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CEO 웨이저자 블룸버그 '올해의 인물', 세계 반도체 영향력 주목

▲ 웨이저자 TSMC CEO가 블룸버그의 '올해의 인물' 50인에 선정됐다. 블룸버그는 그가 TSMC의 고객 다변화와 미국 투자를 주도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블룸버그가 전 세계에서 선정한 ‘올해의 인물’ 50명 가운데 대만 반도체기업 TSMC의 웨이저자 최고경영자(CEO)가 이름을 올렸다.

블룸버그는 웨이저자 CEO가 TSMC의 고객사 기반을 애플 이외 반도체기업과 테슬라 등으로 다변화하고 미국에 대규모 반도체공장 투자를 주도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지시각으로 14일 블룸버그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전 세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 50명을 발표했다.

블룸버그의 자체 평가 기준을 통해 선정된 인물 가운데는 기업 경영자뿐 아니라 여러 국가의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인, 톰 크루즈와 같은 유명 연예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

동아시아 국가에서 올해의 인물에 선정된 경영자는 쇼우지츄 틱톡 CEO와 웨이저자 TSMC CEO 단 2명에 그친다.

블룸버그는 웨이저자 CEO가 반도체 파운드리기업 TSMC의 고객사 기반을 애플 이외로 다변화하는 데 좋은 성과를 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TSMC가 파운드리시장에서 압도적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AMD나 테슬라 등 신규 고객사를 확보해 애플에 의존을 낮추는 데 그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TSMC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정책에 맞춰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평가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 등 지역으로 TSMC의 생산 거점 다변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중국과 관련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피해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앞으로 TSMC가 대만에 생산을 크게 의존하고 있어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점을 웨이저자 CEO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과제로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웨이저자 CEO는 2013년부터 TSMC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전문경영인이다. 류더인 TSMC 회장과 2018년까지 회사를 공동으로 경영하다 현재는 단독으로 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그는 미국 예일대학교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8년부터 TSMC에서 개발 분야 전문가로 일했다. 이후 사업개발담당,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하며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았다.

장중머우 TSMC 창업주가 경영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에 회사를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웨이저자 CEO가 능력을 인정받아 장기간 경영을 책임지게 된 것이다.

TSMC는 웨이저자 CEO가 경영을 맡은 뒤 세계 파운드리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지켜내며 미세공정 기술 측면에서도 리더십을 장기간 유지하는 성과를 냈다.

지금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에 기술 개발 속도가 다소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미국 내 주요 고객사들과 굳건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TSMC의 꾸준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

TSMC가 최근 미국 반도체공장에서 장비 반입식을 열었을 때 애플과 AMD 등 대형 고객사의 CEO가 대거 참석했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해 TSMC의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환영하고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웨이저자 CEO가 블룸버그에서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것은 TSMC가 이처럼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TSMC의 투자는 세계 반도체 공급망이 여러 강대국 사이 세력 다툼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