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1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올해 최악의 어닝시즌이 찾아오고 있다는 전망에도 코스피지수는 2500선을 돌파하는 등 오히려 견조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침체와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도 반도체 업황 개선, 미국 금리인상 정책종료에 대한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쳤다. 
 
'역대급 어닝 쇼크'에도 증시 훈풍, 실적 바닥 기대감 4월에도 이어질까

▲ 증시는 경기침체와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에도 반도체 업황 개선, 미국 금리인상 정책 종료에 대한 기대감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일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1분기 상장기업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는 36조1천억 원(코스피 34조 원·코스닥 2조1천억 원)으로 추정된다. 코스피 상장기업은 지난해 대비 50%, 코스닥기업은 지난해 대비 59%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국내증시는 실적부진에도 예상외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67포인트 오른 2512.08에 장을 마감했다. 

좀처럼 2500선을 넘기지 못하고 박스권에서 오고가던 코스피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8개월 만에 2500선을 돌파했다. 

부진한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앞서 반영된 만큼 투자자들은 부진한 1분기 실적을 저점통과에 대한 신호로 받아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업종이 강세를 나타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삼성전자가 14년 만에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밑도는 최악의 어닝쇼크를 기록했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여지면서 주가가 상승흐름을 탔다. 

올해 초에도 2022년 실적부진이 삼성전자의 ‘사실상 감산’을 불러올 것으로 해석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반등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감산을 공식화하면서 주가가 오름세에 접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도 감산에 동참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안정화될 것이란 기대감에 반도체 업종을 향한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종목 규모별로 살펴보면 4월에는 코스피지수가 코스닥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분기 실적 시즌을 지나면서 실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됐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시즌을 맞아 한국기업 실적의 하향 조정은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3월까지 나타났던 코스닥의 상대적인 강세는 일부 완화되고 코스피가 좀 더 강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자가 국내증시에 돌아올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외국인수급 영향을 비교적 크게 받는 코스피지수의 상대적 강세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는 3월 실리콘밸리(SVB) 파산사태 이후 국내증시에서 순매도 기조로 돌아선 바 있다. 이후 은행권 불안이 진정되고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국인투자자는 당분간 국내증시에서 순매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IT 업종에 주목해야할 것이란 조언이 나온다. 

염 연구원은 “커뮤니케이션과 IT업종은 과거 평균적인 외국인 수급과 비교했을 때 가장 비중이 적은 상태다”며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을 감안해 외국인 수급이 상대적으로 비어있는 업종을 순매수하는 전략이다”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 주식시장은 변동성을 미리 겪은 상황에서 경기침체 진입 전까지 비교적 양호할 수 있다”며 “한국 주식시장 대응 방식은 중국 수요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소재 등 경기 민감주와 IT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