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블랙록 “미국 인플레이션, 앞으로 수년간 연준 목표치 웃돈다”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사진은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가 50번지에 위치한 블랙록 사무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블랙록은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에 투자 비중을 확대하며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을 실었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록은 미국 인플레이션율이 연방준비제도(Fed)가 목표한 2%보다 높은 수준을 오랜 기간에 걸쳐 이어갈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블랙록 전략가인 장 보이뱅은 “미국은 한동안 인플레이션과 함께 지낼 것”이라며 “향후 몇 년 동안 연준의 목표치보다 높은 물가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블룸버그를 통해 말했다. 

블룸버그는 금융시장에서 대체로 인플레이션 완화를 예상한 3월에도 블랙록은 오히려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 비중을 전략적으로 늘렸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은 물가지수에 연동해 채권 원금과 이자지급액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채권 실질가치를 보존하는 상품이다. 

블랙록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 비중을 늘리면 미국 인플레이션이 높은 수준으로 이어질수록 유리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블랙록은 인플레이션이 한동안 꺾이지 않을 것이라 판단한 근거로 미국 경제의 구조적 요인을 지목했다. 

특히 블랙록은 현지시각으로 12일 미국 노동통계국이 발표하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미국 경제의 중장기 물가상승 추세를 증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3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월보다는 0.9%포인트 하락한 5.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5.6%로 오히려 2월보다 0.1%포인트 증가할 것이라는 자체 예측을 내놓았다.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소비자요인과 기후요인 등을 제외하고 기초적인 경제 여건을 나타내는 지수로 평가받는다. 

블랙록은 미국 연준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하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계속해서 시도하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노력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보이뱅 전략가는 블룸버그를 통해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경기침체를 일으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따르지 않는다면 물가상승을 잡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