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하이트진로가 화물기사 파업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골치 아픈 상황에 놓였다.

거리두기의 전면 해제 이후 처음 맞은 여름철 성수기인데 심각한 매출 하락이 예상돼 고민이 커지고 있다. 
 
불타는 여름 성수기 속타는 하이트진로, 화물기사 파업 코로나19 이중고

▲ 하이트진로는 22일 화물연대 소속기사 1200명이 이천공장의 도로를 점거함에 따라 소주 제품 출고를 2일동안 중단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연합뉴스>


22일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23일까지 이틀 동안 이천공장의 제품 출고를 중단하기로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기사 1200명이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의 도로를 점거하고 제품 출고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천공장은 지난해 기준 하이트진로 소주 제품의 40.0%를 생산하는데 이곳을 통해 하루 약 13만 상자의 소주가 출고된다.

계속된 화물기사의 파업으로 제품 출고가 지연되면서 일부 유통채널에는 참이슬, 진로 등 소주 제품의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6월초부터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지난주 60%까지 출고율이 낮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는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기사들은 운송료, 공병운임 등의 인상을 요구하며 6월2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하이트진로의 제품 출고율은 낮아졌는데 파업 초기에는 소주 출고율이 3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후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화물업체를 물색하고 도매상들이 직접 화물차를 구해 제품 운반에 참여하면서 소주 출고율이 평시 수준까지 올라가기도 했으나 이번 사태로 다시 타격을 입게 됐다.

문제는 이번 파업의 당사자가 하이트진로가 아닌 하이트진로의 화물운송 위탁사라는 점이다. 법적으로 하이트진로가 하청업체인 수양물류의 노사문제에는 관여할 수 없다.

파업의 해결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서 주류업계의 성수기인 여름 휴가철을 맞은 하이트진로로서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주류업계에서는 거리두기의 전면 해제 이후 첫 성수기를 맞아 기대감이 커졌다. 하이트진로의 제품 출고가 차질을 빚으면서 경쟁기업인 오비맥주와 롯데칠성음료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볼 가능성이 커졌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의 주류부문은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반사수혜로 호실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의 재유행도 하이트진로의 성수기 주류 판매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22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만8632명으로 일주일마다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확진자가 늘어 외출이 줄어들면 주점 등 유흥채널을 통한 주류 소비도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주점 등의 유흥 채널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전체 주류시장에서 약 70%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영업제한 등으로 인해 30%까지 내려갔다.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임에 따라 올해 여름 예정됐던 축제 등이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하이트진로의 마케팅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경쟁 기업도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기는 마찬가지이지만 하이트진로의 경우 8월부터 지역맥주축제 후원 등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이트진로는 지역축제 후원을 통해서 행사장을 찾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고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이트진로는 8월3일 ‘홍천별빛음악맥주축제’를 시작으로 11일 ‘전주가맥축제’, 26일 ‘송도맥주축제’ 등에 제품 후원과 마케팅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9월에는 2013년부터 후원해 온 '부산센텀맥주축제'도 예정돼 있는데 이 행사들의 개최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지역축제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사례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