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실적호조를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17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최소 8개의 글로벌 투자은행과 증권사가 10월 TSMC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TSMC 실적호조에도 목표주가 줄줄이 낮춰

▲ TSMC가 2022년 3분기 기대 이상을 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 HSBC, 모닝스타 등 8개 이상의 글로벌 투자은행과 증권사는 10월 TSMC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13일 TSMC의 목표주가를 445대만달러(약 2만 원)로 기존보다 29% 낮췄고 HSBC는 445대만달러로 36%, 모닝스타는 850대만달러로 14% 하향 조정했다.

펠릭스 리 모닝스타 연구원은 “2023년과 2024년 고성능 컴퓨팅 수요에 대한 보수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TSMC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며 “PC 수요 부진과 함께 중국 고객과의 거래에 대한 미국의 새로운 제한은 2023년 실적 전망을 어둡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도 TSMC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2022년 2분기 5100만 주의 TSMC 주식을 매각했으며 인베스코와 JP모건체이스가 관리하는 펀드들도 TSMC 비중을 축소했다.

미국 정부가 고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재함으로써 TSMC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TSMC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 고객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다만 여기에 엔비디아, AMD 등 TSMC가 미국 회사에 공급하는 인공지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이 금지돼 TSMC가 입을 매출 손실은 10% 이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대만의 마찰도 TSMC의 위험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TSMC는 2022년 3분기 시장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SMC의 주가는 올해 들어 30% 이상 하락했다.

TSMC의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0.3배로 최근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하지만 대만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 TSMC의 주가는 더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펠릭스 리 모닝스타 연구원은 “중국이 세계 2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인 것을 고려하면 지정학적 긴장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에 대한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새로운 충격은 이미 취약한 가전제품 수요로 인해 파괴된 반도체 부문의 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