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증시를 떠났던 자금이 올해 들어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

1월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투자자는 2월에도 순매수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1월 주식을 크게 던졌던 개인투자자도 2월 들어서는 순매수 흐름을 보이고 있다.
 
언제나 전성기를 지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ETF(상장지수펀드)시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 코스피 회복과 커지는 IPO 기대감, 증시 바닥론 힘 얻나

8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25거래일 동안 2236.40에서 2451.71로 9.63%(215.31포인트) 올랐다.
 
[RE머니무브] 힘얻는 증시 단기 바닥론, 전성기 ETF시장 우상향 계속된다

▲ 올해 들어 코스피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증권사들이 모여 있는 여의도 전경.


같은 기간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은 1767조 원에서 1939조 원으로 173조 원(9.78%) 가량 늘었다. 올해 들어 그만큼의 자금이 코스피시장에 유입됐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의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2월 안에 코스피가 시총 2천조 원을 회복할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6월10일 시총 2천조 원이 무너진 뒤 반년 넘도록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코스피 상승은 외국인이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7조5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1월 6조48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2월 미국의 단단한 고용환경에 따른 강달러 흐름 속에서도 1조 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1월 순매도로 차익실현에 나섰던 개인투자자도 2월 들어 순매수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자는 2월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전날까지 38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는 1월 코스피시장에서 5조6천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업공개(IPO)시장도 조금씩 살아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장한 종목 가운데 미래반도체, 오브젠, 삼기이브이, 스튜디오미르 등 4개 종목이 상장 첫 날 장중 ‘따상’(공모가 2배에서 장을 시작한 뒤 상한가까지 오르는 것)에 성공했다.

현재 상장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오아시스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기업공개시장 분위기는 더욱 빠르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는 식품 온라인 유통플랫폼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으로 이날까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오랜 만에 상장하는 조 단위 대어급인 만큼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는 향후 기업공개 시장 분위기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리포트에서 “오아시스는 국내 신선식품 새벽배송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기업”이라며 “최근 국내 새벽배송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90% 이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오아시스 역시 향후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 증시 상승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이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글로벌 주요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몰렸던 자금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전제를 달고 있지만 경기가 저점을 지났다는 전망과 함께 증시 바닥론이 나오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6일 리포트에서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 정책과 통화 긴축 불확실성 해소로 증시에 긍정적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며 2023년 코스피 전망을 기존 2000~2650포인트에서 2200~2800포인트로 높여 잡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말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연말을 지나며 세계경제에 대한 비관론 일색에서 조금씩 낙관론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최근 국내 지표도 조금씩 상대적으로 나아지는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 ETF시장은 2023년 더 빠르게 성장 중, 언제나 지금이 전성기

국내 ETF시장은 올해 들어 지난해보다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ETF시장 순자산총액(AUM)은 6일 기준 88조2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8조5116억 원)과 비교해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12%(9조7천억 원) 늘었다.

ETF시장은 지난해 부진한 증시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갔지만 1년 동안 순자산총액은 73조9675억 원에서 78조5116억 원으로 6.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위험자산을 향한 선호가 높아지는 리머니무브 현상에 따라 더욱 빠르게 시장이 커진 셈이다.

ETF는 주식과 비교해 위험은 낮지만 원하는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식처럼 편한 환급성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큰 인기를 끈 금리형 채권형 상품은 이런 ETF의 속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금리형 채권형 ETF는 고금리시대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는 안정적 ‘파킹통장’으로 여겨지며 지난해 순자산총액이 크게 늘었다.

2차전지 관련 ETF 등 지난해 쏟아진 테마상품도 마찬가지다. 2차전지 등 관련 테마에 엮인 여러 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아 변동성을 줄이는 만큼 개별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그렇다고 ETF시장이 안정성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지수 움직임의 배수를 따르는 레버리지상품은 개별 주식 종목 못지않은 변동성을 보여 준다.

이처럼 ETF시장은 안정적 투자자는 물론 공격적 투자자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며 금융소비자를 지속해서 유혹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자산운용사들의 상품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점도 ETF시장의 성장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로 꼽힌다.

ETF시장은 무엇보다 새로운 상품을 통한 선점 효과가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 자산운용사는 올해 들어 전날까지 모두 10개의 ETF 상품을 새로 상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개보다 67%(4개) 늘었다.

7일 기준 국내 ETF시장에서는 670여 개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한 해 동안 증시에 새로 상장된 ETF상품 수는 2019년 44개, 2020년 45개, 2021년 90개, 2022년 139개 등으로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국내 ETF시장은 현재 80조 원 규모에서 앞으로 5년 안에 200조 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라며 “올해 역시 자산운용사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단단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정점을 향해가면서 시장자금 흐름이 다시 바뀔 태세다. 시장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예적금에 돈이 몰렸던 '역머니무브'가 꺾이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통화긴축 기조에 따라 찬바람이 불었던 금융투자시장에도 봄 기운이 스며들지 관심이 높다. 주식과 채권시장의 동반 강세는 이러한 변화를 엿보게 하는 전조로 받아들여 진다. 경기침체기 기업 인수합병과 몸값이 낮아진 유망 벤처기업 흡수 등 기회를 노리는 PE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는 계묘년 상반기 돈의 흐름을 짚어보는 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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