해서 쓰면 이용료가 필요 없지만 애저 클라우드에서 이용하려면 애저 이용료인 월 30달러를 마이크로소프트에 지불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미 애저를 통해 인공지능 모델인 챗GPT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라마2 지원을 시작했다는 점에 의문을 던졌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학습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컴퓨팅 자원이 필요한데, 이미 챗GPT를 지원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추가로 운영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라마2가 챗GPT와는 달리 개발 정보를 모두 공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챗GPT가 유료화에 돌입한 이후 인공지능 학습 방법과 정보량 크기 등을 비공개로 돌리고 특정 기능에는 사용자가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등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과 비교된다는 지적이다. 

라마2는 소프트웨어 학습에 몇 개의 매개변수(파라미터)를 사용했는지부터 어떤 반도체를 사용했는지 및 개발에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CO₂)를 배출했는지까지 전부 공개하고 있다. 

외부 개발자들은 오픈소스인 라마2 개발 정보를 분석해서 다른 인공지능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다. 오픈소스는 개발자들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된 소프트웨어 개발 코드를 뜻한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라마2를 활용해 인공지능 사업을 더욱 확장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MS 메타와 오픈소스 인공지능 공개, 나델라가 머스크에 한발 앞서가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챗GPT의 폐쇄성에 맞서는 성격의 인공지능 서비스 'xAI'를 내놓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의 발표 뒤 일주일만에 마이크로소프트가 메타와 함께 개방적인 인공지능 서비스인 '라마2'를 선보이면서 테슬라를 견제하는 모양새가 됐다. 사진은 음성 채팅 서비스인 트위터 스페이스를 통해 xAI 설명이 진행되는 모습.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인공지능 서비스 ‘xAI’를 발표한 테슬라를 견제하는 성격이라는 시각도 제시된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챗GPT의 폐쇄성을 지적하며 개방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마이크로소프트가 선제적으로 개방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챗GPT가 학습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잘못되거나 편향된 결과값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인류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주장해왔다. 

일론 머스크는 자신이 설립한 인공지능 기술 법인 ‘xAI’를 통해 챗GPT와는 달리 안전하고 개방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포천에 따르면 그는 7월12일 xAI를 발표하며 “인공지능 서비스를 가장 안전하게 구축하는 방법은 호기심을 극대화 하는 것”이라고 말해 개방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할 것을 암시했다. 

일론 머스크가 개방적인 인공지능 서비스를 발표한지 일주일 만에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가 일론 머스크의 비판 내용을 보완하는 성격의 서비스를 먼저 내놓은 셈이다. 

이를 두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챗GPT에 더해 라마2까지 모두 확보하면서 인공지능 기술에 잠재력을 가진 테슬라를 견제해 시장 주도권을 쥔다는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서비스 운영에 들어가는 막대한 양의 전력 수요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2028년부터 핵융합 기술기업 '헬리온에너지'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공급받기로 계약을 맺기도 했다.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경쟁사의 신제품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잠재적 에너지 문제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인공지능 사업에 전방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메타가 개발한 라마2가 발표된 직후에 오히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5%나 올랐다는 점을 짚으며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경쟁에서 앞서 나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