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민연금 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면 출산율이나 경제전망이 밝아도 2056년에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기금을 운용해 투자수익률을 현재보다 1%포인트 높이면 고갈시점을 2060년으로 4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민연금 이대로면 2056년 고갈, 수익률 1%p 오르면 2060년에 바닥

▲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가 3월31일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재정추계위)는 31일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연금법상 정부는 5년마다 전문가로 구성된 재정추계위를 구성해 향후 70년 동안의 국민연금 재정수지를 추계해야 한다.

재정추계위는 현행 보험료율(월 소득의 9%)과 급여의 소득대체율(2028년까지 40%로 하향)이 유지된다는 전제로 출산율·경제성장률·기금투자 수익률 전망치 등의 변수를 반영한다. 출산율과 경제성장률이 높을수록 보험료 등 기금 수입이 늘고 재정이 탄탄해진다.

재정추계위의 분석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이 올해 0.88명에서 점차 올라 2050년 이후 1.40명에 이르더라도 기금 소진 시점은 2056년으로 1년 늘어나는데 그쳤다. 앞서 재정추계위는 1월 국민연금이 현행 제도대로 유지된다면 2041년부터 수지 적자가 발생해 2055년 기금이 바닥난다는 재정추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올해부터 출산율이 높아지더라도 출생한 사람이 국민연금 가입자가 되기까지는 최소 20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30여 년 뒤로 전망되는 국민연금 기금 소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변수가 낙관 전망일 때도 보험료 부과대상의 총 소득액이 증가하지만 기금소진연도는 2055년에서 2056년으로 1년만 늦춰졌다. 다만 부과방식 비용률은 2093년 기준 29.7%에서 27.4%로 낮아진다.

기금투자 수익률은 평균 연 4.5%를 기본 가정으로 0.5%포인트 높은 5%가 되면 기금소진이 2027년으로 2년 늦춰진다. 기본가정보다 1%포인트 높은 연 5.5%의 수익률에서는 기금소진 시점이 2060년으로 5년 늘어났다.

수익률 가정을 0.5%포인트 낮춘 4%일 때는 2054년에 기금이 소진돼 기금소진 시점이 1년 빨라지는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국민연금의 누적 연 환산 투자수익률은 5.11%다.

전병목 재정추계전문위원장은 "출산율 제고에 의한 인구구조 개선 및 경제상황 개선이 장기적 재정안정화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으며 기금의 역할 강화 역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이번 제5차 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10월까지 연금개혁 초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는 8월 공청회를 열고 재정예산위원회에서 산출된 보험료율(내는 돈)과 소득대체율(받는 돈) 변경안도 내놓는다는 방침을 정했다. 올해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 소득대체율은 42.5%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