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그룹에 '1996년생' 사내이사 탄생, 진양곤 회장 딸 진인혜는 누구

진양곤 HLB 회장의 딸 진인혜 베리스모테라퓨틱스 과장이 신규 계열사 피에스엠씨(HLB이노베이션)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삼일회계법인의 '2022년 이사회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304개 이사회의 평균 연령은 58.4세였다. 사내이사로만 한정하면 평균 연령은 57.6세로 나타났다. 

그런데 HLB(에이치엘비)그룹에 이보다 훨씬 젊은 '1996년생' 사내이사가 등장했다. 그는 다름아닌 진양곤 HLB 회장의 차녀 진인혜 베리스모테라퓨틱스 과장이다.
 
27일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피에스엠씨는 3월13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진양곤 회장과 진인혜 과장을 포함한 4명을 사내이사로 올리는 안건을 상정한다. 

피에스엠씨는 반도체 리드프레임 제조기업으로 현재 코스닥에 상장돼 있다. 최근 HLB그룹에 인수됐고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HLB이노베이션으로 이름을 바꾸게 된다. 

HLB이노베이션 이사로 합류하는 진인혜 과장은 진양곤 회장의 두 딸 중 차녀다. 언니는 진유림(1994년생)씨다. 

진유림씨와 진인혜 과장 어느 쪽이든 진양곤 회장의 자식이 HLB그룹 상장기업 이사회에 합류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2021년 10월 진양곤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기업 에포케의 사내이사에 올랐다. 에포케에서 신사업 검토 및 인큐베이팅 업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20대인 진인혜 과장이 신규 계열사의 이사회 멤버로 낙점됐다는 것은 투자 분야에 집중된 역량과 경력이 높이 평가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에서 마케팅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싱가포르 투자회사 ACA인베스트먼트, ID캐피탈 등에서 일했다.

본격적으로 HLB그룹에 참여한 건 2021년부터다. HLB그룹 투자회사 HLB인베스트먼트에 들어가 리서치 업무를 하다 HLB 계열사 베리스모테라퓨틱스로 자리를 옮겨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근무해왔다.

HLB이노베이션에서도 사내이사로서 이전과 비슷한 직무를 이어간다. HLB이노베이션은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세포치료제(CAR-T) 개발을 자금 투자 등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진인혜 과장이 중간다리로서 두 회사를 연결할 것으로 보인다.

HLB 관계자는 "진인혜 과장은 HLB인베스트먼트에서 리서치를 하다가 베리스모에서 해당 업무를 맡고 있다"며 "이사 참여 후에도 베리스모 CAR-T 개발 관련 업무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진인혜 과장의 이사회 참여는 본격적인 경영수업의 일환으로도 해석된다. 

HLB그룹은 진양곤 회장의 인수합병 전략에 힘입어 해마다 다르게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최근 백신 유통기업 HLB테라퓨틱스(옛 지트리비앤티)와 체외진단의료기기업체 HLB 헬스케어사업부(옛 에프에이), HLB생명과학 메디케어사업부(옛 에임), 피에스엠씨 등을 차례대로 사들여 계열사에 포함시켰다.
 
HLB그룹에 '1996년생' 사내이사 탄생, 진양곤 회장 딸 진인혜는 누구

진양곤 HLB 회장의 딸 진인혜 베리스모테라퓨틱스 과장.


이런 기업들은 모두 신약개발 생태계 'HLB 바이오 에코시스템(HBS)'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각 기업이 개발하는 후보물질이 어떤 분야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신약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어떤 사업이 전개되고 있는지를 소상히 파악해야 그룹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

진양곤 회장이 '오너 2세'로 하여금 일찌감치 경험을 쌓아 사업환경 변화에 적응하게끔 경영 일선에 내보냈으리라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HLB그룹의 승계 구도를 거론하기는 여전히 이른 시점이다. 진양곤 회장이 HLB그룹을 지배하는 가운데 진인혜 과장이 보유한 지분은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현재 진인혜 과장은 HLB 지분 0.01%, HLB제약 지분 0.34% 등을 갖고 있다. 언니 진유림씨와 지분 차이는 거의 없다.

HLB 측도 이번 인사가 경영수업과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HLB 관계자는 "HLB이노베이션이 베리스모테라퓨틱스의 바이오사업과 긴밀히 연계되는 만큼 베리스모의 브라이언 킴 대표, 이병걸 COO와 함께 진인혜 과장도 HLB이노베이션에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