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트위터 ‘디폴트’ 가능성도 거론, 테슬라 주가로 여파 확산

▲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의 인수 뒤 실적 및 재무구조 악화로 파산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인수된 뒤 광고 매출 급감과 재무구조 악화로 대출이자를 갚지 못하는 ‘디폴트’ 상태에 놓일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일론 머스크가 개인 자금을 트위터에 더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도해야만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는 20일 조사기관의 분석을 인용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주요 광고주들의 이탈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트위터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사기관 패스매틱스에 따르면 트위터 광고 매출에서 상위 30위를 차지하던 기업 가운데 14곳이 머스크의 인수 직후 광고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30개 기업의 전체 광고 집행비용은 4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위터의 2022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3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추세는 202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위터는 광고주 이탈을 막기 위해 무료광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치광고를 새로 허용하는 등 다양한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코카콜라와 네슬레, 켈로그와 HBO 등 다수의 소비자 대상 기업은 브랜드 이미지 악화를 우려해 트위터에 광고를 지속하는 데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트위터가 급격한 매출 및 순이익 감소에 따라 금융기관에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일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위터는 현재 125억 달러(약 15조4천억 원)에 이르는 대출을 떠안고 있다. 1월 말까지 지불해야 하는 이자 규모만 3억 달러(약 3700억 원) 수준으로 분석된다.

머스크가 440억 달러를 들여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자금을 모건스탠리 등 투자기관에서 조달한 만큼 이자 부담도 클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트위터가 결국 이자를 지불하지 못해 디폴트 및 파산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머스크가 이런 상황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머스크는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경영자들과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는 사례가 많다”며 그의 대응이 예측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모건스탠리 등 투자기관이 트위터에서 이자를 받지 못 한다면 머스크와 다른 방식의 계약을 체결하려 할 수 있다는 전망도 거론된다.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하는 대출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등 방식으로 리스크를 낮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머스크가 자신의 개인 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테슬라 주식을 추가로 매도해 트위터에 직접 자금을 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 트위터 ‘디폴트’ 가능성도 거론, 테슬라 주가로 여파 확산

▲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트위터 본사.

이미 머스크는 지난해 12월 36억 달러에 이르는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다. 그가 트위터 인수를 추진하기 시작한 뒤로 매각한 테슬라 주식 규모는 150억 달러를 넘는다.

현재 그에게 남은 테슬라 지분은 약 94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데 이를 일부 매도한다면 테슬라 주가가 더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가 자신의 지분을 매각할 때마다 큰 폭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나타내 왔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포기하고 테슬라와 스페이스X 등 다른 회사 경영에 더 집중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트위터를 파산 상태에 빠뜨리고 손을 뗄 수 있다는 의미다.

머스크 역시 이런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임직원들 앞에서 “트위터가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하지 않는다면 파산에 빠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트위터 운영비 절감에 힘쓰는 이유도 실적 및 재무구조 악화에 있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자마자 전체 임직원의 절반 이상을 해고했으며 데이터서버 운영 감축, 직원 복지 축소, 사무실 임대료와 청소 용역비 지급 중단 등 조치를 내놓았다.

이는 머스크의 경영 능력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져 테슬라 주가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트위터의 경영 악화 여파가 테슬라로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19일 종가 기준으로 테슬라 주가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절차를 시작한 지난해 4월 대비 약 61%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증시 S&P500 지수 하락폭은 11% 안팎에 그친다.

트위터의 광고매출이 단기간에 크게 반등하는 등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더 악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머스크가 이번 사태에 어떤 충동적 대응책을 내놓을 지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가장 큰 타격은 결국 머스크 본인으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