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이오닉5 N 전기차에 람보르기니 감성 심다, 고성능 전기차의 기준

▲ 현대차가 아이오닉5 N으로 전기차 시대 고성능 전기차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며 전기차 톱 브랜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사진은 아이오닉5 N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가 브랜드 최초의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을 공개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에 내연기관차에서부터 쌓은 기술력과 전기차 최신 기술을 모두 쏟아부어 슈퍼카에 버금가는 성능을 구현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고성능 전기차에 내연기관차 특성을 살려 우렁찬 엔진소리가 사라진 전기차 시대에 고성능 전기차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함으로써 전기차 톱 브랜드에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있다.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은 13일(현지시각) 영국 웨스트 서식스에서 열린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굿우드 페스티벌)'에서 아이오닉5 N을 전 세계에 최초로 공개했다.

1993년부터 개최된 굿우드 페스티벌은 일반적 자동차 행사와 달리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거나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가 실제로 달리는 모습을 관람할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모터쇼'로도 불린다.

아이오닉5 N은 굿우드 페스티벌의 메인 이벤트 힐클라임 코스(9개 코너, 1.89km) 주행에 참가해 수백 대의 차량들과 힐클라임 코스를 오가며 주행성능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수많은 모터스포츠 경기에 참가하며 쌓은 경험과 내연기관 N 고성능 차량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차량용 서스펜션, 브레이킹 시스템 등을 개발해 왔다. 또 전용 전기차를 통해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열관리, 회생제동 등 전동화 기술을 발전시켰다.

현대차는 이런 모든 기술을 아이오닉5 N에 쏟아붇어 기존 국산 고성능 전기차의 수준을 한 단계 뛰어넘는 성능을 확보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전기차에 람보르기니 감성 심다, 고성능 전기차의 기준

▲ 아이오닉5 N 정측면. <현대차>

지난해 10월 등장한 기아 EV6 GT는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출력 430kW(585 마력), 최대토크 740Nm(뉴턴미터)의 성능으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5초 만에 가속하며 '한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빠른차'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1년이 채 안돼 현대차가 내놓는 아이오닉5 N은 EV6 GT가 세운 기록들을 모든 면에서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5 N은 고성능 4륜구동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 출력 478kW(650마력), 최대 토크 770Nm의 성능을 낸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에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3.4초에 그친다. 

부스트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448kW(609마력)의 최고 출력과 740N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일반적으로 스포츠카와 슈퍼카를 가르는 기준이 600마력, 3초 중반대 제로백임을 고려하면 아이오닉5 N은 슈퍼카에 버금가는 성능을 갖춘 셈이다.

10기통 5.2 가솔린 엔진을 품은 슈퍼카 람보르기니 우라칸이 최고출력 630마력(ps)에 모델에 따라 제로백 2.9~3.4초의 성능을 낸다. 판매 가격은 3억4천만 원을 넘어선다.

아직 아이오닉5 N의 판매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EV6 GT 가격(7200만 원)을 고려할 때 약 8천만 원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4분의 1 가격으로 슈퍼카의 성능을 느껴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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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오닉5 N 전면부. <비즈니스포스트>

아이오닉5 N은 내연기관 시대 슈퍼카 감성도 갖췄다.

내연기관 시대에 고성능 스포츠카와 슈퍼카 브랜드들은 고객들이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만한 원천 기술을 엔진과 변속기를 중심으로 쌓아왔다. 

하지만 복잡한 엔진 대신 모터로 바퀴를 돌려 배기음과 진동이 사라진 전기차 시대에 고성능 감성을 구현하는 것은 큰 고민거리로 여겨져 왔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전기차 시대에도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개발한 첫 고성능 전기차 롤링랩(움직이는 연구소) RN22e를 공개하며 운전의 재미를 위한 연구개발 성과가 현실화 되는 시점이 아이오닉5 N을 출시할 때가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실제 아이오닉5 N은 RN22e로 거둔 여러 기술적 성과를 담고 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5 N에 기능통합형 액슬(IDA)를 앞바퀴와 뒷바퀴에 모두 적용해 차량 핸들링 성능을 높였고 좌우 바퀴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제어하는 전자식 차동 제한장치(e-LSD)를 통해 코너를 예리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앞∙뒷바퀴에 최적의 구동력을 배분해 드리프트 주행을 돕는 'N 드리프트 옵티마이저', 앞∙뒷바퀴 구동력을 운전자가 직접 분배할 수 있는 'N 토크 디스트리뷰션' 등이 탑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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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오닉5 N 측면부. <비즈니스포스트>

무엇보다 눈에 가장 쉽게 띄는 특징은 내연기관 N 브랜드 감성을 느낄수 있는 가상의 기능이 추가된 점이다.

아이오닉 5 N에는 내연기관 모터스포츠 차량에서 영감을 받은 가상 변속 시스템 'N e-쉬프트'와 가상 사운드 시스템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가 탑재됐다.

N e-쉬프트는 모터 제어를 통해 고성능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변속 충격과 변속감을 느낄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이 기능은 주행감각뿐 아니라 실제로 가상의 RPM(분당회전수)과 기어단을 계기판에 나타내며 직관적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기존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에 적용됐던 가상 시스템을 한 차원 발전시킨 기능이다. 고성능 전기차에 최적화된 가상 사운드를 만들어내 RPM, 속도, 토크 등의 주행정보를 바탕으로 내부 8개, 외부 2개 등 모두 10개의 스피커로 가상의 사운드를 뿜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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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오닉5 N 후측면.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는 굿우드 페스티벌에 앞서 12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아이오닉5 N 실차공개 행사를 열었다.

아이오닉5 N은 성능 향상을 위한 사양들을 탑재하고 스포티한 느낌을 강조함으로써 기존 아이오닉5와 비교해 역동적이고 공격적 모습으로 디자인을 차별화 했다.

아이오닉 5 N의 전면부는 냉각 성능을 높이는 N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과 공력성능을 강화하는 하단부 에어커튼 및 하단 양쪽 에어 플랩이 적용됐다. 검은 색상의 N 전용 범퍼 커버와 차체 하단에 그은 오랜지 띠는 고성능 차량의 안정적 자세를 구현한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전기차에 람보르기니 감성 심다, 고성능 전기차의 기준

▲ 아이오닉5 N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 아이오닉5 N 전기차에 람보르기니 감성 심다, 고성능 전기차의 기준

▲ 아이오닉5 N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옆에서 보면 아이오닉5보다 20mm 낮아진 차높이와 범퍼부터 사이드실까지 이어지는 오렌지 스트립이 어우러져 낮은 자세로 달려나갈 듯한 인상을 풍긴다.

앞바퀴와 뒷바퀴에는 각각 400mm, 360mm 직경의 대구경 브레이크가 적용돼 고성능에 걸맞는 제동 성능을 확보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전기차에 람보르기니 감성 심다, 고성능 전기차의 기준

▲ 아이오닉5 N 앞바퀴(왼쪽)와 뒷바퀴. <비즈니스포스트>

후면부 차지붕 끝의 리어 스포일러는 아이오닉5보다 약 100mm나 길어져 주행 안전성을 높이고 그 정중앙에 자리잡은 N 전용 삼각형 보조 제동등이 N 브랜드 감성을 강조한다.

실내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 포지션이 기본모델보다 크게 낮아 밖에서 본 낮은 차체가 몸으로 느껴진다.

주행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새롭게 디자인된 N 전용 스티어링 휠에는 N 브랜드 로고가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 중앙 양쪽 아래에는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주행 모드를 각각 설정할 수 있는 2개의 N 버튼이 탑재됐고 중앙 오른쪽 위에는 10초 동안 출력을 증가시키는 N그린부스트(NGB) 버튼이 배치됐다.

현대차의 첫 고성능 전기차가 등장한다는 소식에 글로벌 고객들은 아이오닉5 N을 향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전기차에 람보르기니 감성 심다, 고성능 전기차의 기준

▲ 아이오닉5 N 티저 에피소드 3 동영상 캡처. <유튜브채널 현대 N 월드와이드>

현대차는 N 브랜드 유튜브 채널에 지난 3월 말부터 지난달 23일까지 3차례에 걸쳐 아이오닉5 N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3가지 티저 영상의 평균 조회수는 13일 현재 190만 회에 육박한다.

영상을 본 유튜브 이용자들은 "내연기관차 감성에 초점을 맞춘 전기차라니 정말 놀랍다. 이 차는 고성능 전기차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고 이 차가 만든 사운드는 신이 내린 수준이다"(이용자명 kakuja2977), "이 차는 이미 포르쉐 타이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이용자명 revelare_xvii6269), "현대차는 운전의 느낌과 경험이 속도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이해하는 전기차를 만들고 있다"(이용자명 6cmh3)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고성능 브랜드 N은 현대차 기술력의 중심으로 현대차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N 브랜드의 기술력과 모터스포츠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5 N은 과거로부터 내려오는 현대차의 유산을 계승하며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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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오닉5 N 후면부. <현대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