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2022년 글로벌 반도체 주식이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투자자들로서는 현재 시점이 자주 찾아오지 않는 반도체 주식 매수 기회인지를 판단해야 할 기로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주식 2008년 이후 최대 하락폭, 블룸버그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

▲ 블룸버그는 4일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현재 역사적으로도 낮은 수준에 있다고 보도했다. < Edelweiss - stock.adobe.com >


블룸버그는 4일 “2022년 반도체 주식은 큰 타격을 입었고 마지막 몇 달 동안의 반등이 아니었으면 역사상 가장 큰 하락으로 기록됐을 것”이라며 “반도체 부문의 향후 수익 기대가 크게 줄었다고 해서 현재 반도체 주식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지수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022년 약 36% 하락해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최근 몇 주 동안 28% 상승했는데 이와 같은 반등이 아니었다면 48%까지 하락했을 수도 있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주간 데이터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18.2배까지 떨어졌다.
 
지난 20년 동안 약 63%의 기간에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PER이 22배 이상이었고 19배 이하였던 기간은 20%에도 못 미친다. 반도체지수의 지난 20년 평균 PER은 23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국내 반도체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2022년 한 해 각각 29.37%, 42.74% 하락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세계 경제 둔화, 금리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글로벌 문제와 이에 따른 반도체 재고 급증 때문이다.

현재 반도체 재고는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게다가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 제재로 인공지능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등의 중국 수출이 제한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졌다.

하지만 이런 악재와 별개로 전체 산업에서 반도체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의회는 자국의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 7월 미국 현지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시설투자액의 25%를 세액공제해주는 반도체 지원법을 통과시켰다.

펫 겔싱어 인텔 CEO(최고경영자)는 “향후 50년은 석유가 어디에 매장돼 있느냐보다 반도체 공장이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 지금이 반도체 주식을 저렴하게 매수할 기회인지 혹은 지금과 같은 큰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지 판단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는 “오직 역사만이 전쟁, 지정학적 긴장의 고조, 차세대 기술의 폭발로 점철된 현재가 특별한 시대인지, 아니면 기술 진보가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과정의 일부에 불과한 것인지 알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